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도매가 반토막…시름 깊어지는 무안농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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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도매가 반토막…시름 깊어지는 무안농민
15kg 1만 594원, 전년비 43% 폭락…출하증가·소비위축 등 복합작용
출하량 조절 실패에 수입까지 단행한 정부 비판…뒤늦은 긴급 수매 대처
2025년 06월 02일(월) 18:41
지난 1일 찾은 무안군 청계면의 한 양파밭에 수확을 앞둔 양파들이 가득하다.
조생수확을 마친 양파 가격이 1년 전의 반값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전국 최대 양파 주산지인 무안지역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양파(상품·15㎏) 도매가는 이날 기준 1만 594원으로 전년 동기(1만 8616원) 대비 43.1% 급락했다. 이는 전월과 평년보다 각각 38.1%, 34.1%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양파(상품·1㎏) 소매가 역시 2373원에서 1825원으로 23.1% 하락했다.

이번 양파 가격 폭락 사태는 조생양파 수확에 따른 출하량 증가 및 정부의 물량 예측 실패 및 수입, 경기침체 장기화로 인한 소비위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상기후 등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반면 올해는 기상 여건이 좋아 호황이었던 게 오히려 양파값 폭락의 주원인이 됐다는 게 농민들의 말이다.

현장에서는 양파 도매가격이 급락한 것과 관련해 정부 책임도 크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4월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등 유관 기관들의 작황 전망이 엇갈리며 출하량 조절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황순진 무안군 농민회 사무처장은 “3~5월 사이 농식품부와 KREI 등에서 내놓은 자료를 보면 양파 출하량 전망 및 가격 전망 등이 모두 오르락 내리락하며 일관되지 않았고, 정부는 지난 3월 양파 가격이 1㎏ 당 1500원을 넘어선 직후 양파 수입까지 단행해 양파 가격 폭락을 자초했다”고 주장했다.

KREI에 따르면 양파 생산량은 109만t으로 전망된다. KREI는 조생종 양파 생산량이 1년전보다 9.2% 늘었고, 올 하반기~내년 초까지 저장하는 용도의 중만생종 양파 역시 생산량이 7.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생산량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3월 저율관세할당 정책을 통해 양파 수입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전체 저율관세할당 양파 물량 2만 645t 중 1만 645t이 바로 수입된 게 양파 가격 급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농협 등은 지속적인 양파 가격 하락세에 뒤늦게 긴급 수매 등 대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양파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하고, 생산량 증가분인 3만t을 우선 수매·비축해 품위저하품 4000t을 출하하지 않는 등 공급량 과다에 따른 가격 하락을 해소하겠다는 방침 등을 내놓고 있다.

농협도 중생종 양파 3000t을 수매하고, 출하시기를 늦추는 한편 양파 할인 등을 통해 소비 촉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협이 수매하는 양파 가격에 대한 농협과 농가 간 협의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가에서 요구하는 가격과 농협이 요구하는 가격 차가 크기 때문이다.

농민 이근균(62)씨는 “현장에서는 양파를 1㎏ 당 750원 이상은 받아야 어느 정도 수익을 내고, 향후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농협에선 1㎏ 당 550원 수준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토로했다.

/장윤영 기자 zza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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