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리함의 대가 - 여정인 조선대 행정복지학부 4년
  전체메뉴
편리함의 대가 - 여정인 조선대 행정복지학부 4년
2026년 03월 10일(화) 00:20
“본 영상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요즘에 심심치 않게 보이는 문장이다. 생성형 AI는 빠른 성장으로 사회 곳곳에 이용되고 있으며 이제는 광고도 만들어내는 시대가 왔다.

AI가 막 발전할 무렵, 사라질 직업과 사라지지 않을 직업이 사회의 이슈였다. 그중 사라지지 않을 직업에는 창작의 영역이나 예술 계열의 직업이 늘 상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생성형’이라는 수식이 붙어 AI가 그림을 그려내고 글도 작성하는 지금, 그들의 자리도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창작의 영역마저 불안정한 사회에서 팩트를 전달하는 직업인 기자는 안전할까?

학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나는 AI의 영향을 무시하지 않을 수 없다. AI가 기사를 작성한다는 글을 보면 기자의 역할이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로 뛰며 취재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등 ‘취재’에 초점을 맞춘 기자의 역할은 인간 고유의 일로 여겨지고 있지만 단순 요약, 보도 등의 역할은 AI가 할 수 있는 영역으로 두고 있다. 이것은 ‘AI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기자 활동을 하며 가진 생각은 ‘기사는 쓸수록 실력이 오른다’이다. 글은 쓸수록 감을 잡고 방향을 잡아간다. 그러면서 문장을 다듬고 핵심을 골라내는 능력이 향상된다. 기자로서 성장할수록 단순 보도부터 시작해 심층기사, 많은 분량과 생각이 필요한 기사까지 쓸 수 있다. 이때 단순 보도일 뿐이라도 AI가 차지하게 된다면 성장해야 하는 기자들은 어디에 설 수 있을까? AI가 언론의 영역에 들어오면서 미래의 언론인들은 성장의 기회를 잃을지도 모른다.

현재 국내외 일부 언론 현장에서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기사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보도자료 정리, 제목 추천 등의 역할에서 AI를 사용하는 것이다. 기자들의 단순 업무를 줄인다는 명목하에 추진하고 있지만 기자 모두에게 좋은 일인지 알 수 없다. 기사를 쓰면서 가장 힘든 것은 글을 시작하는 것이다. 백지일 때 가장 많은 고민이 시작되며 인공지능의 힘이 간절한 순간도 존재한다. 그러나 AI와 함께하게 된다면 편리함은 얻지만 생각할 기회를 잃게 된다. 정확한 정보를 글과 말로 전달해야 하는 기자가 사고(思考)하지 않는 것은 치명적이다. 아직은 AI가 기사를 작성한다는 기사를 인간이 작성하고 있는 사회지만 안심하며 가만히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

AI가 만든 기사를 접하는 사람들은 더 이상 기자를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AI가 보도하고, 요약해 줌으로써 숏폼을 주로 시청하는 시대에서 심층 기사, 메인 기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리라는 기대는 크지 않다. 또한 단숨에 만들어내는 생산물에 팩트와 저작권은 올바르게 담겨있을지 역시 의문이다.

생성형 AI 환각 현상이라는 말이 있다. 사실이 아니거나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현상을 뜻한다. 팩트를 기반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기자에게 이런 현상은 위험할 수밖에 없다. 이런 위험성은 출처를 찾고 교차검증 등으로 진실을 따지는 기자의 전문성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기자는 단순히 생산하는 직업이 아니다. 글과 사회에 대한 윤리의식과 보도의 책임이 있어야 한다. AI가 생산해 낸 기사에 비윤리적 측면이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어떻게 질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따라온다. AI 활용에 대한 사용 범위와 윤리 기준의 규제 가이드라인이 체계적으로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기자는 신뢰를 기반으로 책임과 함께 성장하는 직업이다. 이러한 과정을 생략한 AI는 온전한 신뢰를 받을 수 없다. AI 발전에 대해 편리함만을 생각해선 안 되며 나에게 미칠 영향, 사회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인간 기자만이 사건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고 공감을 기반으로 한 기사를 작성할 수 있다. 독자들은 어떤 기사를 택할까. 빠른 뉴스일까, 책임과 신뢰가 담긴 뉴스일까.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