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낭비에 상표권 논란…어설픈 공유재산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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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낭비에 상표권 논란…어설픈 공유재산 관리
강진군 싸게 매각한 부지 수십억 들여 재매입…이중 계약 물의까지
전남도농기원 자체 개발 품종 상표권 관리 허술에 농민들 좌불안석
광주 백마산 구유지 헐값 매각·송학동 유스호스텔 부지 10년 방치도
2026년 01월 07일(수) 20:40
광주·전남 지자체가 지역의 자산이자 지역민 세금으로 관리되는 공유재산을 부실하게 관리하거나 ‘제멋대로’ 운영하고 있다는 지적이 거세다.

신중한 검토 없이 공유지를 처분했다가 훨씬 높은 가격에 다시 매입하는가 하면, 오랜 연구 개발과 노력 끝에 품종을 개발하고도 허술한 관리로 지역민들이 혼란스러워하거나 불안해하는 사례가 이어지면서 실질적인 공유재산 관리·활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비슷한 취지로 정부의 자산 매각을 전면 중단하는 등 ‘대통령 긴급 지시’를 부처에 내린 점을 감안하면 국·공유재산에 대한 관리·활용 실태에 대한 종합 점검도 시급하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의 경우 오랜 연구 개발을 거쳐 농민들에게 보급한 키위 ‘해금’ 품종의 디자인 상표권에 대한 허술한 관리와 안이한 행정 처리로 민간 영농 법인에게 넘어가게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업기술원은 ‘공공 연구 성과가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도 공공 성과물을 부실하게 관리해 농민들이 오히려 불안해하는 사태를 만든 셈이다. 당장, 민간 법인의 명칭 상표권 등록과 내용 증명 발송 등의 실력 행사로 지역 50여개 농업 유통업체가 판매를 중단할 처지에 놓였다.

강진군의 안일한 공유지 관리도 탁상행정식의 공유재산 관리 대책이 빚은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진군은 지난해 7월 강진군 도암면 학장리 일대 10만㎡ 부지를 62억여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해당 부지가 지난 2007년 ‘베이스볼파크’를 조성한다며 민간업체에 4억원 헐값에 팔아넘겼던 공유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부지 재매입 과정에서 ‘이중 계약’ 논란과 처분금지 가처분 인용 등의 허술한 행정 처리도 되풀이되고 있다.

공유재산 관리조례·대책까지 마련하고도 실제 현장에서는 무계획적으로 관리되고 있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형편이다.

광주에서도 비슷한 사례는 적지 않다.

서구는 지난 2015년엔 광주시 서구 서창동 12필지(14만4502㎡) ‘백마산 구유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헐값 매각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해당 부지에 대한 감정평가액(2009년)은 34억8000여만원 수준이었음에도, 매각에만 신경쓰면서 수차례 유찰로 매각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게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당 부지는 감정가의 3분의 1 수준인 13억여원에 팔렸다.

공유지 부실 관리 실태도 여럿이다. 광주시 광산구 송학동 유스호스텔 부지는 지난 2013년 문을 닫은 뒤 10년 넘도록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광산구가 지난 2019년 사들인 치매전문 공립요양원 조성을 위해 매입한 어린이집 건물은 주민 반대 등으로 사업이 멈춰 건물이 창고처럼 쓰이고 있고, 신축 이전한 봉선2동 행정복지센터와 주월동 금당경로당의 기존 건물도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경매 매물로 나와있는 실정이다.

전남도가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실시해 지난 2024년 공개한 공유재산 관리·활용 실태 특정감사 결과에서도 무계획적인 공유재산 관리 실태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회계 결산을 통해 드러난 ‘숨은’ 재산만 3만 1164건(8208억원)에 달했다.

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은 토지 등 유형 재산 뿐만 아니라 지적재산 등 공공재에 대한 구조적인 진단과 함께 ‘어떻게 쓸지’ 등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경 좋은동네연구소협동조합 연구책임자는 국회예산정책처의 ‘국유지의 효율적 활용방안 연구’ 용역을 통해 “지방재정 확보를 위한 매각 중심 운영 관행이 여전히 강해 장기적 활용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당한 규모의 미·저활용 재산이 방치되면서 국가 자산이 효과적으로 활용되지 못하고 민간참여개발 제도가 마련되었음에도 규제, 절차 복잡성, 사업성 부족 등으로 활성화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장수일 광주경실련 정책국장은 “전문 인력의 양성과 배치, 사전 검증과 사후 점검을 아우르는 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을 경우 행정에 대한 신뢰 저하는 물론 예산 낭비와 시민 불편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또 공유재산 관리 공백과 전문성 부족을 해결할 통합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호균 전남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공유재산과 지식재산은 단순히 보유·처분하는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보호해야 할 공공자산”이라며 “외부 전문가 채용 확대와 자산 생애주기 전반을 모니터링할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ggi@kwangju.co.kr

/윤준명 기자 yoo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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