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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배우라고 말할 수 있어요”
'보건교사 안은영’서 ‘옴잡이’ 백혜민역 송희준
이경미 감독·정유미와 호흡 편해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 좋았다
2020년 10월 26일(월) 17:55
“‘보건교사 안은영’을 찍기 전에는 누군가에게 저를 ‘배우’라고 말하기가 부끄러웠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작품을 찍으면서 ‘나는 이 길을 갈 거야’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에서 ‘옴잡이’ 백혜민 역으로 첫 드라마 신고식을 치른 배우 송희준(25)은 최근 종로구 수송동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극 중 혜민은 ‘재수가 옴 붙는다’는 말에 나오는 ‘옴’을 먹어 없애기 위해 끊임없이 태어나고 죽는다. 오랜 기간 살아왔지만 한 번도 스무살을 넘겨 살아 본 적은 없는 인물이다.

그는 “혜민이가 복합적인 인물이다 보니 어떤 일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느끼는 감정이 아주 일반적이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고민이 많았다”며 “언어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의 폭이 작지만 그 깊이는 표현을 해야 했기에 감정 표현에 신경을 가장 많이 썼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는 옴잡이의 생활반경인 5.38㎞ 경계선을 넘어가던 순간을 꼽았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감독님께서 ‘남들이 보기에는 그냥 소소한 동네 풍경인데 혜민이한테는 그립고 보고 싶었던, 너무 아름다운 순간인 거야’라고 하셨어요. 고민이 많았는데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나니까 마음이 먼저 움직이더라고요. 너무 행복한데 슬픈 마음이 들었고,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너무 눈물이 나서 많이 울었어요. 연기가 계속하고 싶다고 느끼게 해 준 순간이었죠.”

미장셴 단편영화제 ‘절대악몽’ 부문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히스테리아’(2018)로 데뷔한 그는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이경미 감독과의 인연을 회상했다.

“영화제에서 감독님을 처음 뵙고 찾아보니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작품의 감독님이셨어요. 그러다 나중에 감독님 에세이집이 나온 걸 알게 돼서 찾아 읽고 ‘에세이 너무 잘 봤다’고 메일을 드렸어요. 그때 감독님께서 ‘희준씨 우리는 꼭 다시 만날 거예요’라고 하셨는데 이렇게까지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었죠.”

그는 이경미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방식이 굉장히 잘 맞았던 것 같다”며 “늘 울타리를 크게 쳐 주시고 그 안에서 제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게 하되 방향은 잡아주셨는데 그런 부분이 참 좋았다”고 말했다.

송희준은 안은영을 연기한 배우 정유미에 대해 “‘윰블리’라는 별명이 아까울 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유미 언니랑 촬영할 때가 많다 보니 언니한테 도움을 참 많이 받았는데, 신인인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배려해주셔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서양화를 전공하고 모델로 활동하다 가수 딘, 밴드 안녕바다 등의 뮤직비디오에서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는 그는 자신을 “내재한 감각이나 감성, 생각으로 무언가를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사람”으로 정의하면서 “연기를 할 때도 그림을 그린다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말했다.

이제 데뷔 3년 차, TV 화면 속 자신의 모습도,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보는 것도 마냥 어색하고 신기한 그이지만 배우로서의 포부는 명확했다.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후회하지 않고 만족할 수 있을 만큼의 연기를 보여드리면서 나아가고 싶어요. 앞으로도 겁내지 않고 계속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