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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끝나자…광주 산업계, 임단협 진통 경제 위축 우려
금호타이어 노조, 공장 점거농성…곡성·평택공장 확대 가능성
기아 노조, 조합원 파업권 확보…20일까지 사측과 교섭키로
2021년 08월 17일(화) 18:35
17일 오전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관계자가 길을 지나고 있다. 임단협 난항을 겪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광주공장 일부를 점거 농성했다./연합뉴스
광주지역 대형사업장들이 여름 휴가를 마치고 생산 재개에 나섰지만, 동시에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재개되면서 주요 산업계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사측과 임단협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고, 기아 노조도 파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측과 집중 교섭에 나서고 있다. 지역 주력 산업계가 임단협 진통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17일 지역경제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사측과 임단협 갈등을 빚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오전 광주공장 내 크릴룸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원 20여명이 이날 오전 5시50분께 2공장 크릴룸 앞에서 농성을 벌였고, 노조 간부 1명이 크릴룸 안으로 들어가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크릴룸은 타이어 생산 공정의 초기 단계인 압연 공정을 하는 곳으로, 가동되지 못하면 전체 공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조 측은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이후 사측과 재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18일 이후에도 사측의 변화된 입장이 없다면 투쟁을 곡성과 평택 등 전 공장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이다.

여기에 노조는 사측이 농성장에 일반직을 투입하거나, 시설 보호를 요청해 경찰이 투입될 경우 전면 파업 투쟁에 나서겠다는 경고까지 하고 나선 상태다.

앞서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난달 25일 노사 협상을 통해 임금 동결과 국내공장 고용안정 및 미래비전, 광주공장 이전, 우리사주 분배(사측 250억원 출연), 하계 휴가비 인상(20만원) 등을 잠정 합의했지만,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51.6%가 합의안에 반대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잠정 합의안은 어려운 회사 상황으로 논의의 폭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노사가 도출할 수 있는 ‘최선의 안’으로, 노조가 회사 경영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사측은 “지난해 단체교섭을 올해 초 합의하며 통상임금 인상분 적용(8.3%)과 격려금 100만원 지급 등 수 백억 원의 추가 비용이 이미 발생한 상태에서 또다시 추가적인 일시금 등은 무리한 요구다”며 “회사 경영환경과 실정을 외면한 조합의 불법행위는 갈등과 위기를 더욱 심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합은 불법 점거 농성을 중단하고 대화를 통해 간극을 좁혀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아 노사 역시 지난 6월부터 교섭을 이어왔지만 아직까지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지난 12일 9차 본교섭을 진행한 데 이어 오는 20일까지 집중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기아 노조는 기본급 9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성과급 전년도 영업이익의 30%, 정년 연장(최대 만 65세), 노동시간 주 35시간으로 단축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측은 정년 연장 등의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으로 별도 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아 노조는 지난달 20일 열린 8차 교섭에서 사측이 제시안을 내놓지 않았다며 교섭결렬을 선언한 뒤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이후 조합원 2만8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 73.9%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당장 파업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보이지만, 파업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광주공장의 주력 생산 차종인 스포티지 신형이 출시돼 사전 흥행을 거두는 등 기대감이 큰 상황에서 노사 갈등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물류비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지역경제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대형사업장의 파업은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지역경제를 위해 노사가 하루빨리 합의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