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개표방송 - 김지을 사회부장
선거가 끝난 뒤 치킨·피자를 시켜놓고 개표 방송을 지켜 보는 건 이젠 빼놓을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대형 스크린이 설치된 술집에서 친구·동료들과 함께 보는 단체 개표모임도 어색한 문화가 아니다.
국내 TV 선거 방송의 경우 개표 방송 경쟁은 1988년 대선 개표 방송 때부터로, KBS와 MBC 양 방송사가 공동 제작·중계 대신 각자 개표방송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요즘 개표 방송에 많이 활용되는 예능적 요소가 도입된 건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 때로, 당시엔 파격적으로 연예인을 리포터 삼거나 콩트를 삽입하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초창기 개표 방송의 특징이 기자들을 개표소로 보내 실시간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신속·정확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집계 자료를 방송사가 받아서 활용하게 된 2002년 지방선거 이후부터는 속도 경쟁 대신 정확성을 바탕으로 시청자 눈길을 사로잡는 그래픽 전쟁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올해도 지상파 방송 3사와 종합편성채널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드론, 확장현실(XR) 등을 활용한 화려한 그래픽과 각종 통계 분석 시스템 등을 활용해 개표 결과를 실시간으로 예측하는 한편, 유명 논객을 투입해 지루하지 않게 유권자들의 시선을 붙잡겠다는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개표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대선 개표방송을 미국 역대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가장 많은 시청자와 최대 광고 수입을 보증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과 동급으로 보고 준비한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2008년 미국 대선 개표방송은 13개 TV 채널을 통해 7150만명이 시청하는 역대 최다 시청자 기록을 세웠다.
21대 대통령선거일이다. 무너질뻔했던 민주공화국을 새롭게 만들어갈 능력있는 대리인을 선택하고 개표 방송을 지켜보면서 지난해 12·3 내란 사태 이후 가슴 졸인 6개월 간의 불면과 불안감을 떨쳐내자.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dok2000@kwangju.co.kr
국내 TV 선거 방송의 경우 개표 방송 경쟁은 1988년 대선 개표 방송 때부터로, KBS와 MBC 양 방송사가 공동 제작·중계 대신 각자 개표방송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요즘 개표 방송에 많이 활용되는 예능적 요소가 도입된 건 1992년 제14대 대통령 선거 때로, 당시엔 파격적으로 연예인을 리포터 삼거나 콩트를 삽입하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았다.
개표 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다른 나라도 비슷하다. 미국 지상파 방송사들은 대선 개표방송을 미국 역대 단일 프로그램으로는 가장 많은 시청자와 최대 광고 수입을 보증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챔피언결정전인 ‘슈퍼볼’과 동급으로 보고 준비한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 2008년 미국 대선 개표방송은 13개 TV 채널을 통해 7150만명이 시청하는 역대 최다 시청자 기록을 세웠다.
21대 대통령선거일이다. 무너질뻔했던 민주공화국을 새롭게 만들어갈 능력있는 대리인을 선택하고 개표 방송을 지켜보면서 지난해 12·3 내란 사태 이후 가슴 졸인 6개월 간의 불면과 불안감을 떨쳐내자.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