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뽑은 ‘광주의 미래’… 올해를 빛낸 최고의 정책은?
민선8기 ‘2025 정책평가박람회’ 베스트10 후보 선정
1만2000여명 참여 열기…군공항·복합쇼핑몰 등 각축
1만2000여명 참여 열기…군공항·복합쇼핑몰 등 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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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시작은 행정기관이지만 그 정책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시민의 참여와 평가다. 민선 8기 ‘강기정호’가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주요 사업들이 시민들의 냉철한 검증대에 올랐다.
광주시가 민선 8기 핵심 사업의 성과를 시민에게 직접 묻고 검증받는 ‘2025 정책평가박람회’를 통해 올해를 빛낸 10대 정책 후보를 확정했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이번 평가는 온라인 설문과 시민의 날 현장 투표, 지역사회 리더 평가 등 4단계 검증 과정을 거쳤다. 이 기간 시민과 공무원, 전문가 등 총 1만2279명이 참여해 정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된 후보군은 광주 군공항 이전, 복합쇼핑몰 조성, 광주다움 통합돌봄, AI 중심도시, 광주천 수질 개선 등 5대 분야로 요약된다. 시는 오는 12월 초 ‘스타정책 경진대회’를 개최해 시민·전문가 평가단의 현장 심사로 최종 ‘베스트 10’ 순위를 결정한다.
광주시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2025 정책평가박람회’를 통해 한 해 동안 시정을 이끈 핵심 정책을 선보이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성과 나열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효능감을 느낀 ‘진짜 정책’을 가려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1. 대한민국 AI 중심도시 광주
국가 AI 데이터센터 등 1단계 인프라 완성
AX실증밸리 예타 면제…2단계사업 본격화
광주시가 인공지능(AI) 산업의 2단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AI 대표도시’ 굳히기에 들어갔다.
1단계 집적단지 조성이 데이터센터와 같은 하드웨어 구축에 집중했다면, 2단계는 기업들이 실제 기술을 실증하고 사업화하는 소프트웨어와 생태계 완성에 방점이 찍혔다.
광주시는 최근 6000억원 규모의 ‘AX 실증밸리 조성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첨단 3지구에 국내 최고 수준의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77종의 실증장비를 구축하고, 349개 기업을 유치하며 다져온 1단계 성과를 확장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시는 그동안 1135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2277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며 산업 기반을 다져왔다.
이번 2단계 사업 확정으로 시는 향후 5년간 광주 도심 전역을 AI 기업들의 거대한 실험실로 개방한다. 기업은 규제 없이 자유롭게 기술을 테스트하고, 시민은 일상에서 가장 먼저 신기술을 체험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 NPU 전용 컴퓨팅센터 건립과 국립 AI연구소 유치도 함께 추진한다.
2. 시민건강 지키는 ‘공공의료’
‘광주형 원스톱 응급의료 플랫폼’
구급 현장과 응급실 실시간 연결
위급한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거리를 떠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전국적인 의료 대란 속에서 광주시가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해법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연결’에 있다.
광주시가 자체 개발해 오는 12월 본격 운영을 앞둔 ‘광주형 원스톱 응급의료 플랫폼’은 구급 현장과 병원 응급실을 실시간으로 잇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구급대원이 병원마다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수용 가능 여부를 물어야 했지만,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환자의 중증도와 이송 가능한 병원, 응급실 병상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응급의료지원단을 신설하고 11월까지 시범 운영을 거치며 시스템 완성도를 높였다.
공공의료의 예방 기능도 강화했다. 시는 동구와 서구에 ‘통합건강센터’를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건강매니저를 중심으로 치매 검진, 만성질환 관리, 방문 진료 등 15종의 의료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한다.
시민들이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는 불편을 없애고 예방부터 응급 대처까지 시민 중심의 의료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병철 기획조정실장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골든타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시스템 안착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3. ‘광주의 길, 모두를 위한 길’ 대자보도시
“차는 비우고 사람은 걷는다”…‘대자보 도시’ 광주의 실험
도로의 주인은 자동차라는 고정관념이 광주에서 깨지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극심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광주시가 추진 중인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 프로젝트가 도시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간의 재발견’이다. 금남로 차 없는 거리와 광주공원 청춘빛포차 광장 등은 자동차가 사라진 자리를 시민의 문화와 웃음으로 채웠다.
