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의 대부’ 故 천노엘 신부, 광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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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 대부’ 故 천노엘 신부, 광주 품으로
지난달 선종…15일 유족 등 참여 염주동성당서 추모미사
유언 따라 담양천주교공원 성직자 묘역에 유해 일부 안장
<무지개공동회 제공>
2025년 07월 16일(수) 19:35
고(故) 천노엘 신부 유해 안장식이 15일 담양천주교공원 묘원 성직자(수도자) 묘역에서 열렸다.
고(故) 천노엘 신부 유해 안장식이 15일 담양천주교공원 묘원 성직자(수도자) 묘역에서 열렸다.
‘장애인의 대부’ 고(故) 천노엘(O’Neil Patrick Noel) 신부가 평생 사랑했던 광주 장애인들 곁으로 돌아왔다. 장애인들을 ‘친구’라 부르며 아끼고 임종 직전에도 “우리 친구들을 사랑해달라”는 메시지를 전했던 천 신부가 광주의 품에 안겼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15일 광주 염주동 성당에서 천노엘 신부 추모미사를 봉헌한 후 유해를 담양천주교공원 묘원 성직자(수도자) 묘역에 안장했다.

광주의 발달 장애인들을 위해 평행 헌신해 온 천 신부는 지난해 병 치료차 고국 아일랜드로 돌아갔고, 지난 6월 1일 향년 93세의 일기로 선종했다. 현지에서 장례식을 마친 천신부의 조카 등 유족들은 광주에 묻히고 싶다는 천 신부의 유언에 따라 화장 후 유해 일부를 모시고 지난 14일 광주에 도착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시몬 대주교의 집전으로 열린 추모미사에는 윤공희·김희중 대주교 등 성직자를 비롯해 천신부와 평생을 함께했던 무지개공동회 관계자, 신도 등이 참석했다.

이날 미사에서 옥현진 주교는 “천 신부는 장애인을 가족으로 여기며 친구요 아버지, 할아버지로 살아오셨고 그들의 권리와 자립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셨다”며 “담양에 천신부님을 모시면서 당신의 삶을 기억할 수 있게 돼 무지개 공동회식구들도 천신부님이 생각나면 눈물 흘릴 장소가 생겼다”고 말했다

1956년 사제 수품을 받고 이듬해 한국에 파견된 천 신부는 1958년 장성 성당 보좌 신부를 시작으로 광주·전남과 인연을 맺었다. 1981년 한 여성 장애인과의 만남을 통해 평생 장애인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한 천 신부는 같은 해 월산동 주택가에 사회적 약자의 자립과 재활을 도우며 공동으로 생활하는 ‘그룹홈’을 국내에서 처음 개설했다. 이후 지적·자폐성 장애인의 복지를 위한 한국 최초의 이용시설 엠마우스복지관을 개관하고 무지개공동회를 설립하는 등 발달장애인을 위한 종합적 복지 체계를 구축했다.

천 신부는 1991년 광주명예시민증을 받았으며 2016년에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또 소외된 이들을 위해 헌신한 공로로 포스코 청암상과 만해 한용운상을 수상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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