광주시, 13일 전일빌딩245 ‘기림의 날’ 행사서 최초 발굴된 지역 피해사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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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 13일 전일빌딩245 ‘기림의 날’ 행사서 최초 발굴된 지역 피해사례 공개
광주지역 위안부 피해자 13명 구술자료·동원경로 등 밝혀
강제 동원 사실을 ‘유언비어’라며 형사처벌한 사례도 확인
2025년 08월 07일(목) 10:55
광주시가 ‘기림의 날’을 맞아 지역 위안부 피해 사례를 발굴해 공개한다.

7일 광주시에 따르면 오는 13일 오후 5시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행사에서 이번에 발굴된 일본군 위안부 지역 피해 사례를 발표한다.

그동안 ‘기림의 날’ 행사가 형식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광주시는 지역성과 역사성을 담은 행사로 개선에 착수했다

실제 지난해 조선대 산학협력단(공공역사연구소)에 의뢰해 광주지역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를 수집한 결과 광주와 연관된 피해자 13명의 구술자료와 동원 경로 등이 발굴됐다.

이번에 발굴된 최복애 할머니는 광주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남광주역에서 기차를 타고 여수를 거쳐 관련 연락선에 몸을 실었다. 일본을 거쳐 그녀가 도착한 곳은 남태평양 머나먼 섬 팔라우에서 고초를 겪었다.

광주 제사공장(실 뽑는 공장)이나 방직공장에서 일하다 중국으로 집단 동원돼 일본군 위안부를 강요당한 사례는 최 할머니 외에도 3명이 더 확인됐다.

광주는 인근 농촌에서 이주해온 여성들이 공장 등을 통해 동원되거나 동원 전 모이는 중간 집결지인 것으로 평가됐다.

강진에서 동원된 김태선(가명) 할머니도 1944년 광주 여인숙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다음날 광주역에서 호남선 기차 화물칸에 올랐다. 그는 동남아시아 미얀마(옛 버마)에서 모진 세월을 겪어야 했다.

이 외에도 1938년부터 1944년 사이에 ‘공출’ 관련 유언비어로 인한 형사처벌 사례 7건도 발굴됐다.

해당 판결문은 ‘일제가 어린 소녀나 과부를 전쟁터로 보낸다’는 소문을 차단하기 위해 되레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명목으로 형사처벌까지 했던 기록으로, 당시 여성들이 느꼈던 공포와 억압적 시대 분위기를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광주시는 지난 4월부터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기림의 날 행사 추진위원회(TF)를 구성하고, 다양한 시민 참여형 기림의 날 행사를 추진한다.

13일 열리는 전일빌딩 행사는 ‘용기와 연대로 되찾은 빛, 평화를 밝히다’를 주제로 진행된다.

이정선 조선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우리가 몰랐던 광주지역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주제로 시민강연을 펼치고 ‘AI로 복원된 소녀들’이라는 주제영상이 상영된다. 광주지역 피해자 4명의 생전 사진을 토대로 한 영상물도 공개된다.

문화공연은 놀이패 ‘신명’의 추모공연과 함께 ‘피해자 13명 이름 부르기’ 퍼포먼스와 관객이 함께하는 추모 참여 프로그램도 열린다.

사전 행사로는 오후 2시 전일빌딩245 중회의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연구회가 주최하는 강연(주제: 일본군 위안부 증언으로 보는 여성 생애사)도 준비됐다.

5개 자치구도 12일 북구를 시작으로, 14일 동구·서구·남구·광산구가 기림의 날을 기념하는 전시, 공연, 인권평화축제 등 개별 행사를 진행한다.

한편 ‘기림의 날’은 1991년 8월 14일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을 기리고자 2018년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현재 정부 등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생존자는 단 6명이며, 광주 등록자였던 곽예남 할머니는 지난 2019년 3월 별세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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