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문화를 아느냐 - 박진현 문화·예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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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개최됐으면 수십 만 명이 다녀갔을 텐데… ”
지난 2022년 10월 5일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은 국내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역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블록버스터전인 데다 개관 2주년 밖에 안된 신생미술관의 뛰어난 기획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불편한 교통편에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 열린 루오전은 전국에서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쾌거를 거뒀다.
이를 두고 당시 미술계에선 루오전 관람객 5만 명은 서울과 광주의 20만~30만여 명을 뛰어넘는 대기록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도 그럴것이 옛 광양역사에 자리한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여수와 순천에서 관람하고 싶어도 미술관 앞을 경유하는 버스 노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시너지 못 살린 두 비엔날레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광주에서의 접근성은 더 열악했다. 거장의 명화를 ‘직관’하기 위해선 고속버스나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는 탓에 일부 관람객들은 ‘원정나들이’를 포기해야 했다. 게다가 광주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비시즌 기간이다 보니 미술 애호가들을 광양으로 불러들이는 특수 조차 기대할 수 없었다.
지난해 8월 열린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문명의 이웃들’을 주제로 목포, 진도, 해남 일대에서 분산 개최된 2025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44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지만 전시 기간 동안 광주시립미술관은 이들을 끌어 들이는 마켓팅을 발휘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기획한 ‘2024 허백련미술상 수상작가전-시정유묵(市精幽墨), 지금-여기’는 수묵비엔날레 관람객을 미술관과 광주의 관광명소로 연계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지만 행정구역의 경계를 넘지 못해 상생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광주 전남 행정통합이 지역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수백 만 명의 삶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을 충분한 숙의없이 밀어부치는 ‘속도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지방 소멸위기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시대적 과제라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양 시·도의 행정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지원을 발표하면서 가칭 ‘전남광주특별시’(광주특별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실제로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현실화되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장이 펼쳐지게 된다. 청년 인구 유출 등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인구 320만 명의 호남권 메가시티 탄생은 지역의 미래를 바꿀 신호탄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아시아문화허브를 꿈꾸는 광주와 예향의 본류인 전남이 의기투합하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상생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행정 통합’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K-컬처 시대’를 선도하는 ‘담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 연계해 광주특별시에 국립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를 우선 배치하는 카드가 그 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관광 2035’ 정책에 따라 산하의 ‘서울예술단’을 ‘국립아시아예술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2026년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이전하기로 했지만 ‘공론화 부족’ 등을 내세운 서울예술단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했다
역사적인 ‘행정통합’ 흥하려면
사실,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ACC는 360만 명의 방문객(2025년 기준)을 기록했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 예술의전당에 비해 전시·공연 가동률이 낮은 편이다. 7개의 복합전시관을 거느린 핵심 시설인 문화창조원의 경우 ACC 미래운동회, 료지 이케다전, 봄의 선언전, 애호가 편지전, 뉴욕의 거장들전 등 평균 6~7개의 전시(2025년 기준)만 열려 ‘공간’에 비해 콘텐츠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아시아예술극장 역시 ‘비어 있는 날’이 더 많아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애호가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ACC의 서울예술단 유치도 부족한 상설 공연을 채워넣기 위한 궁여지책 가운데 하나다. 또한 광주시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민주화역사관의 광주 이전을 추진중이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한 상태다.
머지 않아 행정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면 광주·전남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역사의 주인공이 될 지 모른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내딛는 도전이 광주·전남의 르네상스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국립 문화기관의 지방 이전 그리고 양 시·도의 발상 전환이 어우러져야 한다. 특히 문화를 주축으로 미래 청사진을 그려야 함은 물론이다. 분명, 원 플러스 원(1+1)의 가치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22년 10월 5일 전남도립미술관에서 개막한 ‘인간의 고귀함을 지킨 화가 조르주 루오’전은 국내 미술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지역에서 좀처럼 접하기 힘든 블록버스터전인 데다 개관 2주년 밖에 안된 신생미술관의 뛰어난 기획력이 돋보였기 때문이다. 불편한 교통편에도 불구하고 3개월 동안 열린 루오전은 전국에서 5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가는 쾌거를 거뒀다.
시너지 못 살린 두 비엔날레
상대적으로 인구가 많은 광주에서의 접근성은 더 열악했다. 거장의 명화를 ‘직관’하기 위해선 고속버스나 자동차를 이용해야 하는 탓에 일부 관람객들은 ‘원정나들이’를 포기해야 했다. 게다가 광주비엔날레가 열리지 않는 비시즌 기간이다 보니 미술 애호가들을 광양으로 불러들이는 특수 조차 기대할 수 없었다.
새해 벽두부터 광주 전남 행정통합이 지역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수백 만 명의 삶과 직결된 중대한 사안을 충분한 숙의없이 밀어부치는 ‘속도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지방 소멸위기와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응하는 시대적 과제라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에 최근 정부가 양 시·도의 행정통합을 지원하기 위해 4년간 최대 20조원의 재정지원을 발표하면서 가칭 ‘전남광주특별시’(광주특별시)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실제로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현실화되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장이 펼쳐지게 된다. 청년 인구 유출 등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인구 320만 명의 호남권 메가시티 탄생은 지역의 미래를 바꿀 신호탄이 될 것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아시아문화허브를 꿈꾸는 광주와 예향의 본류인 전남이 의기투합하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상생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하지만 ‘행정 통합’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행정구역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K-컬처 시대’를 선도하는 ‘담대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계획과 연계해 광주특별시에 국립 문화예술기관이나 단체를 우선 배치하는 카드가 그 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관광 2035’ 정책에 따라 산하의 ‘서울예술단’을 ‘국립아시아예술단’으로 명칭을 바꾸고 2026년까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 이전하기로 했지만 ‘공론화 부족’ 등을 내세운 서울예술단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성사되지 못했다
역사적인 ‘행정통합’ 흥하려면
사실, 지난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ACC는 360만 명의 방문객(2025년 기준)을 기록했지만 인력과 예산 부족 등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이나 서울 예술의전당에 비해 전시·공연 가동률이 낮은 편이다. 7개의 복합전시관을 거느린 핵심 시설인 문화창조원의 경우 ACC 미래운동회, 료지 이케다전, 봄의 선언전, 애호가 편지전, 뉴욕의 거장들전 등 평균 6~7개의 전시(2025년 기준)만 열려 ‘공간’에 비해 콘텐츠가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아시아예술극장 역시 ‘비어 있는 날’이 더 많아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고 싶은 애호가들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ACC의 서울예술단 유치도 부족한 상설 공연을 채워넣기 위한 궁여지책 가운데 하나다. 또한 광주시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민주화역사관의 광주 이전을 추진중이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로 아직 매듭을 짓지 못한 상태다.
머지 않아 행정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면 광주·전남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걷는 역사의 주인공이 될 지 모른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내딛는 도전이 광주·전남의 르네상스로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정부의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국립 문화기관의 지방 이전 그리고 양 시·도의 발상 전환이 어우러져야 한다. 특히 문화를 주축으로 미래 청사진을 그려야 함은 물론이다. 분명, 원 플러스 원(1+1)의 가치를 뛰어넘는 폭발적인 시너지를 볼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