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즐거운 실천 공간
광주 충장로 ‘순환실험실 한걸음 가게’
제로 웨이스트 숍·장비도서관 등 눈길
목~토 운영…워크숍·수다회 등도 진행
제로 웨이스트 숍·장비도서관 등 눈길
목~토 운영…워크숍·수다회 등도 진행
![]() 광주시 동구 충장로에 문을 연 ‘순환실험실 한걸음 가게’는 고쳐 쓰고 다시 쓰는 물건의 ‘순환’에 관심이 많은 공간이다. 다양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숍
<한걸음 가게 제공> |
지난 15일 광주시 동구 충장로 4가 ‘순환실험실 한걸음 가게’(이하 한걸음 가게· 동구 충장로 45-2 2층)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걸음 가게 여는 날’ 행사장을 찾은 이들은 가지고 온 의류를 교환하고,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구입하고, 음식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축하 노래가 이어지고, 한걸음 가게가 꿈꾸는 ‘실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가졌다. 동구청 행사에서 사용한 폐현수막으로 만든 작은 손가방은 이 공간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듯했다.
공간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곳은 물건을 고쳐 쓰고 다시 쓰는 ‘순환’에 관심이 있다. 환경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부담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하는 시민실천공간을 꿈꾼다.
한걸음 가게는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한 번 만들어진 자원의 쓰임과 순환을 고민하는 공간 ‘우리동네 회수센터’에서는 종이팩, 투명 유리병, 플라스틱 병뚜껑, 건전지, 전선류 등을 회수한다. 제로웨이스트숍에서는 칫솔, 비누, 숟가락, 식물 수세미, 실리콘 파우치, 접이식 용기 등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닌, 다회용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다. 또 구연산 등 세제와 작두콩, 우엉, 가루 커피 등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무게를 달아 가져갈 수 있다.
다양한 공구를 갖춘 ‘장비도서관’도 눈길을 끈다. 조선이공대와 함께 조성한 공간으로 드릴, 망치, 자전거 펑크 수리용품 등 집에 갖춰 두기 어려운 다양한 장비를 빌려갈 수 있다. 수선 기술을 배워볼 수 있는 재봉틀도 놓여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가정용 미싱을 갖춰두고 있으며 공업용 미싱의 기부나 장기대여를 기다리고 있다. 그밖에 기후위기 생태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거름이 될 책을 모아둔 ‘거름 책장’도 눈길을 끈다.
지역문제해결 플랫폼과 진행한 한걸음 가게는 지난 2020년 10월 송정 마을 카페 이공에서 45일간 팝업 형태로 운영됐었다. 당초 공공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여의치 않아 이곳에서 출발을 알렸다.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은 제로웨이스트숍이 광주에 처음 생긴 셈이라 인기가 높아 2000여명이 다녀갔고 관련 워크숍도 80회 이상 진행했다. 이후 이공이 운영을 이어받으며‘1회 용품 없는 가게’로 이름을 알렸다.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텀블러를 대여 해주며 세제와 화장품도 조금씩 나눠서 판매했다. 일부러 ‘배움 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걸음 가게 김지현 대표는 광주시 동구청이 운영하는 청년빈집 프로젝트에 선정돼 충장로에 ‘실험공간’을 열었고, 책상 등 비품 역시 80%를 기부와 나눔으로 채웠다.
“이제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죠. 환경을 생각하는 물건으로 대체해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물건을 덜 구매하고 오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쳐 쓰고 오래 쓰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싶었어요. 또 그런 활동을 하는 게 어렵지 않으면 좋게다고 생각했고요. 한걸음 가게는 ‘고쳐 쓰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입니다.”
