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잖아, 원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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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잖아, 원영 지음
2025년 10월 17일(금) 00:20
눈이 소복이 쌓인 숲길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는 여인, 그리고 그 곁에 조용히 앉아 있는 두 마리의 강아지. 책 표지의 한 장면이 마치 우리 마음속 겨울을 비춘 풍경처럼 다가온다.

“걱정 말아요, 죽지 않을 테니.” 원영 스님의 목소리는 차갑고 고단한 계절 한가운데서도 다시 살아갈 힘을 건네준다.

불교방송 법문과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원영 스님이 쓴 ‘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잖아’는 수행자의 시선으로 현대인들의 불안을 다정하게 어루만지는 산문집이다. 책의 부제는 ‘울어도 쓰러져도, 다시 살아지게 하는 힘에 관하여’다.

원영 스님은 책을 통해 “살다 보면 나약할 때도 있고, 피로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영원히 지속되진 않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봄,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잖아’로 시작해 여름·가을·겨울로 이어지며 삶의 계절을 담담하게 서술한다. 반복되는 상실과 두려움, 마음의 폭풍 속에서 스스로를 지켜내기 위한 언어들이 담겨 있다.

책은 단순한 위로나 종교적 교설이 아니라 수행자의 삶에서 우러나온 담담한 기록이자 한 인간이 건넨 체험의 언어다.

방송과 강연을 통해 삶의 무게에 지친 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겪고 사유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로와 용기를 전해왔던 저자는 이번 책에서도 과장되지 않은 언어로, 독자가 자기 삶의 자리에서 천천히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이끈다.

“혼자서 일어나지 않아도 괜찮다. 내 발로 다시 걷기 시작할 때까지, 내 곁에 있어준 존재들이 있었다”, “모든 순간이 파묻어 놓은 당연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살아간다” 같은 문장들이 깊은 울림을 남긴다.

<불광출판사·1만8000원>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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