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 정보라, 최의택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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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둘로 나눈다면 ‘사기를 친 사람’과 ‘사기를 당한 사람’으로 나뉠 듯 하다. 그만큼 사기는 일상 깊숙이 파고든 고질적인 문제다. 전세사기부터 보이스피싱, 대출·투자사기까지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우리는 늘 ‘언제든 당할 수 있다’는 경계 속에서 살아간다.
정보라와 최의택이 ‘사기’를 키워드로 한 릴레이 장편소설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를 펴냈다.
2022년 ‘저주토끼’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정보라와, 2021년 ‘슈뢰딩거의 아이들’로 제1회 문윤성 SF 문학상과 SF어워드 장편 부문 대상을 받은 최의택의 협업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작품은 정보라가 사기 가해자 ‘보라’를, 최의택이 피해자 ‘의택’을 맡아 각자의 시선으로 한 장씩 교대로 써 내려가 하나의 장편으로 완성했다. 독특한 작업 방식에도 불구하고 서사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몰입도를 높인다.
책은 실제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국가사업 석유 시추공 프로젝트’를 모티프로 삼는다. 평생 사기의 표적처럼 살아온 보라는 시추공 분양 사기 사건의 가해자로 휘말리고, 그녀에게 전 재산을 맡긴 ‘의택’은 피해자가 된다.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도 서로 말고는 기댈 곳이 없는 두 사람은 진짜 사기꾼을 찾기 위해 천안에서 포항까지 동행을 시작한다.
여정은 추격과 오해, 크고 작은 해프닝을 거치며 예측 불가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블랙 유머가 곳곳에 배치돼 읽는 재미를 살리지만, 웃음 뒤에는 사기가 개인의 삶을 어떻게 붕괴시키는지에 대한 불편한 질문이 남는다. <요다·1만6800원>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정보라와 최의택이 ‘사기’를 키워드로 한 릴레이 장편소설 ‘이렇게 된 이상 포항으로 간다’를 펴냈다.
이번 작품은 정보라가 사기 가해자 ‘보라’를, 최의택이 피해자 ‘의택’을 맡아 각자의 시선으로 한 장씩 교대로 써 내려가 하나의 장편으로 완성했다. 독특한 작업 방식에도 불구하고 서사는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몰입도를 높인다.
책은 실제 사회적 논란을 낳았던 ‘국가사업 석유 시추공 프로젝트’를 모티프로 삼는다. 평생 사기의 표적처럼 살아온 보라는 시추공 분양 사기 사건의 가해자로 휘말리고, 그녀에게 전 재산을 맡긴 ‘의택’은 피해자가 된다.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도 서로 말고는 기댈 곳이 없는 두 사람은 진짜 사기꾼을 찾기 위해 천안에서 포항까지 동행을 시작한다.
/장혜원 기자 hey1@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