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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불패 연애프로그램…OTT 장악한 ‘솔로지옥’ ‘환승연애’
나란히 시즌3 맞은 솔로지옥·환승연애, 비혼 흐름 맞물려 ‘대리만족’
출연진 보며 자기객관화 기회도…넷플릭스·티빙 등에서 관람 가능
2024년 01월 06일(토) 10:00
티빙 ‘환승연애3’ 이서경
출연자 조휘현이 옛 연인 ‘X’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
연애프로그램의 계절 연 두 시즌 3작품...‘환승연애’, ‘솔로지옥’

새해에도 물밀듯 쏟아지는 연애프로그램들이 OTT 플랫폼을 장악하면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연애 프로그램은 사랑에 빠진 출연자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를 객관화해 볼 수 있는 거울이자, ‘비혼’ 열풍 속에서 대리만족할 수 있는 마음의 창으로 다가온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나는 솔로’, ‘하트 시그널’ 등 이 분야 전통의 강호를 비롯해 ‘환승연애’, ‘솔로지옥’ 등 다양한 연애프로그램은 MZ세대 사이에서 연일 ‘과몰입러’를 양산하며 방송가에 쏟아지고 있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나란히 시즌3를 맞은 ‘환승연애’와 ‘솔로지옥’. 지난달 29일 티빙에서 새 시즌으로 돌아온 ‘환승연애’는 한 번 헤어진 연인과 계속 인연을 이어갈지, 새로운 사람에게 ‘환승’할지 고민하는 내용을 위주로 한다.

이와 맞물려 커플이 되어야만 벌칙과 같은 공간인 외딴섬 ‘지옥도’를 탈출할 수 있다는 설정의 데이팅 리얼리티 쇼 ‘솔로지옥’도 지난 달 시즌3로 돌아왔다. 솔로지옥은 2주 연속 글로벌 TOP10 TV쇼(비영어) 부문 4위를 기록하는 한편, 2023년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 신인남자 예능인상에서 지난 시즌 활약한 덱스(본명 김진영) 등을 배출하면서 ‘대세’를 증명했다.

두 프로그램이 ‘훈풍’을 타고 있는 이유부터 새로운 시즌의 감상 포인트는 무엇인지 등을 들여다본다.

여성 출연자 최혜선
◇“옛 연인을 다시 사랑할 수 있나요?”

환승연애는 제목에서 드러나듯 거듭되는 ‘선택’이 프로그램의 골자가 된다.

출연진들은 옛 연인인 ‘X’에게 남아있는 감정을 털어내고 새로운 사람에게 전념할지, 과거에 끊어졌던 매듭을 다시 묶어낼지의 기로에 놓인다. 새로운 연인에게 돌아가면 비유적 의미에서 ‘환승’을 택하는 것. 물론 홀로 합숙소를 떠나는 방법도 있지만 모든 선택은 오롯이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무엇보다 유사한 프로그램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리얼리티’는 환승연애만의 감상 포인트다. 출연진들이 교제하던 당시의 실제 사진부터 영상, 손편지를 비롯해 연애기간, 만남의 계기와 이별 사유까지 낱낱이 공개한다는 점은 여느 프로그램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한 번 이별했던 연인이 재회 후 잘 될 확률은 희박하다는 말이 떠오른다. 이별한 두 사람은 서로의 결점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고, 신뢰가 무너진 사이에서 ‘옛정’을 토대로 믿음을 쌓아 올리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과몰입러 중 하나인 기자도 프로그램을 보면서 시종일관 회의적이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직접 관람해보니 출연진들이 만들어가는 서사와 미션들, 합숙하며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모는 재회에 합리적인 인과성을 부여하는 듯했다. 아직 시즌 3은 1화밖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출연자 혜원과 휘현의 연애담을 공개하면서 앞으로 휘몰아칠 감정의 폭풍을 ‘빌드 업’하는 것처럼 다가왔다.

