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포와 꽃창포-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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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포와 꽃창포-김대성 전남 서·중부 전북 취재부장
2025년 05월 28일(수) 00:00
단오하면 빠질 수 없는 식물이 창포다. 창포는 액운을 몰아내고 귀신을 쫓아내는 효험을 가진 식물로 여겨왔다. 일 년 중 양기가 가장 세진다는 음력 5월 5일 단오를 맞아 창포물로 머리를 감고 창포 뿌리로 비녀를 만들어 꽂는 세시풍속이 전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세시풍속으로 단오의 명성이 시들해서인지 창포에 대한 관심이 전과 같지 않다. 예전엔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대대적인 경지정리가 마무리됐고 제초제 사용이 늘면서 지금은 희귀식물이 됐다. 여기에 모양이 비슷한 창포꽃이나 붓꽃이 득세하면서 구별하기도 어려워졌다.

창포는 인공 종자번식은 거의 불가능하며 포기나누기에 의한 증식이 가능할 뿐이다. 근경은 굵고 옆으로 뻗으며 마디가 많고 밑부분의 수염뿌리가 특이한 향을 내는 방향성 식물이다. 꼬마 옥수수 모양을 한 꽃은 작은 암술과 수술이 모여 길쭉한 이삭꽃차례를 형성하며 꽃잎이 없어 화려하지 않은 ‘안갖춘꽃’이다.

비슷한 종으로 약용으로 쓰이는 석창포는 산골짜기 맑은 냇가 바위틈에서 자란다. 창포와 비슷하지만,, 잎이 더 좁고 너비는 1cm 미만이며 길이도 짧고 뿌리가 더 가늘다.

문제는 꽃창포다. 창포가 우리 생활 속에서 멀어져 가다 보니 꽃창포와 혼동해서 생기는 웃지 못할 촌극도 많았다. 모 샴푸 회사에선 성분이 천연 재료와 가깝다는 의미로 게재한 샴푸 광고에 창포와 전혀 다른 꽃창포 사진을 넣은 적도 있었다.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설명은 창포에 관한 것인데 사진은 꽃창포를 올려놓은 곳이 더러 있다.

창포와 꽃창포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창포는 천남성과이며, 꽃창포는 붓꽃과다. 꽃창포는 창포와 달리 꽃이 화려해 ‘꽃이 피는 창포’라는 이름이 붙었을 뿐, 향기와 꽃 모양은 물론 성분도 창포와 딴판이다. 꽃도 적자색으로 피며 원줄기 끝에 2~3개가 달리고 화피 안쪽에 황색 줄무늬가 있다. 물론 함유 성분이 다르니 머리를 감거나 목욕하는 용도로 쓸 수 없다.

대통령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창포와 꽃창포 등 유사식물을 보며, 식물을 넘어 사람의 쓰임새에 대해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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