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향상 등 논콩 재배 ‘1석 4조’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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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향상 등 논콩 재배 ‘1석 4조’ 효과
[농업의 변화와 혁신-<6>농가 경쟁력 확보]
영암 군서농협…논콩 일괄 대행 사업
파종·방재·수확·판매까지 주도
농기계·전문인력 확보 체계적 관리
재배 5년 만에 효자 작목 부상
2025년 06월 05일(목) 07:30
논콩 재배단지를 둘러보고 있는 박현규 영암 군서농협 조합장. <군서농협 제공>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데, 농촌에 젊은 농민들 찾기가 여간 쉽지 않다. 일은 힘든데 수익 내기도 어려워서다. 쌀은 더하다. 지을수록 적자다.

쌀값이 떨어지고 소비량이 줄어든다고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재배면적을 줄이라고 했다. 전남의 경우 지난해 벼 재배면적은 14만 7738㏊ 로, 전년도 14만 9878㏊보다 줄었다. 올해도 1만 5831㏊를 감축하라는 게 정부 계획이다.

‘쌀 대신 논에 다른 작물을 심으라는 것인데, 말이야 쉽지 수십 년 해오던 농사를 어떻게 쉽게 바꾸나. 생산비와 노동력도 훨씬 많이 드는데, 선뜻 나섰다가 잘 안되면 어떻게 하느냐.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는 없지 않느냐.’

영암군서농협은 이 같은 지역 농민들의 고민을 앞장서 짊어지고 나서 해결 방안을 마련해 준 케이스다.

군서면만 해도 1275명의 조합원 대부분이 전체 경지면적(2470㏊)의 83%에서 논 농사(2047㏊)를 짓는데다, 고령화까지 피해가지 못하면서 수익을 내지도, 농삿일을 유지하기도 버거운 상황이 반복되고 있었다.

논에 벼 대신해 콩을 재배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2019년 논콩 재배단지를 조성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처음 시작하는 만큼 6611.5㎡(2000평)으로 시작했다. 대신, 파종부터 방재, 수확, 판매까지 농협이 주도해 일괄 농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추진했다. 농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단일 지역에 규모화, 집단화된 논콩 재배단지를 조성했고 농가와 위탁 영농식 농작업 계약을 맺었다. 농협이 재배기술과 재배 전 과정에 필요한 기자재·인력을 확보하고 일괄 지원키로 하고 트랙터와 콤바인, 콩 파종기 등 농기계와 전문인력(3명)도 확보했다.

참여농가에게는 마지기(200평)당 50만원의 최저 소득을 보장키로 약속했고 공동 생산·선별·판매·분배 등을 통해 나머지 수익도 재분배키로 했다.

재배 기술이 부족해 990㎡(300평) 생산량이 210㎏에 그쳤던 초기와 달리, 생산량이 390㎏으로 늘었고 2024년에는 생산량 전량(179t)을 농수산물유통공사 등에 판매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전문성을 갖춘 인력들이 체계적으로 단지를 통합 관리하면서 생산량 증대로 이어졌고 생산비도 기존보다 약 15%가량 절감됐다.

재배단지도 5년 만인 지난해 74㏊(22만 3850평)까지 무려 100배가 넘게 확대됐다. 단지 조성에 참여하겠다는 농민들도 106 농가(56㏊)로 늘어나는 등 논콩이 군서농협과 군서면을 대표하는 효자 작목으로 떠올랐다.

전효일 군서농협 전무는 “논콩을 재배하게 되면서 쌀 수급 안정과 노동력 부족 해소, 생산비 절감, 농가소득 향상 등 1석 4조의 효과를 올리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작물 재배의 자신감을 농민들 심어주면서 ‘스타’ 농협의 명성도 얻었다. 농림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진행하는 ‘국산 콩 우수생산단지’ 선발대회에서는 2020년부터 장려상(2회), 우수상에 이어 대상(2024년)까지 받으며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박현규 영암 군서농협 조합장은 “효자 작목인 논콩 일괄 영농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지역 내 재배 면적을 3년 뒤 100㏊까지 늘리고 군서농협 자체 브랜드 개발에 나서는 한편, 비가림시설·농기계창고 등을 포함한 현대화된 선별시설까지 갖춰 전국 최고의 논콩 재배단지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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