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첫걸음은 개혁이다
[장필수 편집부국장·전남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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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다 돼 간다. 자치단체장들은 새로운 각오로 임기 시작과 함께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전남에서는 22개 시군 가운데 12개 시군의 단체장이 바뀌었다. 이들 중 완도에서 3선을 한 뒤 목포 시장이 된 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선 단체장이다. 텃밭을 갈고 닦아 꿈을 이룬 사람도 있지만 정당 바람을 타고 행운을 잡은 사람도 있다.
선거는 갈등과 반목이란 후유증을 남긴다. 그래서인지 이들이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목표는 대부분 ‘화합’이다. 소통을 통해 갈등을 치유하고 주민 화합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인데 당연한 얘기다.
문제는 소통과 화합만 강조할 뿐 장기적인 시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비전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전이라고 내놓은 것도 대부분 구호에 그친 채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실행해 목표를 이루겠다는 타임테이블이 없다. 표만 얻는 데 올인하고 있어 정작 지역 발전을 위한 준비는 얼마나 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그나마 이들이 내놓은 정책엔 선심성 사업이 많다. 선거 과정에서 표를 얻기 위해 공약한 것이겠지만, 당선 후에도 재선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농민수당이다. 민선 7기 들어 모든 농민들에게 10만~20만 원의 수당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보편적 복지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표를 의식한 선심성 정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A군 단체장은 취임하자마자 농업경영안정자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임 군수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300평 이상 경작하는 농민 모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해 왔는데 이것이 군 재정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A군은 군 예산으로만 지난해 30억 원을 경영안정자금으로 편성했는데 올해는 선거를 앞두고 50억 원으로 늘려 농민 1인당 70만 원을 지급했다. A군수는 “이 돈을 지역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써야 하는데 주던 것을 줄이면 반발이 불 보듯 뻔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털어놓는다.
그저 현상 유지만 해도 좋다는 단체장도 눈에 띈다. B군 단체장은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큰 이슈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임 단체장들이 그린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소소한 생활 정치도 중요하지만 시작부터 비전은 없고 현상 유지나 하겠다는 것은 표만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공무원들의 눈치를 보든 듯한 단체장도 있다. C군 단체장은 공무원들에게 자신을 선후배나 친구로 대해 달라며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회의 때는 자신도 직원의 한 사람으로 의견을 낼 뿐 자기 의견이 그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격의 없는 대화를 이끌어 내 좋은 아이디어를 군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지만 자칫 공무원들에게 휘둘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D군 단체장의 소신 행정은 단연 눈길을 끈다. 이 단체장은 당선되자마자 실행 계획과 타임테이블까지 담은 꼼꼼한 정책을 내놓았다. 인수위를 가동한 뒤로는 전임 단체장의 적폐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조사해 군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적폐 청산을 통해 다시는 똑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취임식 때 화합만 강조하는 여느 단체장들과 달리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는 길이 개혁에 있다’고 일갈했다. 과거의 잘못이 있다면 고치고 바꿔서 미래로 가야 한다며 개혁이 진정한 화합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공무원들에게는 ‘더 이상 정치 공무원의 오명을 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공직자가 혁신의 주체가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초선 단체장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행보다. 표를 의식해 공무원들 눈치 보고 선심성 공약을 쏟아 내는 단체장과 비교돼 신선함마저 안겨 준다.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이제 한 달이 되어 가는 지금, 소신 행정을 펴는 단체장을 더 많이 보고 싶다. 그런 소신 행정으로 재선·3선을 이루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토가 될 날을 고대한다.
지난 6·13지방선거를 통해 전남에서는 22개 시군 가운데 12개 시군의 단체장이 바뀌었다. 이들 중 완도에서 3선을 한 뒤 목포 시장이 된 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초선 단체장이다. 텃밭을 갈고 닦아 꿈을 이룬 사람도 있지만 정당 바람을 타고 행운을 잡은 사람도 있다.
문제는 소통과 화합만 강조할 뿐 장기적인 시각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비전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전이라고 내놓은 것도 대부분 구호에 그친 채 구체적으로 언제 어떻게 실행해 목표를 이루겠다는 타임테이블이 없다. 표만 얻는 데 올인하고 있어 정작 지역 발전을 위한 준비는 얼마나 했는지 묻고 싶을 정도다.
A군 단체장은 취임하자마자 농업경영안정자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임 군수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300평 이상 경작하는 농민 모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해 왔는데 이것이 군 재정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A군은 군 예산으로만 지난해 30억 원을 경영안정자금으로 편성했는데 올해는 선거를 앞두고 50억 원으로 늘려 농민 1인당 70만 원을 지급했다. A군수는 “이 돈을 지역의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데 써야 하는데 주던 것을 줄이면 반발이 불 보듯 뻔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털어놓는다.
그저 현상 유지만 해도 좋다는 단체장도 눈에 띈다. B군 단체장은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큰 이슈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임 단체장들이 그린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소소한 생활 정치도 중요하지만 시작부터 비전은 없고 현상 유지나 하겠다는 것은 표만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다.
공무원들의 눈치를 보든 듯한 단체장도 있다. C군 단체장은 공무원들에게 자신을 선후배나 친구로 대해 달라며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 회의 때는 자신도 직원의 한 사람으로 의견을 낼 뿐 자기 의견이 그대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격의 없는 대화를 이끌어 내 좋은 아이디어를 군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지만 자칫 공무원들에게 휘둘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D군 단체장의 소신 행정은 단연 눈길을 끈다. 이 단체장은 당선되자마자 실행 계획과 타임테이블까지 담은 꼼꼼한 정책을 내놓았다. 인수위를 가동한 뒤로는 전임 단체장의 적폐가 무엇인지 철저하게 조사해 군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적폐 청산을 통해 다시는 똑같은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그는 취임식 때 화합만 강조하는 여느 단체장들과 달리 ‘갈등과 반목을 치유하는 길이 개혁에 있다’고 일갈했다. 과거의 잘못이 있다면 고치고 바꿔서 미래로 가야 한다며 개혁이 진정한 화합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공무원들에게는 ‘더 이상 정치 공무원의 오명을 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공직자가 혁신의 주체가 되어 달라’고 주문했다.
초선 단체장으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행보다. 표를 의식해 공무원들 눈치 보고 선심성 공약을 쏟아 내는 단체장과 비교돼 신선함마저 안겨 준다. 민선 7기가 시작된 지 이제 한 달이 되어 가는 지금, 소신 행정을 펴는 단체장을 더 많이 보고 싶다. 그런 소신 행정으로 재선·3선을 이루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토가 될 날을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