단순한 차량 통제가 아니라 보행권이 보장될 때 도시가 얼마나 활기차질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다. 또한 84개의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해 보행자가 최우선인 환경을 조성했다.
제도적 뒷받침도 빼먹지 않았다. 어린이 무료, 청소년·어르신 할인을 골자로 한 ‘G-패스’는 대중교통 이용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간선 급행버스체계(BRT) 도입, 도심 급행버스 노선 신설을 서두르고 있다.
자전거 역시 ‘레저용’을 넘어 ‘이동 수단’이 되도록 인프라를 정비 중이다. 광주천과 영산강을 잇는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고 공영 자전거 ‘타랑께’ 운영을 확대해, 차 없이도 어디든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녹색 교통 도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4. 광주 군공항 이전, 이재명 정부와 함께
지역민 숙원, 정부 국정과제 채택…전폭적 지원 ‘해법’ 찾았다
광주시의 최대 숙원인 ‘군공항 이전 사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교통·안전 분야 스타정책 후보로 선정된 이 사업은 광주·전남 상생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시는 그동안 ‘광주군공항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전남도와 협의해 무안을 통합공항 이전지로 특정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전 지역에 1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제시하며 주민 설득에 공을 들였다. 이러한 노력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맞물려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직속 ‘광주 군공항 이전 전담팀(TF)’이 가동되고, 이 사업이 국정과제로 공식화되면서 국가 주도 추진이 확정됐다. 국방부 건의 18년 만의 쾌거다.
최근 무안군 내 이전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어서며 지역 내 분위기도 반전됐다. 시는 향후 특별법 개정과 이전 기본계획 수립 등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 군공항이전추진단 관계자는 “서남권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시민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5. 광주가 더 시원해진다
옥상·벽면에 ‘쿨루프·쿨월’…한낮 실내온도 평균 2~4도 ‘뚝’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 광주시내 일부 건물과 거리는 다른 곳보다 한결 시원했다.
지난해 광주시 폭염일수가 전국 평균 30일보다 훨씬 긴 37일을 기록하는 등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자, 시가 전개한 ‘시원한 도시 조성사업’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시가 폭염 취약 지역 건물의 옥상과 벽면에 차열 페인트를 칠하는 ‘쿨루프·쿨월’ 시공을 한 결과, 한낮 땡볕에도 실내 온도가 평균 2~4도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건물 옥상이 열기를 머금지 않고 반사해 내니, 에어컨 가동 시간도 줄어 냉방비 절감 효과까지 톡톡히 봤다. 거리에는 인공지능 센서가 온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시원한 물안개를 뿜어내는 ‘스마트 쿨링포그’와 그늘막이 설치돼 시민들의 더위를 식혔다.
올해 49곳에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한 광주시는 단순한 대응을 넘어 과학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도시 온도 낮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시는 2030년까지 이러한 시원한 구역을 20개 지역을 추가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시 기후대기정책과 관계자는 “AI 기술을 접목한 고도화된 실증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전국 표준의 폭염 대응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6. 광천터미널 일대 교통·문화 융합 미래형 공간으로
신세계·금호와 3자 협약…쇼핑·업무·주거·문화 한곳에
광주 심장부인 광천터미널 일대가 최대 규모의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노후화된 터미널 시설을 단순히 고치는 수준을 넘어 쇼핑과 업무, 주거, 문화가 한곳에 집약된 미래형 ‘복합 콤팩트시티’로 거듭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의 핵심은 고밀도 복합개발을 통한 랜드마크 조성이다. 터미널 부지에는 대형 백화점과 특급호텔, 교육·의료 시설, 하이엔드 주거 공간이 들어서며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도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광주시는 신세계, 금호와 3자 협약을 맺고 현재 사업 계획과 공공기여 방안을 면밀히 조율 중이다.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거쳐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교통 혼잡 문제는 ‘개발 이익 환수’라는 묘수로 푼다. 시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활용해 도시철도 ‘광천상무선’을 건설하는 등 광천권역의 교통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지하 연결 통로와 환승 센터 등 입체적인 교통 체계를 구축해 광천동을 호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통·관광·상업의 허브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7. 의사·간호사가 집으로…광주다움 통합돌봄
시민 존엄 지키는 돌봄정책…대한민국 복지 표준
“혼자서는 병원 문턱 넘기도 힘들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직접 찾아와 주시니 꿈만 같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 갈 엄두를 못 내던 어르신들에게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올해 시작된 시즌3 ‘의료돌봄’ 서비스 덕분에 의사와 간호사가 집으로 찾아와 진료와 처치를 해줬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가사·식사 지원 중심이던 기존 돌봄에 전문 의료 서비스를 더해 사각지대를 없앴다. 2월부터 지정된 10곳의 방문의료지원센터를 통해 3057건의 의료 서비스가 안방으로 배달됐다.
