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츠 - 박성천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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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 - 박성천 문화부장
2025년 07월 06일(일) 22:00
바야흐로 숏폼 시대다.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들고 짧은 영상을 보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또는 산책을 하면서 쇼츠를 시청하는 일은 일상이 됐다. 자전거를 타거나 배달을 하는 중에도 잠시 잠깐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이나 음료가 나오기 전까지 영상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모습도 일상적인 장면이다.

숏폼(short form)은 말 그대로 짧은 형식의 콘텐츠를 일컫는다. 유튜브 쇼츠, 틱톡, 인스타 릴스 등 짧게는 10~20초의 영상에서부터 30초 안팎의 콘텐츠, 1분 이내의 콘텐츠 등이 해당한다. 쇼츠(short form contents)는 숏폼을 구현한 플랫폼 가운데 하나로 유튜브 쇼츠가 일반적이다.

최근 여성가족부가 전국 초중고생 123만4587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이용 습관을 조사한 바 있다. 그 결과 21만3243명(17.3%)이 온라인 과의존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특히 스마트폰 위험사용자군도 점차 증가추세였는데 2023년 1만4766명, 2024년 1만4408명, 올해 1만4815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온라인 중독 증상이 늘어나는 주원인으로 숏폼 콘텐츠 확산을 꼽았다.

쇼츠에 매몰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그것의 형식과 속도 등에서 기인한다. 중독성 있는 주제와 빠른 장면 전환은 보는 이가 잠시도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일정한 맥락과 논리가 결여된 자극적이면서도 짧은 콘텐츠는 합리적인 판단을 방해한다.

오늘날은 매일 새로운 미디어 앱이 등장하는 인공지능시대다. 손바닥 속 스마트폰을 통해 정보와 콘텐츠를 접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유용하다. 문제는 그것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자인 김아미 박사는 ‘나는 왜 쇼츠를 멈추지 못할까’라는 책에서 “우리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의 특성을 이해하고 미디어에서 겪게 되는 경험을 한 발 떨어져서 볼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한다.

방학과 휴가가 맞물린 7월, 잠시 쇼츠에서 눈을 떼고 일상이 주는 여유를 찾자.

/박성천 문화부장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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