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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층 아파트 유감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3년 03월 16일(목) 00:15
고층 아파트를 철거·해체하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는데 바로 경제성이다. 건설업체의 입장에서 보면 사업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해당 부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수요가 넘쳐 재건축의 이익이 기존 아파트의 철거·해체, 거주민 보상, 업체의 수익 등을 감당하고도 남아야 한다. 경제성이 없다면 입주민들이 자력으로 재건축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 모두 업체들이 참여해 두 배로 높이고 촘촘하게 다시 지었다.

아파트를 재건축할 때만이 아니라 허가해 줄 때 역시 지자체가 살펴야 할 내용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거주민 또는 주민의 재거주, 공사에 따른 주변 피해, 지나친 고층 개발로 인한 경관 침해, 업체 수익 적절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무조건 높게만 아파트를 지으려는 건설업체는 분양이 끝나면 개발 이익만 챙기고, 사후 책임은 입주자와 지자체의 몫이 되기 때문이다.

부실 시공으로 무너져 내린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는 39층이다. 광주 곳곳의 좁은 도로에 고층 건물들이 난립하고 있는데, 이를 대표하는 주상복합건물이다. 공사 중에도 주변 상인과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준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를 해체하기 위해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고 게다가 우리나라 기술로도 할 수 없다고 한다.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의 재건축 시기가 도래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현재는 답이 없다는 이야기다.

이제는 고층 아파트들이 광주에 어떤 기여를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때가 됐다. 오죽했으면 민선 7기에 아파트 30층, 상업시설 40층으로 높이를 제한했겠는가. 건설업체들이 로비와 압박을 통해 계속 층수를 높여 개발 이익을 극대화하려 시도했기 때문 아닌가. 광주 어디에서도 무등산을 볼 수 있게 하자는 광주시의 약속은 공염불이 된 지 오래다. 지금까지 광주시는 무엇을 잘못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못한 채 발표한 높이 규제 해제는 잘못이다.

지금까지 광주시장, 도시국장 등 관료들, 도시계획위원회·건축위원회 위원 등 전문가들이 어떤 아름다운 건축물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도시 공간을 광주에 남겼는가. 또다시 부끄러움은 시민의 몫인가.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