의사의 진료뿐만 아니라 간호사의 처치, 치과위생사의 구강 교육, 물리치료사의 맞춤 재활 운동까지 4대 전문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전국 최초로 배치된 ‘의료돌봄매니저’는 시민이 복잡한 절차를 몰라도 알아서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주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생애 마지막 순간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임종 케어’까지 도입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시민의 존엄한 삶을 지키는 광주의 돌봄 정책은 이미 정부혁신상 등을 휩쓸며 대한민국 복지의 표준이 되고 있다.
8. 생명의 하천 ‘광주천’ 수질개선
물 흐르고 악취 사라진 생명의 강으로
광주시가 도심의 젖줄인 광주천을 시민이 즐겨 찾는 ‘생명의 하천’으로 되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환경·청년·교육 분야 스타정책 후보로 꼽힌 ‘광주천 3대 환경개선’ 사업은 수량 확보와 수질 개선, 악취 저감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메마른 하천의 물길을 틔운다. 시는 오는 2026년까지 제4수원지에서 하루 1만6000t, 동계천 계곡수와 각화 포스코 유출 지하수 등을 활용해 사시사철 풍부한 물이 흐르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물만 흐르는 게 아니라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하수도 정비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두암동 일원 중앙6분구 하수관로 정비에 458억원, 신안교에서 제1하수처리장을 잇는 오수 간선관로 정비에 841억원을 들여 빗물과 오수를 완벽히 분리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악취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냄새의 근원지인 하수도 우수토실 3곳을 정비하고 저감 시설을 설치해 쾌적한 친수 공간을 조성 중이다.
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광주천을 자연 속 휴식처로 만들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이 어우러지는 녹색 교통의 축으로 삼아 2045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9 ‘복합쇼핑몰 3총사’
더현대 광주·신세계백화점·어등산 스타필드
광주에 없던 새로운 경험이 온다.
그동안 복합쇼핑몰이 전무해 ‘노잼 도시’로 불렸던 광주시가 역점적으로 유치한 ‘복합쇼핑몰 3총사’가 4조원이 넘는 민간 투자를 확정 짓고 착공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곳은 ‘더현대 광주’다. 광주시의 신속한 원스톱 행정 지원으로 통상 19개월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11개월로 대폭 단축하며, 지난 20일 착공식을 가졌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한 이곳은 2028년 상반기 문을 열면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 확장(2026년 착공)과 어등산 그랜드 스타필드(2026년 착공)까지 가세하면 2030년 광주는 명실상부한 서남권 최대의 ‘쇼핑·관광 도시’로 변모한다.
시는 대형 유통시설 입점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생발전협의회를 가동하는 등 지역 경제와의 동행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쇼핑과 문화, 휴양이 결합된 복합 인프라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객 유입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10. 동물 지키는 동물원 ‘우치공원’
국가 제2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
야생동물 치료·교육 ‘컨트롤타워’
광주 우치공원이 ‘구경하는 동물원’에서 ‘동물을 지키는 동물원’으로 진화했다.
지난 6월 환경부로부터 국가 제2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되면서다. 이제 우치공원은 광주를 넘어 전남·북, 제주까지 호남권 25개 동물원의 야생동물 치료와 보전, 교육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는 그동안 제주 원숭이 골절 수술, 실내 동물원 호랑이 구조 등 꾸준히 생명 존중을 실천해 온 결과다.
시는 지정에 따라 확보한 국비 16억원을 포함해 예산을 투입,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의료 장비를 대폭 보강한다. 단순히 동물을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와 종 보전을 위한 선진형 동물원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2026년 들어설 ‘동물행복복지센터’는 시민들이 동물사 구조물을 직접 만들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될 예정이다.
치료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진료 시스템도 도입된다. 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호남 유일의 거점동물원으로서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고, 동물 복지형 도시 브랜드를 구축해 전국에서 관람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광주시가 민선 8기 핵심 사업의 성과를 시민에게 직접 묻고 검증받는 ‘2025 정책평가박람회’를 통해 올해를 빛낸 10대 정책 후보를 확정했다.
