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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데이터 야구·체계적인 지원… KIA, 타산지석 삼아야
두산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집행검 세리머니 화제
선수 영입에 통 큰 지원…원정 때 1인 1실 배려 선수 경기력↑
데이터팀 전문적으로 운영…창단 9년 만에 우승 위업
2020년 11월 26일(목) 00:00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양의지 등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모기업 NC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집행검을 들어 올리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장 양의지가 ‘집행검’을 뽑아올리는 순간 NC 다이노스의 꿈이 현실이 됐다.

NC는 지난 2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0 KBO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이날 NC는 역대 신생팀 최단기간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지난 2011년 창단해 2013년에 1군 무대에 진입한 만큼 9년 만에 이룬 우승이다.

극적이었던 우승의 마지막 순간도 화제였다.

팀의 안방마님이자 주장 양의지는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삼진 공을 잡아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투수 원종현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눈 양의지는 한 동안 그라운드에 누워 감격의 순간을 만끽했다.

한결같은 표정으로 시즌을 달렸던 양의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했다. 화제의 눈물 뒤 다시 한번 양의지에게 시선이 쏠렸다.

시상식에 앞서 특별한 ‘검’이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모기업인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의 귀한 아이템인 ‘집행검’ 실제 모형이었다. 주장 양의지가 이 검을 뽑아 높게 들어올리자 NC 선수들은 승리의 함성을 질렀고, 이 장면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화제가 됐다.

NC는 삼총사의 유명한 문구인 ‘All for One, One for All’(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을 이번 한국시리즈 콘셉트에 활용했다.

NC 선수단이 검을 활용한 우승 세리머니 아이디어를 냈고, 김택진 구단주가 직접 검을 공개했다. 이들은 함께 이룬 결실을 축하하는 ‘One for All’ 세리머니로 눈길을 끌었다.

정규시즌 우승을 지켜보기 위해 광주-대전-창원 투어를 했던 김 구단주는 한국시리즈 현장에서도 함께 하며 NC의 질주를 돋보이게 했다.

2011년 NC가 대기업 장벽을 뚫고 KBO리그에 처음 뛰어들었을 때만해도 우려와 무시의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NC는 화제의 세리머니에서 보여준 것처럼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전으로 KBO에 이슈를 만들곤 했다.

창단 후 선수들에게 개인 명함과 엔씨소프트 사원증을 만들어주며 ‘하나’라는 소속감을 심어줬고, 2014년에는 KBO구단 중 처음으로 원정경기 때 1인 1실을 제공해 선수들의 경기력을 높였다. 이번 한국시리즈 때도 NC는 선수들에게 최고급 호텔을 배정했다.

구단 최고의 자산인 ‘선수’들의 가치를 높이는데도 주력했다.

우승이라는 목표를 위해 구단주가 직접 나서 양의지라는 특급 전력을 채웠고, 올 시즌 중반에는 KIA와의 깜짝 트레이드로 분위기를 바꿨다. 전력 외 선수였던 김태진을 통해 박정수라는 미래 자원까지 얻어 트레이드의 승자가 됐다.

지난 시즌 영입한 이명기도 우승을 확정하는 결승타를 만들어내며 2년 연속 트레이드 효과를 누렸다.

또 선수들의 부상 원인 등을 꼼꼼하게 파악해 올 시즌 홈구장 그라운드 컨디션을 조절하는 등 선수들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만드는 데도 고심했다.

데이터 야구도 최단기간 우승의 바탕이 됐다.

형식적으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도입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전력분석팀을 운영하는 구단도 있지만 NC는 전문적인팀을 운영하고 있다. 12명 중 데이터를 읽고 가공하는 직원만 6명, 금녀의 벽을 깨고 여성 직원도 합류했다.

선수들은 지급된 태블릿 PC로 팀의 데이터 분석 프로그램을 만점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적극 수용하면서 승률을 높이고 있다.

이동욱 감독은 일찍부터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해온 지도자이다. 구단의 뜻과 현장의 의지가 잘 맞물리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또한 구단의 각 부서마다 보고 체계를 간소화해서 특성에 맞는 업무를 효율적으로 소화하도록 했고, 본사 차원에서 R&D 팀을 운영해 지역에 떨어져 있는 야구단이 정체되지 않게 한 것도 의미있다.

신생팀으로 시행착오도 있었고, 논란도 있었지만 변화와 시도를 통해 NC가 꿈을 이뤘다.

‘뜬금 우승’ 뒤 후퇴와 정체를 반복한 KIA 타이거즈 입장에서도 고민해봐야 할 장면들이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