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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장애인카트 의무화 4개월…마트 동행해 보니
카트 위치 안내 없어 찾기 힘들고 규격 천차만별
“높은 셀프계산대·상품 진열 등 장애인 배려 없어”
2022년 11월 28일(월) 20:05
장을 보기 위해 마트를 찾은 배영준씨가 27일 광주시 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장애인용 쇼핑카트와 본인의 휠체어가 연결이 되지 않아 난감해 하고 있다.
“장애인용 쇼핑카트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타고 있는 휠체어와는 맞지도 않아요”

대형마트에 장애인용 휠체어 쇼핑카트 비치가 의무화 된지 4개월이 지났지만, 광주지역 장애인들이 홀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기에는 여전히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광주지역 대형마트에 장을 보러 나선 장애인 배영준(24·남구 행암동)씨는 의무화된 장애인 쇼핑카트를 이용해 홀로 장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에 집을 나섰지만, 마트에 도착하자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했다.

광주시 서구 화정동 이마트 광주점에 도착한 배씨는 장애인용 쇼핑카트를 찾기 위해 1층을 뒤지고 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다. 10여분을 찾다 결국 직원에게 물어 1층 안내창구 옆 구석에 있는 3대의 장애인용 카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장애인용 카트의 위치를 알려주는 입간판이나 스티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문제는 장애인용 카트를 찾았는데도 사용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겨우 찾은 카트는 휠체어 다리 받침대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수동’ 휠체어용 카트였지만 배씨가 타고 온 휠체어와는 규격이 맞지 않아 탈부착이 불가능했다. 배씨는 “장애인용 쇼핑카트가 전동 휠체어에는 맞지 않는다”는 지인들의 말을 듣고 일부러 전동 휠체어 대신 힘겹게 수동 휠체어를 타고 왔는데 이조차도 맞지 않아 쇼핑카트를 사용할 수 없었다.

지난 7월 28일부터 대형마트에선 장애인 전용 쇼핑카트 비치가 의무화됐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는 대형마트에 장애인용 쇼핑카트를 3대 이상 비치해야 한다고 돼 있다.

배씨와 함께 근처 대형마트 한 곳을 더 방문했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결국 배씨는 장바구니를 무릎에 올린채 장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장바구니가 무릎 위에서 중심이 잡히지 않다보니 떨어지기 일쑤였다. 배씨는 끝내 사고 싶었던 물건을 전부 포기하고 가벼운 씨리얼 한개만 골라 계산대로 향했다.

난관은 카트 뿐만이 아니었다. 계산대는 휠체어가 지나가기에 비좁아 셀프 계산대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지만, 셀프 계산대가 높아 홀로 계산하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장애인용 쇼핑카트가 의무화 되지 않은 동네 식자재 마트 등도 상황은 비슷했다.

집 인근에 자주 간다는 식자재 마트를 방문한 배씨의 불편은 여전했다.

남구 행암동 한 식자재마트는 대형마트보다 통로가 좁았다. 배씨는 휠체어만 타고 있었음에도 카트를 끌고 오는 고객가 마주치자 교차해서 지나갈 수 없었다.

또 식자재마트는 음식점에서 쓸 법한 대용량 제품들이 아래에 진열돼 있고, 배씨가 필요로 하는 작은 제품들은 높은 곳에 진열돼 있어 물건을 집을 수 조차 없었다.

배씨는 “여건상 마트에서 장을 볼 수 없어 비장애인들에게 아쉬운 부탁을 해야되는게 늘 미안하고 아쉽다”면서 “장애인이 누군가의 도움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편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유관부서와 협의 후 빠른 시일 내에 장애인용 쇼핑카트를 사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교체하겠다”고 답변했다.

/글·사진=민현기 기자 hyun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