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기억하고 연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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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기억하고 연대하다
5·18 45주년 기념 ‘광주음악제’
23~25일 ACC 예술극장서 개최
클래식·국악·재즈·탱고 등 협연
장르·세대 아우르는 공감의 무대
2025년 07월 16일(수) 19:25
‘제 36회 광주음악제’가 오는 23~25일 ACC극장2에서 펼쳐진다. <광주음악협회 제공>
‘기억’은 시간에 녹슬지 않는다. 음악은 그 기억을 다시 불러내는 가장 따뜻한 언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예술을 통해 시대의 아픔을 되새기고,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 36회 광주음악제’가 오는 23~25일 오후 7시 30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2에서 열린다. 이번 음악제의 주제는 ‘음악으로 기억하고, 화합으로 나아가다’. 광주음악협회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 등이 공동 주최한다.

사흘간 이어지는 공연은 각각 ‘기억’, ‘광주’, ‘화합’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클래식·국악·재즈·탱고 등 장르와 세대,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협연은 광주의 오월 정신을 예술로 환기하고, 관객과의 깊은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개막일인 23일에는 지역의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기억의 조각들을 선율로 엮는다. ‘기억을 잇는 선율’이라는 부제를 내건 이 날 무대는 음악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결하는 매개임을 보여준다.

핸델의 ‘파사칼리아’로 시작되는 무대에는 바이올린과 비올라, 플루트, 피아노 등 다양한 편성의 앙상블이 다채로운 곡들을 선사한다. 사무엘 지만의 ‘두 대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멕시코 환상곡’, 라벨의 ‘치간느’ 등 민속적 색채가 짙은 곡도 포함돼 이국적이면서도 어딘가 익숙한 정서를 자아낸다. 각각의 작품은 시대와 지역, 정서가 다르지만 ‘기억’이라는 감정선을 따라 아픈 과거를 딛고 나아가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한다.

둘째 날인 24일에는 ‘다시, 광주’를 주제로 한 무대가 펼쳐진다. 5·18의 도시 광주를 현재의 언어로 다시 불러내는 이날 공연은 광주음악협회 페스티벌 챔버오케스트라가 중심이 되어 진행되며, 지휘자 이현민과 피아니스트 임민경의 협연으로 더욱 깊이 있는 해석을 보여준다.

광주음악제 지난 공연 모습. <광주음악협회 제공>
이날 무대의 백미는 작곡가 박강준의 위촉 신작 ‘곡6-다시 빛나는’이다. 광주의 정신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도시의 고통과 연대의 시간을 동시대의 음악 언어로 풀어낸 창작곡으로, 세계 초연된다. 이어지는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 5번 F단조’는 고전의 격조와 인간 내면의 고독을 담아내며, 드보르자크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는 따스한 화성과 목가적인 선율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잇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폐막일인 25일 공연은 ‘화합의 하모니’를 주제로 보다 다채롭고 확장된 구성으로 채워진다. 이날 무대에는 국악·재즈·탱고 등 서로 다른 장르의 음악이 한자리에 어우러진다. 황승옥 명창이 선보이는 ‘심청가 중 방아타령’과 금의소리연주단의 민요 메들리로 포문을 연 뒤, 조지 거슈윈의 ‘칵테일’(편곡 마시마 토시오) 등 재즈 레퍼토리가 이어진다. 장애인 예술단체 ROND’S 앙상블은 슈베르트의 피아노 삼중주를 연주하며 음악이 지닌 포용성과 연대의 가치를 보여줄 예정이다. 마지막 순서로는 조선시대 시인 매창의 시에 작곡가 오철이 곡을 붙여 만든 국악가요 ‘이화우’가 울려퍼진다. 명창 주소연, 성악가 홍선희, 대금 연주자 임황철, 피아니스트 김한나가 함께 무대에 올라 시대와 장르를 넘는 협업으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경은 광주음악협회 회장은 “음악은 단순한 무대가 아닌, 지역과 개인의 기억을 연결하는 매개”라며 “예술이 가진 위로와 연대의 힘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석 5000원, NOL티켓 예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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