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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판결] 여장교에 ‘개못생겼다’ 발언 장병 무죄
광주지법 “청소년들 접두어 ‘개~’ 사용…경멸적 표현 해당 안 돼”
2023년 06월 06일(화) 19:45
접두어 ‘개~’를 붙이는 표현을 두고 기존의 부정적 의미만을 보지 않고 최근 청소년들이 긍정적인 의미로도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한 법원의 판단이 나와 눈길을 끈다.

법원이 20대 여성 장교를 대상으로 ‘개 못생겼다’라는 발언을 한 장병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광주지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평호)는 상관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3)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조교로 군생활을 하던 지난 2021년 6월께 부대 생활관에서 같은 부대 장교이자 상관인 B(여·24)씨를 공공연하게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저녁 점호를 준비하던중 4명의 동료 군인들에게 “사진과 목소리는 이뻐서 기대했는데 실제로 보면 개 못생겼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단순히 사적대화를 통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표현만으로는 상관모욕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문서·그림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준하는 표현을 해 군 조직의 질서 및 통수체계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표현이 상관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사용한 ‘개~’라는 접두어가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멸적 감정의 표현에 해당한다는 점을 주 이유로 들어 항소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접두어 ‘개~’라는 표현에 대해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용례를 들었다.

접두어 ‘개~’라는 표현은 국어사전에 의하면 ‘정도가 심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지만 오늘날 청소년들이 ‘아주’, ‘매우’라는 뜻으로 사용하며 부정적인 의미 뿐만 아니라 긍정적 의미로도 사용된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사전적 의미를 고려할 때 피해자의 외모에 대한 발언이 다소 무례할 수는 있으나 객관적으로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거나 침해할 만한 경멸적 감정표현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가 피해자가 없는 장소에서 생활관 동기와 고충을 토로하면서 한 단 한차례의 이 발언은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정도의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고 군의 조직질서와 정당한 지휘체계가 문란하게 됐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판시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