<시내 한 복판인 충장로에 문을 연 것은 다른 곳들과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좋은 장소였기 때문이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곳, 물품의 순한에 대해 생각하는 곳을 표방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이나 제도가 바뀌어야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작은 실천이라고 생각해요.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 하나 하나와 실천이 모여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하고 서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곳, 그런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종이팩을 모으며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종이팩이 화장지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갖고 시작한 게 출발이었다. ‘이게 될까?’라는 의문은 ‘이게 되네’라는 탄성으로 바뀌었고 자신감을 얻었다. 외국여행에서 제로웨이스트 팝업을 발견하고선 언제가 이런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걸음 가게는 지금까지 프로그램이 열릴 때만 문을 열었었다. 아이폰 뱃터리 교체, 우산 수선, 삶과 연계된 바느질 등 다양한 수선워크숍과 강연, 다채로운 주제로 열리는 수다회, 작은 축제 등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한걸음 가게는 주 3회 오픈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매주 목~토요일(오전 11시~오후 7시) 문을 열며 워크숍, 강연,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는 인스타그램에 공지한 후 진행할 예정이다. 물건만 사거나 공간을 구경하고 가도 되고 1일 이용권(5000원)을 구입하거나 멤버십에 가입해 자율음료대를 이용하며 편하게 머물다 가도 좋다. 마지막 공간 정비를 위해 20, 21일은 문을 닫으며 22일 문을 연다. 이날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작은 선물도 증정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한걸음 가게는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한 번 만들어진 자원의 쓰임과 순환을 고민하는 공간 ‘우리동네 회수센터’에서는 종이팩, 투명 유리병, 플라스틱 병뚜껑, 건전지, 전선류 등을 회수한다. 제로웨이스트숍에서는 칫솔, 비누, 숟가락, 식물 수세미, 실리콘 파우치, 접이식 용기 등 한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닌, 다회용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다. 또 구연산 등 세제와 작두콩, 우엉, 가루 커피 등도 자신이 원하는 만큼 무게를 달아 가져갈 수 있다.
![]() 공구를 대여할 수 있는 ‘장비도서관’<한걸음 가게 제공> |
지역문제해결 플랫폼과 진행한 한걸음 가게는 지난 2020년 10월 송정 마을 카페 이공에서 45일간 팝업 형태로 운영됐었다. 당초 공공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로 여의치 않아 이곳에서 출발을 알렸다.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은 제로웨이스트숍이 광주에 처음 생긴 셈이라 인기가 높아 2000여명이 다녀갔고 관련 워크숍도 80회 이상 진행했다. 이후 이공이 운영을 이어받으며‘1회 용품 없는 가게’로 이름을 알렸다.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텀블러를 대여 해주며 세제와 화장품도 조금씩 나눠서 판매했다. 일부러 ‘배움 여행’을 오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걸음 가게 김지현 대표는 광주시 동구청이 운영하는 청년빈집 프로젝트에 선정돼 충장로에 ‘실험공간’을 열었고, 책상 등 비품 역시 80%를 기부와 나눔으로 채웠다.
“이제는 우리의 라이프 스타일을 바꿔야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죠. 환경을 생각하는 물건으로 대체해 사용하는 단계를 넘어 물건을 덜 구매하고 오래 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고쳐 쓰고 오래 쓰는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싶었어요. 또 그런 활동을 하는 게 어렵지 않으면 좋게다고 생각했고요. 한걸음 가게는 ‘고쳐 쓰는 삶’에 대해 고민하는 공간입니다.”
<시내 한 복판인 충장로에 문을 연 것은 다른 곳들과 상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해보기 좋은 장소였기 때문이다.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곳, 물품의 순한에 대해 생각하는 곳을 표방하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책이나 제도가 바뀌어야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작은 실천이라고 생각해요.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마음 하나 하나와 실천이 모여 커다란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길이 만들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실행하고 서로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곳, 그런 사람들을 연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 대표는 종이팩을 모으며 환경운동을 시작했다. 종이팩이 화장지로 만들어진다는 사실에 호기심을 갖고 시작한 게 출발이었다. ‘이게 될까?’라는 의문은 ‘이게 되네’라는 탄성으로 바뀌었고 자신감을 얻었다. 외국여행에서 제로웨이스트 팝업을 발견하고선 언제가 이런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한걸음 가게는 지금까지 프로그램이 열릴 때만 문을 열었었다. 아이폰 뱃터리 교체, 우산 수선, 삶과 연계된 바느질 등 다양한 수선워크숍과 강연, 다채로운 주제로 열리는 수다회, 작은 축제 등이 이곳에서 펼쳐졌다.
한걸음 가게는 주 3회 오픈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매주 목~토요일(오전 11시~오후 7시) 문을 열며 워크숍, 강연, 토론회 등 다양한 행사는 인스타그램에 공지한 후 진행할 예정이다. 물건만 사거나 공간을 구경하고 가도 되고 1일 이용권(5000원)을 구입하거나 멤버십에 가입해 자율음료대를 이용하며 편하게 머물다 가도 좋다. 마지막 공간 정비를 위해 20, 21일은 문을 닫으며 22일 문을 연다. 이날 방문하는 이들에게는 작은 선물도 증정한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