치열한 경쟁 끝에 선정된 후보군은 광주 군공항 이전, 복합쇼핑몰 조성, 광주다움 통합돌봄, AI 중심도시, 광주천 수질 개선 등 5대 분야로 요약된다. 시는 오는 12월 초 ‘스타정책 경진대회’를 개최해 시민·전문가 평가단의 현장 심사로 최종 ‘베스트 10’ 순위를 결정한다.
광주시는 지난 3월부터 시작된 ‘2025 정책평가박람회’를 통해 한 해 동안 시정을 이끈 핵심 정책을 선보이고, 시민의 눈높이에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성과 나열이 아닌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효능감을 느낀 ‘진짜 정책’을 가려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는 평가다.
국가 AI 데이터센터 등 1단계 인프라 완성
AX실증밸리 예타 면제…2단계사업 본격화
광주시가 인공지능(AI) 산업의 2단계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AI 대표도시’ 굳히기에 들어갔다.
1단계 집적단지 조성이 데이터센터와 같은 하드웨어 구축에 집중했다면, 2단계는 기업들이 실제 기술을 실증하고 사업화하는 소프트웨어와 생태계 완성에 방점이 찍혔다.
광주시는 최근 6000억원 규모의 ‘AX 실증밸리 조성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년간 첨단 3지구에 국내 최고 수준의 국가 AI 데이터센터와 77종의 실증장비를 구축하고, 349개 기업을 유치하며 다져온 1단계 성과를 확장하는 핵심 프로젝트다. 시는 그동안 1135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고 2277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며 산업 기반을 다져왔다.
이번 2단계 사업 확정으로 시는 향후 5년간 광주 도심 전역을 AI 기업들의 거대한 실험실로 개방한다. 기업은 규제 없이 자유롭게 기술을 테스트하고, 시민은 일상에서 가장 먼저 신기술을 체험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시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국가 NPU 전용 컴퓨팅센터 건립과 국립 AI연구소 유치도 함께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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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원스톱 응급의료 플랫폼’
구급 현장과 응급실 실시간 연결
위급한 환자를 태운 구급차가 받아줄 병원을 찾지 못해 거리를 떠도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전국적인 의료 대란 속에서 광주시가 이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칼을 빼 들었다. 해법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연결’에 있다.
광주시가 자체 개발해 오는 12월 본격 운영을 앞둔 ‘광주형 원스톱 응급의료 플랫폼’은 구급 현장과 병원 응급실을 실시간으로 잇는 시스템이다. 기존에는 구급대원이 병원마다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환자 상태를 설명하고 수용 가능 여부를 물어야 했지만, 이제는 플랫폼을 통해 환자의 중증도와 이송 가능한 병원, 응급실 병상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응급의료지원단을 신설하고 11월까지 시범 운영을 거치며 시스템 완성도를 높였다.
공공의료의 예방 기능도 강화했다. 시는 동구와 서구에 ‘통합건강센터’를 시범 설치해 운영 중이다. 이곳에서는 건강매니저를 중심으로 치매 검진, 만성질환 관리, 방문 진료 등 15종의 의료 서비스를 한곳에서 제공한다.
시민들이 여러 기관을 찾아다니는 불편을 없애고 예방부터 응급 대처까지 시민 중심의 의료 체계를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병철 기획조정실장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데 골든타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시스템 안착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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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비우고 사람은 걷는다”…‘대자보 도시’ 광주의 실험
도로의 주인은 자동차라는 고정관념이 광주에서 깨지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과 극심한 교통체증 해소를 위해 광주시가 추진 중인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도시’ 프로젝트가 도시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간의 재발견’이다. 금남로 차 없는 거리와 광주공원 청춘빛포차 광장 등은 자동차가 사라진 자리를 시민의 문화와 웃음으로 채웠다.
단순한 차량 통제가 아니라 보행권이 보장될 때 도시가 얼마나 활기차질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다. 또한 84개의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해 보행자가 최우선인 환경을 조성했다.
제도적 뒷받침도 빼먹지 않았다. 어린이 무료, 청소년·어르신 할인을 골자로 한 ‘G-패스’는 대중교통 이용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간선 급행버스체계(BRT) 도입, 도심 급행버스 노선 신설을 서두르고 있다.
