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틋하면서도 다감한 시어들이 주는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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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면서도 다감한 시어들이 주는 감성
김도희 첫 시집 ‘장미의 시간을 생각한다’ 펴내
2025년 10월 27일(월) 18:20
김도희 시인
깊이와 리듬감이 느껴지는 시를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작품에서 구현하는 장면과 이미지가 비교적 선명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특히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을 모티브로 한 시들은 폭넓은 공감을 환기한다.

김도희의 첫 시집 ‘장미의 시간을 생각한다’(문학들)은 일상의 언어를 작품에 녹여 잔잔한 감성을 선사한다.

저자는 40년 이상 환경공학 분야에서 활동하다 예순이 넘어 시를 쓰기 시작했다. 시인의 내면에 오래 응축해온 시어들은 애틋하면서도 다감하다. 삶의 비애를 순직하면서도 진중하게 풀어내는 감성은 여운을 준다.

“노을 지는 하늘에 떠 있는/ 희미한 그림자는 구름인가, 산인가/ 빛과 어둠 사이에서 나는 누구인가//…// 이마에는 시간의 골이 깊게 패이고/ 머리엔 서리꽃이 하얗게 피어난다/ 들판에서 흔들리는 갈대처럼/ 저무는 저녁놀에 기대어/ 흐르는 시간에 몸을 맡긴다”

‘시간의 그림자’는 석양이 아스라이 내려앉는 시간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화자의 심상을 표현한 작품이다. 화자는 ‘나는 누구인가’를 자문하며 마음 속 울림을 노을 풍경에 의탁한다. 일정한 리듬은 속삭이는 듯한 리듬감을 준다. 아마도 화자는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선 시간을 ‘장미의 시간’으로 상정한 것인지 모른다.

발문을 쓴 고재종 시인은 “자연과 사람 그리고 사회를 관찰하면서 그 이치와 조화를 노래하고 모든 존재의 운명적 부조리인 시간의식 속의 인간 모습을 반추”하고 있다고 평한다.

한편 김 시인은 목포해양대 환경생명공학과에 재직 중이며 2016년 수필로 등단했다. 제17회 해양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수필집 ‘명태 돌아오라’ 등을 펴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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