넷플릭스 ‘솔로지옥3’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환승연애’는 진짜 헤어진 커플을 섭외하기 위해 3만 명에 DM(메시지)을 보낼 만큼 지난한 제작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이 같은 ‘검증’을 통해 방송에 출연하는 주인공들이기에, 감상하는 내내 ‘나는 솔로’와 어깨를 나란히 할 법한 현실감을 느낄 수 있다. 일반인이던 참가자들의 생활기를 밀착 카메라로 낱낱이 보여준다는 점에서는 일본의 ‘테라스하우스’ 같은 프로그램도 잠깐 연상해 볼 수 있었다.

지난주 공개된 1화에서는 출연진들의 인터뷰, 현실 만남과 이별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교차편집을 도입해 누가 옛 연인 사이였는지 알 수 없게 유도하면서 ‘X(옛 연인)’를 추리하는 묘미를 제공한 점도 인상적. 특히 이번 시즌에는 남자 방과 여자 방 일부가 같은 층(2층)에 배치돼 있고, 비밀 테라스 공간 등이 존재해 남녀 출연자 간 왕래를 편하게 해 과감한 서사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즌1,2를 담당했던 이진주PD가 아닌 김인하PD가 연출을 맡았다는 사실도 이번 시즌만의 새로움이다. 이전 시즌에는 없던 연출인 ‘이별 택배’ 등의 이벤트가 1화부터 등장해 시즌 3만의 재미가 펼쳐질 것임을 암시했다. 패널로는 정기석(싸이먼도미닉), 이용진, 유라, 김예원이 출연해 이전 시즌과 동일한 4인 체제를 유지했다.

‘환연 신드롬’은 계속될 수 있을까. 매주 금요일마다 티빙에서 새로운 에피소드 공개 예정.

티빙 ‘환승연애3’
◇‘도파민 파티’...천국과 지옥 오가는 솔로들의 화끈함

한편 솔로지옥은 출연자들의 과감한 표현, 육체미, ‘천국도’와 ‘지옥도’를 오간다는 설정 등에서 앞선 프로그램들보다 ‘매운 맛’으로 다가온다. 방송 초기에는 한국판 ‘투 핫’으로 평가받으며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얻었지만, 출연진들이 셀럽이 되거나 공중파에 출연하는 등 입소문을 타면서 세간의 걱정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솔로지옥’에 있음을 스스로 입증했다. 현재 8~9화까지 넷플릭스에서 공개.

솔로지옥은 솔로들이 ‘섬’에 표류한다는 설정 때문인지 비키니 차림이 자연스러웠다. 출연자들은 육체미를 과시하며 관능적인 매력을 여실히 뽐냈다.

남출(남성 출연자)들이 사랑을 쟁취하기 위한 팽팽한 긴장감, 경쟁구도를 자극하는 미션들도 이목을 끌었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 중에서 몰입 대상인 히로인(Heroine)을 설정하고, 그 히로인이 사랑을 쟁취해가는 모습에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시즌에서 화두가 되는 인물은 단연 ‘이관희’다. 그가 세 여자와의 사각관계 중심에 있기도 하고, 농구선수로서 커리어도 주목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 ‘얘, 쟤, 쟤’라며 여성 출연자들을 지칭했던 모습은 구설수에 올라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바 있다.

넷플릭스 ‘솔로지옥3’
솔로 지옥은 시즌 끝자락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2일(오후 5시) 공개된 8~9화는 최종 선택까지 단 2주만을 남겨둬 ‘지옥도’에 남지 않으려는 참가자들의 적극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관희와 얽히고설켜 있는 최혜선과 윤하정, 조민지의 러브라인도 그 귀추가 주목 받고 있다. 이외에도 줄곧 하나의 지옥도만 존재하던 종래의 시즌과는 달리, 시즌3에서는 2개의 지옥도가 존재한다는 점도 놀라움을 더했다.

전남대 가정교육과 이서연 교수는 “비혼주의의 흐름 속에서 ‘연애감정’을 대리 만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은 긍정적 효과가 크지만, 동시에 미디어가 보여주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도 필요하다”며 “‘자극성’에만 매몰되지 않고, 사랑과 연애의 본질을 알려주는 프로그램들이 더 많이 등장하면 청년층에게 직간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최류빈 기자 rub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