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없이 즐긴다…달라지는 송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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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없이 즐긴다…달라지는 송년회
영화 단체 관람·방탈출 게임·스크린 야구장 등 연말 인기
성인 대상 설문…간소한 송년회 보내겠다 48.6% 답해
2019년 12월 03일(화) 04:50
‘송년회’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넉넉지 않은 지갑 사정도 있지만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려는 직장 문화가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광주·전남지역 기업계에서는 ‘술 모임’ 보다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모임으로 연말 회식 문화가 바뀌고 있다.

광주·전남에서 단 한 곳 있는 롯데시네마 프리미엄 상영관 ‘샤롯데’는 기업 사이에서 인기 회식 장소로 꼽힌다. 샤롯데가 위치한 롯데시네마(롯데백화점 광주점 내)에는 이달 12건의 단체 관람이 예약돼있다. ‘샤롯데’에서 단체 관람을 하면 최고급 가죽 리클라이너 관람석에서 와인과 간식을 즐길 수 있다. 30석 규모 ‘샤롯데’ 단체 이용료는 1회당 52만5000원(비성수기)~100만원대(성수기)로 다양하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롯데백화점 인근 은행·증권사 등 금융기관과 학교 등 단체 문의 전화가 하루 5~6건 걸려오는 편”이라며 “단체 관람 절반 넘게는 ‘샤롯데’ 예약 건으로, 오페라와 같은 클래식 공연이나 무겁지 않은 코미디 영화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술 없이’ 즐길 수 있는 방탈출 카페, 스크린야구장, 실내 양궁장 등 체험형 공간도 연말 모임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에 5년 전 스크린야구장을 연 손남진(51)씨는 연말 대목을 기대하고 있다. 이 스크린야구장 반경 1㎞ 안에는 한전 등 혁신도시 이전기관 11개가 밀집해 있다. 이용 가격은 6인 기준 3만3000원부터 9인 4만9000원까지 인원별·시간대별로 다르다. 손씨는 “혁신도시 기관 직원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삼삼오오 또는 10명 안팎 부서별로 이곳을 찾고 있다”며 “하루 5팀 정도 스크린 야구를 즐기며 회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간다”고 말했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 있는 문화기획사 ㈜상상오는 오는 20일 가족과 거래처 직원을 초대해 한 해를 돌아보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상상오 홈페이지>


광주시 서구 화정동에 있는 문화기획사 ㈜상상오는 오는 20일 호텔 라운지에서 송년 모임을 열 계획이다. 30여 명의 직원들은 가족과 거래처 직원을 초대해 한 해를 돌아보며 비밀 선물을 나누거나 직접 만든 상장으로 서로 시상을 하는 등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직원 이슬하(29)씨는 “음주만을 강요하지 않고 직원의 의견을 반영한 유쾌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반면 전통적인 송년회 장소로 꼽혀온 대형 음식점, 주점, 노래방 등은 ‘연말 특수’가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광주시 동구 불로동에서 유명 소고기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연말이라고 해서 단체 고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매출은 나아지지 않았는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직원 6명에 대한 인건비가 월 200만원 가량 늘어나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취업정보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최근 성인 625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48.6%)는 “간소하게 송년회를 보내겠다”고 답했다. “떠들썩하게 보내겠다”는 답변은 29.3%에 머물렀고 “조용하게 보내겠다”가 16.6%로 뒤를 이었다.

송년회 평균 예상 경비는 22만원으로, 연령대별로 ▲20대 21만원 ▲30대 25만 ▲40대 23만원 등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별로 선택한 송년회 장소를 보면 20대는 일반음식점(69.1%)→우리 집이나 친구의 집(36.8%)→호텔·파티룸(27.4%) 순으로 답했다. 30대와 40대는 일반음식점(각 67.9%, 72.4%)→뷔페·프랜차이즈 레스토랑(각 35.8%, 38.2%)에서 송년회를 보내겠다고 말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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