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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4시간 전 “압사 위험” … 112 신고, 경찰이 뭉갰다
사고 전 “큰 일 났다” 신고 11건
경찰, 불편신고로 판단 대응 안 해
2022년 11월 01일(화) 20:15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4시간 전에 참사현장인 해밀턴 호텔 옆 골목의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최초 112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일 최초 신고를 포함해 사고 발생 시간(밤 10시15분)까지 4시간 여 동안 “압사당할 것 같다”는 위험을 감지한 112 신고가 경찰에 11건 접수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경찰이 이번 참사를 방기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출석해 “사고 당일 18시 34분경부터 현장의 위험성과 급박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 접수됐지만 사고 예방 및 조치가 미흡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이태원 참사’ 당일 관련 112 신고 접수 녹취록 11건에는 많은 인파로 인한 압사사고 위험을 알리며 경찰의 인원 통제 등 신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첫 신고는 사고 당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6시 34분으로 기록됐다. 참사가 발생한 밤 10시15분 보다 4시간 정도 이른 시점이다.

특히 첫 신고자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옆 골목의 위험성을 알렸다. 신고자는 “해밀턴 호텔 골목에 사람들이 밀려 내려가고, 올라오니까 압사당할 것 같다. 겨우 빠져나왔는데, 인파가 너무 많아 통제 좀 해주셔야 될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그 골목이 굉장히 좁은 골목이다”면서 “이태원 메인 스트리트에서 나오는 인구와 이태원 역 1번 출구에서 사람들이 나와서 그 골목으로 모두 들어간다”고 구체적으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서서 통제해서 인구를 뺀 다음에 안으로 들어오게 해줘야 한다. 나오지도 못하는 데, 지금 사람들이 막 쏟아져서 다니고 있다”고 경찰에 통제 등을 요청했다.

많은 인파로 인한 사고 위험을 알리는 신고는 이후 계속해서 이어졌다. 오후 8시9분 두 번째 신고자도 “사람들 인원이 너무 많아서 정체가 돼 밀치고 난리가 나 막 넘어지고 난리가 났고, 다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후에도 “사람들이 거의 압사당할 것 같다. 아수라장이다” “인파가 너무 몰려서 사고가 날 것 같다. 큰 일이 날 것 같다”는 신고들이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은 첫 신고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고, 계속되는 이태원 일대 핼러윈 축제와 관련한 112신고 전화에도 ‘일반적인 불편 신고’로 판단해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경찰이 시민들의 잇따른 신고를 가볍게 판단하지 않고, 최초 신고 또는 몇 차례 신고 접수 이후 적극적으로 경찰병력 등을 배치해 대응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한편 이태원 참사 사망자가 직전 집계보다 1명 늘어 총 156명이 됐다. 중상자는 사망자로 전환되면서 1명 줄어든 29명, 경상자는 122명으로 부상자는 총 151명이다. 또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외국인 사망자에게도 내국인과 동일하게 2000만원의 위로금과 최대 1500만원의 장례비용이 지원된다.

/최권일 cki@kwangju.co.kr

/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