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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집 ‘올웨이즈 인 마이 하트’ 내는 안치환 “날것 같은 진실함, 그게 포크의 매력”
다음달 27일 음악 인생 망라 콘서트도 계획…책·다큐 영화도 제작
“아직도 유효한 시대의 이야기 만들지만 대중적 감수성도 가져가고파”
2024년 03월 20일(수) 11:20
서울 서대문구 자신의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한 안치환. /연합뉴스
“포크 음악의 매력이요? 나만의 이야기를 과한 장식 없이 여러분께 이야기할 수 있는 겁니다.”

가수 안치환은 “가장 날 것 같은 상황이지만 가장 진실한 순간을 보여줄 수 있다. 거품 없는 내 모습이 전달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포크 음악은 가장 소박하지만, 그러면서도 가장 화려하게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작지만, 강한 파워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안치환은 다음 달 중순께 정규 13집 ‘올웨이즈 인 마이 하트’(Always in my heart) 발표를 앞두고 있다.

새 앨범에는 타이틀곡 ‘언제나 내 마음속에’를 비롯해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두 갈래 길’, ‘여기에 있네’ 등 듣기 편한 포크 장르의 14곡이 빼곡하게 담겼다.

안치환은 특히 ‘난 언제나’(정지원), ‘흔들리며 피는 꽃’(도종환), ‘우리가 눈발이라면’(안도현), ‘어떤 기쁨’(고은), ‘새로운 길’(윤동주)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시 여러 편에 정겨운 멜로디를 붙여 수록했다.

그는 포크를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내 음악의 뿌리이기 때문”이라며 “나는 기타로 음악을 시작해 기타를 들고 공연했고, 기타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노래라는 것은 화려한 수사나 장식이 없이도 이렇게(그는 이 말을 하며 직접 기타를 멨다) 가장 날것으로 들려드릴 때 관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치환은 지난 2003년 서대문구에 스튜디오를 마련한 이후 8집부터 이번 13집까지 20년 넘게 이곳에서 음악 작업을 해 왔다. 음반을 낼 때마다 이런저런 이유로 수록되지 못한 노래를 모아보니 어느덧 정규음반을 낼 정도의 양이 됐다고 했다.

안치환은 “음악적 소양을 잃지 않고 가사 쓰는 훈련을 이어가고 싶어 책을 지속해서 읽는 편”이라며 “시나 소설을 읽다 보면 ‘마음을 건드리는’ 작품들이 있다. 그것들이 노래가 된다. 원작 시인에게 누가 되지 않고자 노래로 완성도를 높였다고 확신이 드는 노래를 발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만돌린, 일렉트로닉 기타, 벤조(미국의 민속 악기) 등 포크 기타 말고도 다채로운 여러 악기를 사용해 음악을 한층 더 풍성하게 가꿨다. 이 가운데 벤조는 과거 미국을 여행할 때 직접 사서 들여온 것이다.

대학 시절 노래패 울림터를 시작으로 1988년 졸업 이후 본격적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한 안치환은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내가 만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히트곡을 냈다. 저항 가요와 대중적인 포크 음악을 ‘두 날개’ 삼아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대중음악계에서 공고하게 입지를 다졌다.

안치환은 타이틀곡 ‘언제나 내 마음속에’를 통해 이러한 자신의 음악 여정을 덤덤하게 풀어놨다. 그는 ‘비틀스의 노랠 들으며 노래를 사랑하게 됐고, 밥 딜런의 노랠 들으며 난 노래의 의미를 생각했네’라고 운을 뗀다. 그러고서 ‘김민기의 노랠 부르며 노래의 힘을 알게 되고, 조용필의 노랠 부르며 난 노래에 미치고 싶었었네’라고 고백한다.

안치환은 “똑같이 생긴 사람이 하나도 없듯이 노래를 대하는 감수성도 사람마다 모두 다르다”며 “그렇지만 사람 마음속에는 분명 ‘공통 분모’도 있을 것이다. 그걸 찾아 세상과 맞선 것이 내가 생각하는 ‘노래의 힘’”이라고 짚었다.

그는 “나는 그간 저항 가요라는 것을 해 왔기에 내 DNA에는 늘 세상에 대한 이야기가 각인돼 있다”면서도 “세상이 늘 똑같은 것이 아니다. 옛날에는 독재 타도를 위해 노래했다면, 이제는 자본주의 세상에서 인간이 가진 우울하고 씁쓸한 이야기, 특히 노동자와 약자의 서글픈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내가 부르는) 노래의 용도가 폐기된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이 시대의 아직도 유효한 이야기를 계속 부르고, 만들고, 연습하고 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하지만 이번 13집은 세상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겠지만, 편하게 듣기 좋은 포크 앨범이기도 하다. 특히 ‘이렇게 언제나 사랑할거야∼’라고 노래하는 열두 번째 트랙 ‘난 사랑이 필요해’는 봄에 잘 어울리는 따스한 곡이다.

안치환은 이 곡에 대해 “나도 때로는 가벼워지고 싶다”며 “조금 더 대중적인 감수성에 다가가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무거운 이미지에서 친숙한 이미지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다음 달 27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단독 콘서트 ‘히스토리’(HISTORY)를 연다. 또 같은 달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담은 책 ‘레코드 오브 레전드(Record of Legend) 안치환’도 낸다. 내년 개봉을 목표로 자신의 음악 여정을 정리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 중이기도 하다.

“제게는 사랑과 기쁨의 감정도 있고, 분노도 있지요. 이런 감정들이 노래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에요. 어떤 특정한 이미지로 저를 가두려 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