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멸구 도심 습격...때 아닌 방역전쟁
“수백마리 집 들어와 깜짝 놀라”…광주 시민들 한밤 중 벌레잡기 대소동
이례적 늦더위에 아파트·상가 등 불빛 좇아 날아와…자치구 방역 비상
이례적 늦더위에 아파트·상가 등 불빛 좇아 날아와…자치구 방역 비상
![]() 불빛을 보고 광주시 한 가정집 안으로 들어온 멸구류의 사체. <SNS 갈무리> |
“모기나 파리도 아닌 벌레가 방충망을 뒤덮고, 집 안에 들어와 잡는데 애를 먹어요.”
올해 이례적인 늦더위로 인해 농촌의 불청객인 멸구류가 광주 도심에 몰려들어 지역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최근 광주 지역 주민들의 멸구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집 안으로 멸구류 수백 마리가 들어와 깜짝 놀랐다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광주시 남구 주월동에 사는 A씨는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 지내던 중 갑자기 집 안으로 들어온 정체 모를 까만 벌레들로 당황했다.
한 시간 가량 문을 열고 있는 동안 느슨해진 방충망 사이로 셀 수 없이 많은 벌레들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살충제를 뿌렸으나 잘 죽지 않아 한밤중 벌레 잡기에 진땀을 쏟았다.
광주시 서구 풍암동에 사는 B씨도 시원한 밤공기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방충망 물구멍과 틈새를 다 막았지만 불빛을 따라 방충망에 달라붙은 탓에 창문을 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B씨는 살충제를 뿌려보고 모기향도 피워봤지만 소용이 없어 결국은 창문을 닫은채 지내고 있다.
올 여름 광주·전남에 늦은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해충인 멸구류가 도심에서 기승을 부리는 등 이상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일 광주일보가 전남 농업기술원 친환경 농업연구소 등에 지역민들이 올린 해충 사진을 의뢰한 결과 ‘멸구류’라는 답변을 받았다.
멸구류는 6월 중순께 저기압을 통과해 중국에서 날아와 온도가 높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56종이 살고 있으며 머리가 좁고 종아리 마디 끝부분에 돌기가 있다.
통상 멸구류는 8월에 성충이 알을 낳고 변태를 한차례 반복한 뒤 9월 이전에 사라지지만 올해는 무더위로 6월에 1세대, 8월에 2세대를 거쳐 9월에 3세대까지 알을 깨고 나오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통상 9~10월에 보이지 않던 멸구류가 뒤늦게 번식해 농촌에서는 벼 줄기 하단의 즙을 빨아먹는 피해를 낳고, 빛을 좇는 특성상 도심으로까지 몰려들고 있다.
아파트나 주택 뿐 아니라 상가 까지 멸구가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지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다.
주민들의 피해호소가 잇따르자 자치구 동사무소는 용역을 맡겨 일주일에 2차례 소독 방역차량을, 3차례 하수구와 길가에서 때아닌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전남 농업기술원 친환경 농업연구소 관계자는 “멸구류는 집단으로 무리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고 불빛만 보면 달라들기 때문에 한번에 모여드는 양이 많다”며 “자치구 차원에서 방제량과 횟수를 늘리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온이 떨어지고 있어 멸구류의 번식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남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멸구류 서식 온도는 25도~28도인데, 가을철 기온이 떨어지면서 3세대 부화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 도심에서도 점차 모습을 감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
올해 이례적인 늦더위로 인해 농촌의 불청객인 멸구류가 광주 도심에 몰려들어 지역민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최근 광주 지역 주민들의 멸구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는 집 안으로 멸구류 수백 마리가 들어와 깜짝 놀랐다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
![]() 광주지역 맘카페에 멸구류가 집 안으로 들어와서 피해를 입었다는 글과 사진들이 올라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
한 시간 가량 문을 열고 있는 동안 느슨해진 방충망 사이로 셀 수 없이 많은 벌레들이 집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살충제를 뿌렸으나 잘 죽지 않아 한밤중 벌레 잡기에 진땀을 쏟았다.
광주시 서구 풍암동에 사는 B씨도 시원한 밤공기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방충망 물구멍과 틈새를 다 막았지만 불빛을 따라 방충망에 달라붙은 탓에 창문을 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B씨는 살충제를 뿌려보고 모기향도 피워봤지만 소용이 없어 결국은 창문을 닫은채 지내고 있다.
3일 광주일보가 전남 농업기술원 친환경 농업연구소 등에 지역민들이 올린 해충 사진을 의뢰한 결과 ‘멸구류’라는 답변을 받았다.
멸구류는 6월 중순께 저기압을 통과해 중국에서 날아와 온도가 높고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56종이 살고 있으며 머리가 좁고 종아리 마디 끝부분에 돌기가 있다.
통상 멸구류는 8월에 성충이 알을 낳고 변태를 한차례 반복한 뒤 9월 이전에 사라지지만 올해는 무더위로 6월에 1세대, 8월에 2세대를 거쳐 9월에 3세대까지 알을 깨고 나오게 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통상 9~10월에 보이지 않던 멸구류가 뒤늦게 번식해 농촌에서는 벼 줄기 하단의 즙을 빨아먹는 피해를 낳고, 빛을 좇는 특성상 도심으로까지 몰려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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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피해호소가 잇따르자 자치구 동사무소는 용역을 맡겨 일주일에 2차례 소독 방역차량을, 3차례 하수구와 길가에서 때아닌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전남 농업기술원 친환경 농업연구소 관계자는 “멸구류는 집단으로 무리지어 이동하는 습성이 있고 불빛만 보면 달라들기 때문에 한번에 모여드는 양이 많다”며 “자치구 차원에서 방제량과 횟수를 늘리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기온이 떨어지고 있어 멸구류의 번식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남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멸구류 서식 온도는 25도~28도인데, 가을철 기온이 떨어지면서 3세대 부화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며 도심에서도 점차 모습을 감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