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의 향기] 새해, 희망을 찾습니다 - 박용수 수필가·동신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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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의 향기] 새해, 희망을 찾습니다 - 박용수 수필가·동신여고 교사
2026년 01월 05일(월) 00:20
새해입니다. 새해는 더 맑은 꿈, 더 고운 희망을 품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입사 원서에 이름을 적으며 잠시 꿈에 부푼 취업준비생처럼, 파도를 가르며 만선을 꿈꾸며 출항하는 어부처럼, 떨리는 가슴으로 연애편지를 받아 든 소녀처럼, 전역 날짜를 기다리는 신병처럼, 첫 문장을 써 놓고 노벨문학상을 그려보는 시인처럼, 예식장 단상에 막 오른 우아한 신부처럼, 첫 월급을 받아 든 어린 회사원의 눈빛처럼 희망을 간직하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바꾸려거든 차라리 자기 자신을 바꾸라는 말을 믿었습니다. 누군가 확신, 신념을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종교는 물론 통념은 더욱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통념을 깨는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이하려고 합니다.

화순 운주사를 공부한 지 반백 년, 운주사의 의미도 천불천탑, 칠성바위, 와불도 의문투성이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안개가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법화경을 읽으면서 그 수수께끼가 하나둘 풀렸습니다. 운주사는 바로 영산회상도를 지상에 재현한 곳이었습니다. 석조불감이 아니라 다보탑, 와불이 아닌 아미타불이었습니다. 경이로웠습니다. 천상의 법화경 28품을 지상에 오롯이 재현한 엄청난 불사였습니다.

불경에 대해 모른 숙맥도 ‘견보탑품’ 조금만 읽어보니 금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학자들조차 풀지 못한 퍼즐을 박춘기, 박형상 변호사가 문헌적 근거와 역사적 근거를 들어 재차 풀어주었습니다. 그간 체증이 쑥 내려갔습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실마리는 찾았다고 김병태, 임몽택, 박형상 선배님들과 함께 뜻을 모으고 운주사 바로보기, 홍보에 들어갔습니다. 사람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호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그러나 아쉽게 기존 운주사를 연구하시는 분들은 귀를 막는군요.

섣불리 판단하지 말라며, 우리들이 전문가나 전문위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수용하지 않습니다. 더 정확한 역사적 문헌적 근거가 있으면 제시해 보라고 하면 함구합니다.

새해입니다. 설날은 한 해 첫날이지만 희망이라는 보물을 찾는 날이기도 합니다. 우리 모두 덕담을 주고받으며 사랑과 희망을 찾아보시게요. 나와 가족을 넘어, 소외된 이들 모두에게 새해는 희망이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독서실 주인은 취준생에게 커피 한잔에 희망을 얹어주었으면 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상처를 따뜻한 온기로 감싸주면 좋겠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도 친구입니다. 독거노인들에게도 이웃의 온정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이에는 믿음과 신뢰가 깔려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귀를 내어 주는 것도 희망입니다.

운주사 이야기에 귀를 닫지 않았으면 합니다. 운주사를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려고 합니다. 거기에 법화경 이야기를 하나 더하면 금상첨화랍니다.

운주사는 어두울 때 더 빛났습니다. 1980~90년대 절망의 시기에 작가나 민중들은 운주사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운주사는 백제의 미소였으며 언제나 남도의 희망이었습니다. 그 신비의 운주사 실체가 드디어 드러났습니다. 통일교, 신천지처럼 종교가 타락한 무신정권 시대에 불교 정화 운동인 ‘백련 결사’ 현장이 운주사입니다. 운주사는 안개가 벗겨졌을 때도 여전히 아름답고, 진실을 드러냈을 때도 그 가치는 훨씬 더 빛이 납니다.

세상 여기저기 종교, 이념, 경제 문제로 어둡습니다. 인간을 구원해야 할 종교가 궁전을 짓고 인간을 괴롭히면 안 됩니다. 그럴수록 우린 희망을 잃지 말았으면 합니다.

저는 운주사 나팔수가 되려고 합니다. 마음 가운데 탑 하나 세우고 희망을 잃지 않고 나갈 생각입니다. 희망은 자체만으로 훌륭한 선물이고 최고의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절망이 없으면 희망도 없습니다. 저는 그 절망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그 절망을 딛고 우리 함께 일어서보시게요. 희망, 힘-앙, 힘 악물고 기다려야만 온다는 의미 아닐까요, 우리 모두 새해는 각자 하나씩 희망을 찾아 걸어가 보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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