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 타결 … 관세 15%·연간 200억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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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협상 타결 … 관세 15%·연간 200억 달러 투자
쌀·쇠고기 추가 개방 안해
현금투자 2천억·조선 1500억달러
NSC 조선 협의체 출범키로
북·미 정상회담 사실상 불발
2025년 10월 29일(수) 20:20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한미 무역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한미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고, 대미 투자 3500억달러 패키지를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집행하기로 큰 틀의 합의에 도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거의 타결”을 공식화하면서, 관세·투자·안보를 묶은 ‘빅딜 프레임’이 막판 세부조정만 남긴 채 사실상 매듭을 눈앞에 뒀다. <관련기사 3·9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뒤 브리핑을 통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세부내용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한미 관세는 15%를 유지하고 자동차에도 동일한 세율을 적용한다”면서 “반도체는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는 관세 원칙을 확인해 공급망 차익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관세 체계에서는 항공기 부품과 의약품 등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의약품과 목재 등에는 최혜국 대우를 부여해 산업 전반의 관세 예측가능성을 높였다”고 덧붙였다.

우려했던 농업 분야 추가 개방에 대해서는 “쌀과 쇠고기 등 민감 품목의 추가 개방을 방어했다”면서 ‘시장 접근-민감 품목 보호’의 균형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쟁점이었던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내용과 관련해서는 “현금 투자는 2000억달러,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애초 미국은 한국에 총 3500억 달러 현금 투자를 요구했었다.

김 실장은 “2000억달러 투자는 한 번에 이뤄지는 게 아니라 연간 200억달러 한도 내에서 사업 진척 정도에 따라 달러로 투자한다”면서 “이에 우리 외환시장의 감내 가능한 범위에 있으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 수익은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미가 5대5로 배분하되 사업 여건에 따라 조정 가능성을 열어뒀다.

투자 안전판도 강화됐다. 상업적 합리성과 원금 회수 장치를 양국 양해각서에 명시하고, 민관 합작 플랫폼인 마스가를 한국 기업 주도로 설계해 정부 보증을 포함시키는 방안이 추진된다. 세부 문안도 거의 마무리 단계라는 것이 김용범 대통령 정책실장의 설명이다.

관세 타결과 함께 외교·안보 축도 병행 가동된다. 양국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조선협력 협의체를 출범시켜 미국 내 선박 건조와 한국 조선 역량을 연계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가 됐다”며 필라델피아 조선소 등 현장 협력을 거론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조선 협력이 동맹의 실질화를 심화한다”고 화답했다.

북핵 억지와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억지력 향상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 대통령이 요청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연료 공급 허용 요청에 대해 공감하며 후속 협의를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에 대해서도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문에서도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달라”고 요청했다.

북미 정상 간 회동의 경우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불발’을 공식화했다.

이 대통령은 “아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심을 잘 수용하지 못하고 이해를 잘 못한 상태”라며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하신 그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난 김정은을 매우 잘 안다.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 우리는 정말 시간을 맞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주=오광록 기자 kro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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