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위의 구도자’ 백건우, 모차르트를 탐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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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반위의 구도자’ 백건우, 모차르트를 탐험하다
ACC재단 ‘슈퍼클래식’ 두 번째 ‘백건우와 모차르트’ 공연
10월23일 ACC 예술극장 극장2
2025년 08월 06일(수) 19:20
‘백건우와 모차르트’ 공연이 오는 10월 23일 ACC 극장2에서 펼쳐진다. <ACC재단 제공>
올해로 데뷔 69주년을 맞은 피아니스트 백건우.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끝없는 탐구심으로 ‘건반 위의 구도자(求道者)’라 불리는 그는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세계를 두드려왔다.

10대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러시아 피아니즘의 대가 로지나 레빈을 사사했으며 이후 유럽에서 빌헬름 켐프 등 거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음악적 깊이를 더해갔다. 1969년 부조니 콩쿠르, 1971년 뉴욕 나움부르크 콩쿠르 등을 거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뉴욕 링컨센터 독주회, 베토벤 소나타 전곡 리사이틀, 수많은 작곡가의 전집 음반으로 한국 클래식의 역사를 써 내려왔다.

베토벤의 고독, 쇼팽의 비애, 슈만의 광기와 순수를 건반 위에서 직조해온 그가 모차르트의 밝음과 어둠을 함께 통과하며 가장 인간적인 음악적 고백을 준비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예술극장 극장2에서 오는 10월 23일(오후 7시 30분) ‘백건우와 모차르트’ 공연이 열린다.

백 피아니스트의 첫 모차르트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전국 순회공연의 일환이자, ACC재단이 마련한 ‘ACC 슈퍼클래식’ 두 번째 무대다. 2024년 5월 모차르트 전곡 음반 시리즈 3부작 중 첫 앨범을 발매한 그는 이미 17개 도시를 돌며 ‘프로그램Ⅰ’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이번에는 ‘프로그램 Ⅱ’로 광주 관객을 만난다.

이번 무대는 그 자체로 ‘모차르트 탐험의 일지’이자 ‘순수함으로 돌아가는 여정’이다. 백 피아니스트는 모차르트 전 생애를 아우르는 작품들을 통해 익숙한 곡과 덜 알려진 명곡들을 조화롭게 엮은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1부는 고전적 아름다움의 정수를 담은 ‘피아노 소나타 16번 C장조 K.545’로 시작한다. ‘초심자를 위한 소나타’로도 불리지만, 간결한 선율 속에 고전주의 음악의 정제된 완성도를 품은 작품이다. 이어지는 ‘론도 A단조 K.511’은 절제된 고요함과 선율의 서정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1부의 마지막 작품 ‘피아노 소나타 12번 F장조 K.332’는 유려하고 서정적인 흐름 속에서 모차르트 특유의 다채로운 감정 세계를 그려낸다.

2부는 비교적 생소한 곡들로 시작해 색다른 감성을 선사한다. 특히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 C장조 K.356/617a’는 모차르트 생애 마지막 해인 1791년에 작곡된 곡으로 어린이같이 순수하고 투명한 선율이 돋보이는 곡이다. 모차르트 음악의 덜 알려진 측면을 조명하려는 백 피아니스트의 의도가 담긴 선곡이다. ‘작은 장례 행진곡 C단조 K.453a’ 역시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으로 천진함과 쓸쓸함이 교차하는 모차르트의 낯선 정서가 드리워져 있다.

이후 무대에 오를 ‘피아노 소나타 10번 C장조 K.330’은 모차르트의 대표작 중 하나로 명랑한 1악장, 차분한 2악장, 유쾌하고 장난기 가득한 3악장이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단순한 구조 속에서도 연주자의 해석에 따라 전혀 다른 인상을 줄 수 있는 작품인 만큼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공연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곡은 ‘환상곡 C단조 K.475’. 모차르트가 남긴 가장 실험적이고도 내면적인 곡 중 하나로, 전통적인 형식을 탈피한 극적인 전개가 특징이다. 감정의 심연을 탐색한 이 곡은 그동안 장난기 많고 유머러스한 면모로 알려진 모차르트의 또 다른 면모를 드러낸다. 그의 해석을 통해 모차르트의 내면이 깊이있게 전달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건우의 매니지먼트사인 판테온 관계자는 “수십 년간 건반을 마주해 온 거장에게도 모차르트는 끊임없는 고민의 대상이었다”며 “이번 공연은 장조와 단조를 오가는 작품들 속에 담긴 순수함과 내면의 아픔을 건반 위에서 섬세하게 풀어낼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A석 3만원, S석 5만원, R석 7만원, ACC재단 누리집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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