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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떠나는 전공의 …‘의료 대란’ 시작됐다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 등 광주·전남 전공의 70% 사직서 제출
예약 환자 수술 연기·취소…단계별 비상대책 의료공백 해소 의문
2024년 02월 19일(월) 20:00
19일 광주시 동구 전남대병원 교육수련실 앞에서 한 전공의가 수련포기서 제출에 앞서 자신의 휴대전화로 수련포기서를 촬영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 등 광주·전남지역 수련병원들의 전공의 376명이 19일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의료 대란이 현실화됐다.

전남대·조선대병원에 따르면 정부의 의료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지역 수련병원 전공의의 70% 가량이 19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수련병원 전공의의 70%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하게 됐다.

당장 수련병원에 수술이 예약된 환자들은 수술 일정 연기를 통보받았고, 20일부터는 진료 환자 수가 상당폭 감소 될 전망이다.

전남대병원은 이날 319명의 전공의 가운데 224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조선대병원은 전체 전공의 142명 가운데 108명이 사직서 제출에 동참했다. 또 광주기독병원은 39명 가운데 31명이, 전남대에서 파견된 순천 성가롤로병원의 전공의들은 13명 전원이 사직서를 냈다.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의료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 과에서 전공의들의 사직이 잇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은 20일 오전 7시부터 병원 근무를 하지않겠다는 뜻을 병원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 현장을 저버린 전공의들의 사직 결정에 벌써 혼란이 가중되고 있으며, 환자와 가족 등 지역민들의 분통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각 병원은 전공의들의 무단결근에 대비해 단계별 비상 진료 대책을 수립 중이지만, 이 같은 조치로 의료공백을 해소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전남대병원은 전문의 440명과 PA 간호사를 투입할 계획을 수립했고, 조선대병원도 전문의 174명과 PA 간호사를 투입해 전공의 공백을 메울 방침이다.

전남대병원은 이미 19일부터 응급실 환자와 중환자실 환자, 입원환자, 고위험 산모환자 등을 우선적으로 수술하는 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일반 예약 수술 환자는 수술 자체를 취소하거나 무기한 연기한 상태이다. 일반 환자도 진료도 줄인다는 방침이다. 조선대병원도 당장 20일부터 의료 인력을 감안해 수술과 환자 진료 규모를 점차 줄여 나갈 예정이다. 또한 병원들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증 환자를 제외한 일반 환자는 퇴원 조치하는 방안도 세워두고 있다.

정부와 병원들이 비상 진료 대책을 수립했지만, 당장 병원에 의사가 없다는 점에서 환자와 환자가족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광주·전남만의 문제가 아닌 서울 ‘빅5’(서울대·세브란스·서울아산·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 병원을 비롯한 전국적인 사안인 탓에 당장 20일 오전부터 전국 어디에서도 정상적인 진료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광주·전남의 경우는 열악한 의료 인프라 탓에 3차 병원인 전남대·조선대병원 외에도 수도권 ‘빅5’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 이래저래 불안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날 확산되고 있는 의사들의 집단 행동에 압박 수위를 더욱 높였다.

정부는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김택우 위원장과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 등 집행부 2명에 의사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관한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들은 의사들의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혐의로 행정처분 대상이 됐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첫 사례다.

복지부는 의협이 사실상 전공의를 포함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기고 있어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봤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6일 의대 증원 발표 이후 의협이 총파업 등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자 의료법 제59조에 따라 집행부를 상대로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명령’을 내렸다.

복지부는 명령을 위반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위협을 주는 불법행위에 대해 행정처분과 고발 조치 등 ‘법에서 규정한 모든 제재’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법무부도 이날 대검찰청에 “의료계의 불법 집단행동에 대해 엄정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집단행동 종료 시까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면서 의료법 위반, 업무 방해 등 불법 집단행동을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하고 국민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만전을 기하라”고 대검에 지시했다.

이에 따라 대검은 이날 전국 일선 검찰청에 “의료법위반 및 업무방해 등 불법행위에 대해 강제수사를 포함,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경찰도 의사들의 집단행동 관련 고발이 이뤄질 경우 신속하고 엄정히 수사한다는 방침 아래 주동자에 대해선 구속 수사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의료계의 집단행동과 관련,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