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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노래·안무 완성 하루해가 짧아요”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영어 오페라 ‘피노키오’ 연습 현장 가보니]
12월 2~3일, 빛고을시민문화회관
초교 4년~고교 1년 단원 53명
주 4회 모여 가창·춤 등 맹연습
2022년 11월 29일(화) 20:40
지난 24일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연습실에 모인 학생들이 손 동작을 활용한 안무를 연습하고 있다.
코가 길어진 인형 피노키오가 아버지 제페토를 만나 인간이 되는 이야기…. 어렸을 적 동화책에서 읽어본 익숙한 피노키오 이야기가 영어오페라로 펼쳐진다. 재잘대던 어린 시절의 내가 읽었던 동화는 그 시절 아이의 목소리가 돼 노래로 울려퍼졌다.

지난 24일 오후 6시께 찾은 광주시립문화예술회관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 연습실. 영어오페라 ‘피노키오’ 연습이 한창이라 문 밖으로는 아이들의 노랫소리와 중간중간 장난스러운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광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첫 영어오페라 ‘피노키오’는 작곡가 발티노니의 한국 초연극으로 목수 제페토의 소원으로 생명을 얻은 나무인형 피노키오가 철 없이 서커스단에 현혹돼 험난한 모험을 한 뒤 제페토와 재회해 결국 사람이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출에 안진성, 피노키오 역에 김재이, 조안나, 제페토 역에 공병우 등이 함께한다.

총 53명의 합창단원은 올해 8월 ‘피노키오’ 작품 연습에 돌입했다. 일주일에 4번, 다같이 연습실에 모여 영어가사 습득과 음역대별 가창 연습, 춤 연습과 동선 맞추기를 병행하고 있다.

오후 5시부터 9시까지 진행되는 늦은 시간의 연습에도 아이들은 힘든 기색 없이 함께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다양한 나이대의 학생들은 며칠 뒤면 올라설 커다란 무대를 상상하며 목소리 높여 노래했다.

아이들은 20분간의 쉬는 시간을 알리는 지휘자의 말이 끝나자 여느 10대 초등학생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연습에 임하는 진지했던 눈빛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며 떠들고 웃는 제 나이대 학생의 웃음으로 흐드러졌고 간식으로 받은 빵과 음료를 바꿔먹기도 했다. 쉬는시간임에도 지휘자, 소프라노에게 달려가 궁금했던 걸 묻고 전 시간에 배운 안무를 홀로 연습해 보는 단원들도 있었다.

다시 연습이 시작되자 아이들은 장난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듯 보이지 않고 어엿한 ‘합창단원’이 돼 있었다. 이들은 능숙하게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알토 세개 음역대로 나눠 섰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착용한 마스크가 흘러내리면 코를 잡아 올리기를 반복하고 입김에 펄럭이는 마스크를 연신 고정시키면서도 맡은 음역대를 놓치지 않고 제 역할을 다 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합창단원 김도은(12)양은 “평소 영어를 잘하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아서 합창단에서 영어오페라를 한다고 했을 때 마냥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렇지만 막상 시작하니 영어도 배울 수 있고 자신감도 생겨서 뜻 깊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임지윤(11)양은 “새로운 영어 노래를 배워야 할 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엄마가 미국에서 파는 영어책까지 사다주시며 응원해 주셔서 힘이났다. 이번 무대를 계기로 영어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의 무대는 아치형으로, 단원들이 무대에 섰을 때 관객들로 하여금 한권의 동화책을 펼쳐본 것과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도록 구성됐다. 특히 무대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는 곡 ‘크릭크릭크릭’의 안무는 올해 8월 워크숍 당시 안무가와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 더욱 의미가 있다. 자막 역시 무대 밖이 아닌 무대 안쪽으로 배치하는 시도를 거듭했다. 또 관람 연령을 8세에서 6세로 대폭 낮춰 온 가족이 음악과 무대 장면을 보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오페라’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인공 피노키오 역할을 성인이 맡은데 대해 예술감독이자 지휘를 맡은 박주현 지휘자는 “작곡가 발티노니가 시도한 음역대는 애초 성인을 모티브 삼은 음역대로 아이들에게 무리가 갈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성인으로 정했다”면서 “동화 속 주인공은 피노키오지만 무대의 주인공은 귀뚜라미와 병정, 여우가 돼 공연을 이끌어가는 아이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고 강조했다

오페라 ‘피노키오’는 12월 2일과 3일 (2일 오후 7시 30분, 3일 오후 3시, 오후 7시)광주 빛고을시민문화회관에서 열린다. 광주시립발레단과 협연하며 광주여성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연주를 맡는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