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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간 발달장애인 조카 돌보다…70대 이모 ‘쓸쓸한 죽음’
언니 부부 사망한 후 홀로 키워
조카는 이모 옆 탈진상태 구조
2023년 12월 07일(목) 20:20
/클립아트코리아
47년간 지적장애 조카를 돌보던 70대 이모가 정작 자신은 돌보지 못한채 쓸쓸하게 숨졌다.

7일 순천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0분께 순천시 향동의 한 빌라 안방에서 A(여·78)씨가 숨진채 발견됐다.

A씨 옆에는 심한 지적장애를 가진 발달장애인 조카 B(50)씨가 탈진 상태로 구조됐다. 다행히 B씨는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47년 전 자신의 언니 부부가 숨지자 당시 3살 된 B씨를 맡은 뒤 평생 미혼으로 살았다.

하지만 A씨는 나이가 들면서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 등 갖은 지병이 생겼고 조카를 돌보는 일이 힘에 부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지난 2013년부터 B씨에 대한 장애인 활동지원사를 신청해 한달 130시간의 지원을 받아 왔다.

그럼에도 A씨는 외출이 불가능한 조카가 답답하지 않도록 매일 산책을 함께할 정도로 살뜰하게 챙겼다.

A씨는 안부를 묻기 위해 집으로 찾아온 센터 관계자들에게도 “잘 살고 있으니 걱정하지마라”며 돌려보내기도 했고,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전달하면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라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는 것이 센터의 설명이다.

B씨 담당 활동지원사 한 명만이 A씨의 유일한 도움이었다. 하지만 부상을 입은 B씨 담당 활동지원사는 지난달 20일 A씨를 마지막으로 봤다. 대체 활동지원사를 연결하려 했지만 A씨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활동지원사가 집에 오는 것이 부담돼 기존 활동지원사가 복귀할 때까지 홀로 B씨를 돌보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침입 흔적 등 범죄 혐의 점이 없어 A씨가 홀로 조카를 돌보던 중 숨진 것으로 보고있다.

한편 B씨는 복지 시설로 거처를 옮겨 당분간 지내게 된다.

/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