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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 쓰레기 소각장, 이젠 유치 경쟁
소각시설 지하화·지상에 명품공원…1000억원 행·재정적 인센티브
광주, 5개 자치구 신청…대상지 5곳 후보지 타당성 조사 용역 진행
2023년 11월 22일(수) 19:40
혐오시설의 대명사였던 ‘쓰레기 소각장’이 대규모 예산지원과 시설 현대화 등으로 인해 광주지역 5개구 사이에 유치 대상이 되고 있다. 2030년 쓰레기 소각장 준공에 맞춰, 2029년까지 운용될 광주시 남구 양과동 광역위생매립장의 모습.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오는 2030년부터 시행되는 생활 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에 따라 광주시가 건립하는 ‘자원회수시설(생활 쓰레기 소각장)’이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변신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때 대표적 님비(NIMBY)시설로 지목 받았지만, 이제는 광주 5개 자치구 대표들이 유치 경쟁에 돌입할 정도로 인기 시설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소각시설을 지하화하는 대신 지상에는 레저·복지시설 등을 갖춘 명품공원을 조성하고, 지역 대표 랜드마크로 꾸미겠다는 구상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행·재정적 인센티브 등 매력적 요인이 넘쳐난 덕분이라는 게 광주시의 분석이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여전히 많다. 일부 자치구에선 주민 간 찬반갈등을 우려해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고, 일부 공모 대상지는 법적 문제에 막혀 탈락의 기로에 서는 등 해결 과제가 산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내년 5월까지 개인과 법인·단체 등에서 공모 지원한 5곳(대상지)을 대상으로 자원회수시설(소각장) 입지 후보지 타당성 조사(용역)를 진행하고 있다.

시는 2029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3240억원을 들여 자연녹지 기준 6만6000㎡ 부지에 소각장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1일 처리량은 종량제 폐기물·음식물·재활용 잔재물·대형 폐기물 등 650톤 규모다.

광주는 2016년 12월 상무소각장 폐쇄 이후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소각장이 없는 곳으로, 2030년 생활쓰레기 직매립 금지 조치에 대비해 새로운 자원회수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는 지난 6월 공모를 통해 동구 선교동, 서구 매월동, 남구 양과동, 북구 장등동, 광산구 연산동 등 5곳을 소각장 입지 후보지로 선정한 상태다.

시는 각 분야 전문가와 주민대표 등 14명으로 입지 선정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입지, 기술, 경제, 사회, 환경 분야 등 여러 조건과 폐기물시설촉진법 등 법률적 검토를 거쳐 최적의 장소를 찾아내고, 전략 환경영향평가와 입지결정·고시 등을 거쳐 소각장 공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특히 소각시설을 모두 지하에 설치하고, 지상에는 공원화와 함께 다양한 레저·복지 시설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소각장 유치 지역에는 600억~800억원 규모의 편의시설과 주민숙원사업(300억원), 자치구 교부금(200억원) 등 1000억원 이상의 다양한 재정 인센티브와 행정적 혜택도 제공한다.

광주시는 또 강기정 시장이 지난 7월 덴마크 코펜하겐의 랜드 마크인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Amager Bakke)’을 방문해 “광주 소각장도 주민 친화형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국내를 뛰어 넘은 최고 수준의 친환경 랜드마크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코펜하겐 도심에 자리 잡은 ‘아마게르 바케’는 평지가 대부분인 코펜하겐 한가운데 언덕처럼 우뚝 솟은 소각시설 건축물을 짓고 옥상에 정상 높이 85m, 슬로프 길이 450m의 스키장과 인공암벽장을 만들어 스키장이 없던 지역 주민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는 게 광주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도 ‘자원회수시설’을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시민이 있다는 점에서, 실제 착공까지 해결 과제가 많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광주 자치구 5곳 중 2곳은 일부 주민 반발을 우려해 소각장 유치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나머지 자치구 3곳도 민간영역에서 신청한 사업인 만큼 선정 이전까지는 찬반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최근 광주시가 입지 후보지들을 대상으로 입지 여건 등을 조사한 결과, 일부 대상지는 법적인 조건 등이 맞지 않아 소각장 설립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23일께 4차 입지선정위원회를 개최해 입지 후보지들에 대한 법률적 추가 검토 등에 나설 계획”이라며 “철저한 타당성 조사를 통해 오염 최소화를 통한 탄소중립 실현, 시민 피해 없는 쾌적한 공간 조성, 광주의 명소(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명품 건축물 건립 등 3대 목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박진표 기자 lucky@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