자전거 역시 ‘레저용’을 넘어 ‘이동 수단’이 되도록 인프라를 정비 중이다. 광주천과 영산강을 잇는 자전거 도로를 확충하고 공영 자전거 ‘타랑께’ 운영을 확대해, 차 없이도 어디든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는 녹색 교통 도시를 완성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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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민 숙원, 정부 국정과제 채택…전폭적 지원 ‘해법’ 찾았다
광주시의 최대 숙원인 ‘군공항 이전 사업’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교통·안전 분야 스타정책 후보로 선정된 이 사업은 광주·전남 상생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시는 그동안 ‘광주군공항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전남도와 협의해 무안을 통합공항 이전지로 특정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이전 지역에 1조원 규모의 지원책을 제시하며 주민 설득에 공을 들였다. 이러한 노력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맞물려 가시적 성과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직속 ‘광주 군공항 이전 전담팀(TF)’이 가동되고, 이 사업이 국정과제로 공식화되면서 국가 주도 추진이 확정됐다. 국방부 건의 18년 만의 쾌거다.
최근 무안군 내 이전 찬성 여론이 과반을 넘어서며 지역 내 분위기도 반전됐다. 시는 향후 특별법 개정과 이전 기본계획 수립 등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시 군공항이전추진단 관계자는 “서남권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시민의 건강권과 재산권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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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벽면에 ‘쿨루프·쿨월’…한낮 실내온도 평균 2~4도 ‘뚝’
유난히 뜨거웠던 올 여름, 광주시내 일부 건물과 거리는 다른 곳보다 한결 시원했다.
지난해 광주시 폭염일수가 전국 평균 30일보다 훨씬 긴 37일을 기록하는 등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자, 시가 전개한 ‘시원한 도시 조성사업’이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이다.
시가 폭염 취약 지역 건물의 옥상과 벽면에 차열 페인트를 칠하는 ‘쿨루프·쿨월’ 시공을 한 결과, 한낮 땡볕에도 실내 온도가 평균 2~4도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나타났다.
건물 옥상이 열기를 머금지 않고 반사해 내니, 에어컨 가동 시간도 줄어 냉방비 절감 효과까지 톡톡히 봤다. 거리에는 인공지능 센서가 온도를 감지해 자동으로 시원한 물안개를 뿜어내는 ‘스마트 쿨링포그’와 그늘막이 설치돼 시민들의 더위를 식혔다.
올해 49곳에 이러한 인프라를 구축한 광주시는 단순한 대응을 넘어 과학적인 데이터에 기반한 도시 온도 낮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시는 2030년까지 이러한 시원한 구역을 20개 지역을 추가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시 기후대기정책과 관계자는 “AI 기술을 접목한 고도화된 실증 사업을 통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전국 표준의 폭염 대응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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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금호와 3자 협약…쇼핑·업무·주거·문화 한곳에
광주 심장부인 광천터미널 일대가 최대 규모의 재개발을 앞두고 있다.
노후화된 터미널 시설을 단순히 고치는 수준을 넘어 쇼핑과 업무, 주거, 문화가 한곳에 집약된 미래형 ‘복합 콤팩트시티’로 거듭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의 핵심은 고밀도 복합개발을 통한 랜드마크 조성이다. 터미널 부지에는 대형 백화점과 특급호텔, 교육·의료 시설, 하이엔드 주거 공간이 들어서며 그 자체로 하나의 완결된 도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광주시는 신세계, 금호와 3자 협약을 맺고 현재 사업 계획과 공공기여 방안을 면밀히 조율 중이다.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거쳐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교통 혼잡 문제는 ‘개발 이익 환수’라는 묘수로 푼다. 시는 도시계획 변경에 따른 공공기여금을 활용해 도시철도 ‘광천상무선’을 건설하는 등 광천권역의 교통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지하 연결 통로와 환승 센터 등 입체적인 교통 체계를 구축해 광천동을 호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교통·관광·상업의 허브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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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존엄 지키는 돌봄정책…대한민국 복지 표준
“혼자서는 병원 문턱 넘기도 힘들었는데, 의사 선생님이 직접 찾아와 주시니 꿈만 같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병원 갈 엄두를 못 내던 어르신들에게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올해 시작된 시즌3 ‘의료돌봄’ 서비스 덕분에 의사와 간호사가 집으로 찾아와 진료와 처치를 해줬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가사·식사 지원 중심이던 기존 돌봄에 전문 의료 서비스를 더해 사각지대를 없앴다. 2월부터 지정된 10곳의 방문의료지원센터를 통해 3057건의 의료 서비스가 안방으로 배달됐다.
