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수상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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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데미 수상 ‘영화음악 거장’ 사카모토 류이치 별세
‘마지막 황제’·‘남한산성’등 작업
백남준·이우환 작가와 협업도
2023년 04월 03일(월) 20:45
사카모토 류이치
영화 ‘마지막 황제’(1986)로 아시아 최초 아카데미 작곡상을 받은 일본 출신 영화음악 거장이자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가 암 투병 도중 별세했다고 교토 통신이 2일 보도했다. 향년 74세.

1952년 도쿄에서 태어난 사카모토는 도쿄 예술 대학 재학 중이던 1978년 일렉트로닉 장르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그룹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로 활동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자음악, 일렉트로 힙합, 오페라,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작품 활동을 펼친 그는 특히 영화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배우로도 출연한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Merry Christmas Mr. Lawrence)(1983)를 통해 영화음악의 세계에 뛰어든 그는 히트곡 ‘rain’ 등이 담긴 영화 ‘마지막 황제’(1987)로 아카데미 오리지널 음악 작곡상, 그래미 상 등을 차지했다. 또 ‘마지막 사랑’(1990), ‘리틀 붓다’(1993)로 골든글로브와 영국영화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이우환 화백이 작업한 사카모토의 마지막 앨범
그는 환경, 평화문제 등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왔다. 2001년 9·11 테러,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등이 발생했을 때 음악으로 사람들을 위로했으며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지난달 별세한 오에 겐자부로와 함께 원전 재가동에 반대하며 탈원전을 주장하는 사회운동에 참여했다.

또 2015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추진하던 안보 법안에 반대하며 시위장에서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삼림 보전단체 ‘모어 트리스(more trees)’를 창설한 그는 ‘도호쿠 유스 오케스트라’를 설립해 재난 피해 지역 어린이들의 음악활동을 지원해오기도 했다.

사가모토는 한국과도 인연이 많다. 백남준과 교류하며 영상과 음악을 결합한 멀티미디어 작품 ‘올스타 비디오(All Star Video)’를 발표하기도 했으며 이우환 화백은 사가모토가 투병중인 올해 발매한 음반 ‘12’ 표지 작업을 했다. 그는 또 황동혁 감독, 이병헌 주연의 영화 ‘남한산성’(2017)의 음악 감독을 맡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받았으며 국내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2019), 재일교포 이상일 감독의 영화 ‘분노’(2016) OST 작업도 진행했다.

지난해에는 작곡가 유희열이 발표한 곡이 사카모토의 곡 ‘아쿠아(Aqua)’와 유사하다는 표절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2014년 7월 인두암에 걸린 사실이 알려졌지만 활동은 멈추지 않았다. 자신의 일흔한번째 생일인 지난 1월17일엔 6년 만의 오리지널 앨범 ‘12’를 발매했다. 작년 12월엔 온라인 콘서트 ‘류이치 사카모토:플레잉 더 피아노 2022(Ryuichi Sakamoto: Playing the Piano 2022)’를 공개했다. 콘서트 실황은 오는 14일 다큐로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인터넷 상에는 슈가, 배철수, 정재형 등 그를 추모하는 음악인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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