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기아 EV5 시승기] 광주 생산 기아 ‘EV5’…패밀리 SUV 기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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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기아 EV5 시승기] 광주 생산 기아 ‘EV5’…패밀리 SUV 기준이 되다
담양 메타세쿼이아길까지 왕복 60㎞ 질주…안정된 승차감 인상적
더욱 넓어진 실내 공간·주행 환경·1회 충전 시 460㎞ 주행 등 돋보여
페달 오조작·가속 제한 보조 등 가족 위해 안전 SUV 콘셉트 구현
2025년 10월 29일(수) 18:25
기아 오토랜드광주에서 생산되는 첫 전용 전기차 EV5가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을 달리고 있다. <기아 제공>
광주에서 태어난 전기 SUV가 도심을 벗어나 숲길로 향했다.

지난 28일 기아 오토랜드광주에서 출발한 ‘더 기아 EV5(The Kia EV5)’는 담양 메타세쿼이아길까지 왕복 60㎞ 구간을 달리며 전동화 시대 패밀리카의 새로운 기준을 보여줬다.

기아 전용 전기차 라인업 중 다섯 번째 모델인 EV5는 정통 SUV 바디 타입을 적용한 준중형 전동화 차량으로, 가족이 타기에 안성맞춤일 정도로 넓고 쾌적한 승차감을 선사했다.

‘EV 대중화의 새로운 표준’이라는 기아의 목표처럼 EV5는 첨단 기술에 더해 실용성과 안정감까지 초점을 맞췄다.

이날 첫 대면한 EV5의 단정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이었다.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라는 기아의 디자인 철학이 구현된 차체는 박시(Boxy)하면서도 역동적인 비율이 인상적이었다.

메타세쿼이아길로 향하는 도로에 차량이 잠시 신호 대기하자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묵직한 SUV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더 기아 EV5 외관. <기아 제공>
EV5의 실내는 ‘여유’라는 단어로 요약됐다.

전장 4610㎜, 전폭 1875㎜, 전고 1675㎜, 축간거리 2750㎜로 기존 준중형 전기차보다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자랑했다.

수치로는 준중형이지만 체감 공간은 중형에 가깝게 느껴졌다. 특히 2열 다리 공간(1041㎜)은 동급 최고 수준답게 2열에 성인 남성 두 명이 탔는데도 넉넉한 공간을 제공했다.

센터콘솔은 1·2열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컵홀더·트레이·수납공간이 효율적으로 배치된 점이 돋보였다.

전기차답게 주행 중 실내 역시 조용했다. 전기 모터의 특성상 소음이 적은 것은 물론 소리 차단 유리와 도어 실링 구조가 잘 잡혀 있어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았다.

12.3인치 클러스터와 인포테인먼트,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가 연결된 파노라믹 와이드 디스플레이까지 더해 높으면서도 탁 트인 시야감을 제공했다.

더 기아 EV5 실내. <기아 제공>
연비도 훌륭한 수준이었다. 광주에서 주행 가능 거리 379㎞로 출발한 차량은 담양까지 30㎞를 달렸지만 주행 가능 거리 340㎞를 유지했다. 추운 날씨에 히터와 좌석·핸들 열선까지 모두 켰는데도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것을 보여줬다.

기아는 EV5에 81.4㎾h NCM 배터리와 160㎾ 전륜 모터를 탑재했는데, 정격 주행거리는 1회 충전 시 460㎞ 주행이 가능하다.

주행 환경도 수준급이었다.

광주 오토랜드 정문을 나서 담양으로 향하는 길은 80㎞ 과속 단속 구간과 마을 길 등이 더해져 다양한 주행 환경을 경험하기에 적당했다.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반응력이 느껴지지만 지나치게 튀지 않고 부드럽게 힘을 전달했다. 50㎞로 달리던 차량이 90㎞까지 속도를 내는 데에는 1.5초도 걸리지 않았다.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노면 충격을 안정적으로 흡수해 고속에서 흔들림도 적었다.

‘i-페달 3.0’ 모드에서는 가속·감속·정지를 페달 하나로 제어할 수 있어 도심 구간에서도 발의 피로도가 줄었다. 회생제동 강도는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이 자동으로 조절하며 내리막 구간에서는 제동력이 자연스럽게 걸려 불안감이 없었다.

담양 메타세콰이어길을 지나 신호에 따라 정차 후 재출발도 매끄럽게 이어졌다.

EV5에는 ‘패밀리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가속 제한 보조,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대거 적용됐다.

신호 대기 후 급가속할 때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오조작하는 위험 상황을 방지하고 서라운드 뷰 모니터와 후방 교차 충돌 방지 보조 기능도 민감하게 작동해 좁은 도심 골목길 주행 시 유용했다. 서라운드 뷰 모니터 기능은 담양 읍내로 들어서 좁은 왕복 2차로에서 빛을 발했다.

‘스티어링 휠 그립 감지 시스템’도 안전 운전을 도왔다. 핸들에서 잠시 손을 떼면 즉각적인 경고가 오고 차선 유지 보조가 작동하면서 차량이 스스로 중심을 잡았다. 또 차선 변경 시 뒤편 사각지대에 차가 있으면 핸들에서 진동이 울리며 경고했다.

이러한 기능은 ‘가족을 위한 패밀리 SUV’라는 차량 콘셉트를 충실히 구현했다고 느껴졌다.

실내 여유로운 공간과 주행 성능 외에 ‘소리’에도 신경 쓴 점이 흥미로웠다. 새롭게 적용된 EV5의 ‘볼드 모션 심포니’는 단순한 효과음을 넘어섰다.

시동을 걸 때, 방향지시등을 켤 때, 심지어 주행을 마칠 때까지 일관된 선율로 운전자와 차량 사이의 교감을 형성한다. 차선 변경 시 소리가 명쾌하게 울리며 감성적인 청각 경험까지 제공했다.

이번 시승은 차량 체험을 넘어 광주 생산 전기차가 지역 도로 위에서 어떤 존재감으로 달릴 수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담양 메타세쿼이아길을 부드럽게 가로지르는 EV5는 ‘지속 가능한 이동성’이 머지않은 미래임을 실감케 했다.

무엇보다 EV5가 기아 오토랜드광주에서 생산되는 첫 전용 전기차라는 점도 남다르게 다가왔다.

더 기아 EV5 실내. <기아 제공>
EV5의 판매 가격은 전기차 세제 혜택 적용 전 기준으로 롱레인지 ▲에어 5114만원 ▲어스 5509만원 ▲GT 라인 5625만원이다.

정부·지자체 전기차 보조금을 고려한다면 기본 트림인 에어를 기준으로 4000만원 초반부터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광주시의 EV5 보조금은 국비 562만원, 지방비 319만원이었다. 전기차 보조금은 국비 결정 후 비율에 맞춰 지방비가 결정되기 때문에 해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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