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한다, 2024년 - 박성천 문화부장·편집국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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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아이들은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 공유되는 부분이 있어요. 제가 시를 쓰게 된 큰 이유는 세상의 아름다움에 대한 두근거림 때문이었습니다. 시로 표현하고 나면 그 두근거림이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죠.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이와 유사하지 않나 싶어요. 어떠한 얽매임 없이 마음의 끌림에 따라 세상에 대해 감탄하고 그것을 놀이로 표현하지요.”(김상조 시인)
# “한 가지를 오래 해온 사람들의 경쟁은 늘 치열한 법이지만 항상 타인과 경쟁하지 않고 나 자신과 경쟁하려 했습니다. 실전에서 일말의 아쉬움도 남지 않도록 ‘무한 연습’을 하는 편이지요. 작년엔 춤추기에 바빴지만 올해는 저 자신을 돌아보면서 춤을 추려합니다. 그럼에도 좋은 공연에 대한 욕심은 사라지질 않네요.”(광주시립발레단 강민지 발레리나)
◇우리문화 알리는 예술가들 열정
광주일보 ‘2024 꿈을 쏘다’ 기획시리즈에 소개되었던 김상조 시인, 강민지 발레리나. 최선의 기량을 연마하기 위해 묵묵히 창작과 연습에 매진하는 이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젊은 아티스트다. 김 시인은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대부분 유아교육하면 여학생들 전공 분야로 생각되지만,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금남의 벽’을 깨고 유아교육과에 입학해 공부를 마쳤다. 유치원 교사와 시 창작이라는 두 길을 향해 나아가는 그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감성을 지녔다. 최근에 네 번째 시집 ‘시 바람 느끼기’를 발간했는데, 공기가 주는 쾌활함과 청정함이 올 한해 문단을 향해 불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얼마 전 강 발레리나는 한국발레협회 ‘신인 발레리나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 해 동안 뛰어난 예술성과 기량을 선보인 신인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일생에 단 한 번 수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시립발레단 여러 작품의 솔리스트 역할을 맡았는데 특히 ‘DIDVINE’, ‘지젤’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하며 이름을 각인시켰다.
세계를 무대로 우리 문화 우수성을 알리는 예술가들의 열정도 감동과 자극을 준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에서 8관왕을 거머쥔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그 예다. 한국계 연출가, 작가, 배우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작가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이성진은 수상 소감에서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일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작품 초반 등장인물의 자살 충동은 제 자신이 겪은 감정들을 녹여낸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민자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한 지난한 시간은 드라마에 역동성과 다양성 등을 부여하는 강한 촉매제가 됐을 것이다.
2024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월도 초순이 거의 지나가고 있다. 설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걸 보면 “세월이 유수와 같다”던 옛 어른들의 말이 절로 실감이 된다. 비단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겠는가마는, 설 연휴를 비롯해 졸업 등 기념일이 많은 2월은 유독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다. 이 무렵이면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쯤해서 신년에 짰던 계획을 한번쯤 점검할 필요가 있다.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 며칠 전이었다. 사실 갑진년(甲辰年) 새해의 시작은 음력 설인 2월 10일이다. 올해는 육십 간지의 41번째인 청룡의 해로 십이지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이 바로 용이다. 예로부터 신성한 영물인 용은 물과 생명을 관장했다. 갑진년과 맞물려 용을 모티브로 한 사자성어나 고사가 많이 인용된다.
◇느슨해진 마음 다잡는 용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말은 ‘시작은 좋으나 끝이 흐지부지하다’는 뜻을 담은 ‘용두사미’(龍頭蛇尾)다. 어떤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일 텐데 동일한 의미의 ‘작심삼일’(作心三日)도 곧잘 회자된다. 올해는 관점을 달리해 비록 시작은 미흡했더라도 점차 결실이 왕성해지는 ‘사두용미’(蛇頭龍尾)를 견지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자가 승리자’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언제고 기회가 닿으면 용이 승천하는 ‘비룡승운’(飛龍乘運)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갈무리를 잘 한다는 뜻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실현하기 위해선 첫 마음, 초심(初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듯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설날을 기점으로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아 보자. 신발 끈을 다시 묶는 것도 용기다.
◇우리문화 알리는 예술가들 열정
광주일보 ‘2024 꿈을 쏘다’ 기획시리즈에 소개되었던 김상조 시인, 강민지 발레리나. 최선의 기량을 연마하기 위해 묵묵히 창작과 연습에 매진하는 이들은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젊은 아티스트다. 김 시인은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한 이색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 대부분 유아교육하면 여학생들 전공 분야로 생각되지만,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금남의 벽’을 깨고 유아교육과에 입학해 공부를 마쳤다. 유치원 교사와 시 창작이라는 두 길을 향해 나아가는 그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한 감성을 지녔다. 최근에 네 번째 시집 ‘시 바람 느끼기’를 발간했는데, 공기가 주는 쾌활함과 청정함이 올 한해 문단을 향해 불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를 무대로 우리 문화 우수성을 알리는 예술가들의 열정도 감동과 자극을 준다.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의 에미상에서 8관왕을 거머쥔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이 그 예다. 한국계 연출가, 작가, 배우 등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는데 주요 부문을 휩쓸었다. 작가상과 감독상을 수상한 이성진은 수상 소감에서 ‘처음 미국에 왔을 때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일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작품 초반 등장인물의 자살 충동은 제 자신이 겪은 감정들을 녹여낸 것’이라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이민자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한 지난한 시간은 드라마에 역동성과 다양성 등을 부여하는 강한 촉매제가 됐을 것이다.
2024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2월도 초순이 거의 지나가고 있다. 설날이 사흘 앞으로 다가온 걸 보면 “세월이 유수와 같다”던 옛 어른들의 말이 절로 실감이 된다. 비단 흐르는 것이 세월뿐이겠는가마는, 설 연휴를 비롯해 졸업 등 기념일이 많은 2월은 유독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이다. 이 무렵이면 연초에 세웠던 계획들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쯤해서 신년에 짰던 계획을 한번쯤 점검할 필요가 있다. 24절기 가운데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이 며칠 전이었다. 사실 갑진년(甲辰年) 새해의 시작은 음력 설인 2월 10일이다. 올해는 육십 간지의 41번째인 청룡의 해로 십이지 중 유일하게 상상의 동물이 바로 용이다. 예로부터 신성한 영물인 용은 물과 생명을 관장했다. 갑진년과 맞물려 용을 모티브로 한 사자성어나 고사가 많이 인용된다.
◇느슨해진 마음 다잡는 용기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말은 ‘시작은 좋으나 끝이 흐지부지하다’는 뜻을 담은 ‘용두사미’(龍頭蛇尾)다. 어떤 일을 꾸준히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미일 텐데 동일한 의미의 ‘작심삼일’(作心三日)도 곧잘 회자된다. 올해는 관점을 달리해 비록 시작은 미흡했더라도 점차 결실이 왕성해지는 ‘사두용미’(蛇頭龍尾)를 견지했으면 한다.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는 자가 승리자’라는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언제고 기회가 닿으면 용이 승천하는 ‘비룡승운’(飛龍乘運)을 탈 수 있기 때문이다. 갈무리를 잘 한다는 뜻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을 실현하기 위해선 첫 마음, 초심(初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듯하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설날을 기점으로 느슨해진 마음을 다잡아 보자. 신발 끈을 다시 묶는 것도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