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학생운동 96주년 즈음 日 진보정당 문학후원회지에 파격 서평 실려
‘마쓰다 도키코 회’ 에자키 준 대표 ‘전형기’ 175호에 ‘치안유지법 아래의 조선 시인’ 게재
김정훈 교수의 ‘조선의 저항시인―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 모티브 새롭게 분석
김정훈 교수의 ‘조선의 저항시인―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 모티브 새롭게 분석
![]() ‘조선의 저항시인-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아카시쇼텐) |
![]() ‘전형기’ 175호 |
![]()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내 구 나주역. |
‘치안유지법 아래의 조선 시인’이라는 제목으로 서평을 발표한 이는 지난 5월 광주시립미술관 주최 마쓰다 도키코 국제심포지엄(하정웅미술관)에 발제자로 참가한 ‘마쓰다 도키코 회’ 에자키 준 대표<광주일보’ 2025년 5월 20일 자 인터뷰>
에자키 대표는 40년간 활동해온 진보정당 문학후원회지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공동대표 도우미 중 한 명으로, 사와다 아키코 문학평론가와 함께 ‘마쓰다 도키코 회’의 대표격을 맡아 20년간 이끌어 왔다.
에자키 대표는 서평 도입부에서 일본제국주의 시대 조선에서 3.1독립운동, 6.10만세운동, 그리고 광주학생운동이 일어났고 “식민지기 3대 운동으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한 “11월 3일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검거자 석방을 외치며 일본 통치를 비판하는 데모를 전개했다. 그 결과 250명이 체포되었고 학생들은 동맹휴학을 결성하여 일본에 항의한 것이 광주학생운동의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나주역 사건의 당사자인 박준채가 사건 직후부터 시 창작에 집념을 보인 점이 판명됐고 와세다대학 유학 시절과 귀국 후에도 시를 집필하는 등 항일적 저항시를 쓴 부분도 거론했다.
“나주학생운동 리더로 활약한 조선 남부의 작가 이석성(본명 이창신)이 1933년에 쓴 일본어 시가 ‘시와 사상’ 2021년 3월호에 소개된 것을 계기로 그 이전에 확인되었던 장편소설 ‘제방공사’(1934년 작) 해명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소개한 부분이 그 내용이다.
에자키 준 대표는 “제방공사의 목적이 일본 정부가 곡창지대 나주평야로부터의 곡물 수탈이었다. 작품은 ‘개발독재, 자연 파괴’를 주제로 삼고 있다”며 “그런 까닭에 연재 1, 2회는 복자 탄압, 3회는 표지만 실린 채 인쇄되었거니와 내용은 전부 삭제됐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학생운동의 리더로서 검거된 경력이 재앙이었다”는 내용에서 이석성의 항일 활동이 어떠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에자키 대표는 치안유지법 하의 조선인 탄압에 관한 내용도 본격적으로 거론했다. 그 대상으로 책에서 일본 연구자(아이자와 가쿠 시인)와 중국 연구자(김만석 전 연변대 교수, 최일 연변대 교수)들이 연구 대상으로 삼은 윤동주를 거론한 것이다.
일례로 일본 내무성 경보국이 작성한 ‘교토 조선인 학생 민족주의 그룹사건’(‘특고월보’ 1943년 12월호에 게재)에 대한 내용이 기술돼 있다. 즉 “일본의 국력이 피폐한 기회를 이용하여 조선독립의 여론을 환기하고 민중을 봉기하게 하여 일거에 독립을 완수하려고… 구체적인 운동 방침 등에 대해 협의…”라는 곳을 인용하며 윤동주가 일본제국주의가 “1941년 개정한 치안유지법 제5조(독립운동) 위반으로 체포”됐다는 사실이 강조돼 있다.
글의 결론에서 에자키 대표는 한국의 독립운동은 일본제국의 ‘국체’ 변혁운동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전후 80년, 치안유지법 제정 100년, 조선 침략 150년에 해당하는 시점”이라며 “이 책이 특히 젊은이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조선의 저항시인- 동아시아에서 바라본다’는 2023년 하반기 간행된 출판물을 대상으로 도쿄대생이 고른 책 121권 중 문학 분야에서 지난해 봄 권장 도서 7권에 선정된 바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