의사의 진료뿐만 아니라 간호사의 처치, 치과위생사의 구강 교육, 물리치료사의 맞춤 재활 운동까지 4대 전문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전국 최초로 배치된 ‘의료돌봄매니저’는 시민이 복잡한 절차를 몰라도 알아서 필요한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광주시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내년부터는 생애 마지막 순간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임종 케어’까지 도입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시민의 존엄한 삶을 지키는 광주의 돌봄 정책은 이미 정부혁신상 등을 휩쓸며 대한민국 복지의 표준이 되고 있다.
물 흐르고 악취 사라진 생명의 강으로
광주시가 도심의 젖줄인 광주천을 시민이 즐겨 찾는 ‘생명의 하천’으로 되돌리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환경·청년·교육 분야 스타정책 후보로 꼽힌 ‘광주천 3대 환경개선’ 사업은 수량 확보와 수질 개선, 악취 저감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메마른 하천의 물길을 틔운다. 시는 오는 2026년까지 제4수원지에서 하루 1만6000t, 동계천 계곡수와 각화 포스코 유출 지하수 등을 활용해 사시사철 풍부한 물이 흐르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물만 흐르는 게 아니라 ‘맑은 물’이 흐르도록 하수도 정비에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두암동 일원 중앙6분구 하수관로 정비에 458억원, 신안교에서 제1하수처리장을 잇는 오수 간선관로 정비에 841억원을 들여 빗물과 오수를 완벽히 분리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악취 문제 해결에도 나섰다. 냄새의 근원지인 하수도 우수토실 3곳을 정비하고 저감 시설을 설치해 쾌적한 친수 공간을 조성 중이다.
시 물관리정책과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광주천을 자연 속 휴식처로 만들고, 대중교통과 자전거, 보행이 어우러지는 녹색 교통의 축으로 삼아 2045 탄소중립 실현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더현대 광주·신세계백화점·어등산 스타필드
광주에 없던 새로운 경험이 온다.
그동안 복합쇼핑몰이 전무해 ‘노잼 도시’로 불렸던 광주시가 역점적으로 유치한 ‘복합쇼핑몰 3총사’가 4조원이 넘는 민간 투자를 확정 짓고 착공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은 곳은 ‘더현대 광주’다. 광주시의 신속한 원스톱 행정 지원으로 통상 19개월 걸리는 인허가 기간을 11개월로 대폭 단축하며, 지난 20일 착공식을 가졌다. 세계적인 건축가가 설계한 이곳은 2028년 상반기 문을 열면 단순한 쇼핑몰을 넘어 호남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신세계백화점 확장(2026년 착공)과 어등산 그랜드 스타필드(2026년 착공)까지 가세하면 2030년 광주는 명실상부한 서남권 최대의 ‘쇼핑·관광 도시’로 변모한다.
시는 대형 유통시설 입점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생발전협의회를 가동하는 등 지역 경제와의 동행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쇼핑과 문화, 휴양이 결합된 복합 인프라를 통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관광객 유입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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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제2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
야생동물 치료·교육 ‘컨트롤타워’
광주 우치공원이 ‘구경하는 동물원’에서 ‘동물을 지키는 동물원’으로 진화했다.
지난 6월 환경부로부터 국가 제2호 거점동물원으로 지정되면서다. 이제 우치공원은 광주를 넘어 전남·북, 제주까지 호남권 25개 동물원의 야생동물 치료와 보전, 교육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이는 그동안 제주 원숭이 골절 수술, 실내 동물원 호랑이 구조 등 꾸준히 생명 존중을 실천해 온 결과다.
시는 지정에 따라 확보한 국비 16억원을 포함해 예산을 투입, 낙후된 시설을 개선하고 의료 장비를 대폭 보강한다. 단순히 동물을 가둬두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치료와 종 보전을 위한 선진형 동물원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특히 2026년 들어설 ‘동물행복복지센터’는 시민들이 동물사 구조물을 직접 만들며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될 예정이다.
치료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진료 시스템도 도입된다. 시 우치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호남 유일의 거점동물원으로서 생명 존중 문화를 확산시키고, 동물 복지형 도시 브랜드를 구축해 전국에서 관람객이 찾아오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