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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수 가브리엘 신부 “N포세대 청년들에게 ‘성공의 경험’ 나눠주고 싶어”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
밥 걱정 않고 꿈꾸는 삶 응원
3000원 무한리필 식당 운영
패배자라 생각 말고 일어서길
리더의 ‘선한 영향력’ 도움 될 것
2021년 09월 16일(목) 00:10
청년들을 위해 3000원 무한리필 식당을 운영중인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가 지난 14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 강연하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청년들이 포기하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그들을 돕기 위해 손을 내밀어도 그 손을 잡지 않으면 청년들을 도울 수가 없습니다. 스스로 포기해버리면 아무리 도우려고 해도 이뤄지지가 않아요. 청년들이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는 힘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살아오면서 얻게 된 성공 경험, 성취의 경험,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축적되면서 스스로에 대한 신뢰감이 생겨납니다. 청년들에게 그런 경험을 나눠주고 싶습니다.”

자나깨나 청년 생각 뿐인 ‘열혈사제’ 이문수 가브리엘 신부가 광주를 찾았다. 지난 14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9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 강연에 나선 이 신부는 성공한 리더들에게 이 시대 청년들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실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청년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고 싶다는 이 신부는 서울에서 3000원짜리 김치찌개 무한리필 밥집 ‘청년문간’을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이기도 하다. 가난한 청년들이 적어도 밥 걱정을 하지 않고 꿈꾸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따뜻한 김치찌개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다. 지난 4월 TV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이 신부가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이 신부는 광주를 ‘제2의 고향’과 같은 곳이라고 전했다. 글라렛 선교수도회 소속인 그는 나주 남평에 있는 수도원에 들어가면서 광주를 처음 방문했다. 광주 가톨릭대학교에 다녔던 그는 신학생 시절 외출 나오면 충파(충장로파출소)에 나가 영화를 보거나 ‘치맥’을 한 후 수도원으로 돌아가는 게 소소한 즐거움이었다고 추억했다.

종교인인 이 신부가 ‘밥집 사장’이 된 건 지난 2015년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생활하던 청년이 굶주림으로 세상을 떠난 사연을 접하면서다. 어느 수녀님의 제안으로 수도회의 동의를 얻어 청년들을 위한 식당 개업을 준비했고 2017년 12월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식당을 운영하면서 청년들을 만날 기회가 많은데, 요즘 청년들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아요. 대학생들이 1학년 때부터 고시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듯이 공부를 해요. 공부 뿐만 아니라 봉사활동도 열심히 해요. 왜냐, 스펙을 쌓아야 하니까요. 열심히 산다는 건 좋은 일이지만 한편으론 안쓰럽기도 합니다.”

이 신부는 지금의 대한민국 청년들이 10대 이전의 어린 나이부터 너무 열심히 살아오면서 일찍 ‘번아웃’(burnout)에 빠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가끔 열심히 살고 있지 않은 것 같은 청년들이 보입니다. 본의 아니게 경쟁에서 뒤처진 이들이죠. 꿈을 위해 다들 애쓰고 있지만 모두가 뜻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사회가 워낙 경쟁도 심한데다 부모님의 전적인 지원과 기대로 성장을 하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심하게 마음의 상처를 입더라는 거죠. 그래서 지금 한국사회에 일본처럼 ‘히끼꼬모리’(은둔형 외톨이)가 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뒤처졌다고 해서 패배자나 실패자인 건 아닙니다.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키우면 됩니다.”

이 신부는 지역 리더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밥집 사장’을 하면서 느끼게 된 건 누군가를 고용해서 월급을 준다는 게 새삼 대단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스스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내가 속한 곳에서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분들이 되셨으면 합니다. 조금은 격려해주고 기다려주며, 청년들을 성장시켜 주는 리더가 되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는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다. 오는 28일 개그맨이자 사업가로 성공한 고명환의 강의가 이어진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