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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대형 공공건축물 끊이지 않는 ‘잡음’
신축 체육관·수영장 비 새고 비엔날레 전시관 심사위원 구성 뒷말
DJ센터 2전시장 존폐 기로·사직공원 상설공연장은 행정심판까지
2024년 06월 18일(화) 22:00
광주시의 대형 공공건축물과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18일 좁고 가파른 길 탓에 공공시설 의무 기준인 BF(배리어 프리·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 인증을 받지 못해 착공조차 못한 광주시 남구 사직공원 상설 공연장 부지가 텅 비어 있다. /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
광주시의 대형 공공건축물 관련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가 최근 공공건축물 기획부터 설계·공사 등에 대한 부서 간 협업 강화 등을 담은 대책까지 내놨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광주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광주 도심 곳곳에 완공된 대형 공공건축물이 부실시공 등으로 감사를 받고 있으며, 새롭게 조성하는 공공건축물들도 설계 공모 과정부터 심사위원 구성 문제 등으로 논란을 빚는 등 각종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공공건축물은 시·자치구 등 공공기관이 예산을 들여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든 건축물로, 시민의 삶과 밀접한 시설이다.

1182억원을 들여 오는 2027년까지 새롭게 조성하는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국제 설계 공모 심사위원 구성 과정부터 지역 인사 참여 여부를 놓고 각종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 미술인들은 ‘국제설계공모 자체가 졸속으로 진행됐다’며 재공모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설계공모 결과에도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광주시가 국제 설계공모를 진행하면서 공고 20일 만에 참가 신청을 마무리하고 45일 만에 공모안을 접수한 이후, 10일 만에 당선작을 발표하는 등 조급히 진행했다”면서 “새 전시관은 광주를 상징하는 건물이 돼야 하는데, 설계 당선작은 특색이 부족하고 비엔날레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참신성과 실험성도 부족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광주시가 민선 8기 들어 야심 차게 내놓은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은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공사비 상승으로 계획보다 2배가 넘는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자재·인건비, 공사비가 급증한 만큼 개관을 늦추더라도 추가 예산을 마련해 기존 설계대로 짓자는 입장과 사업 무산 등을 우려해 현 예산 여건에 맞춰 계획 기간 내에 건립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맞서고 있다.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은 앞서 설계 공모 과정에서도 심사위원 구성 관련 등 각종 마찰이 일면서, 수도권 소재 국내 대형 설계 업체들이 공모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190억원을 들여 사직공원에 조성하는 상설 공연장 역시 설계 당선작에 대한 행정심판 요청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행정심판이 각하되는 등 사업은 다시 진행됐으나, 좁고 가파른 길 탓에 공공시설 의무인 BF(배리어 프리) 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당초 지난해 7월에서 올 4월로 연기됐던 공사는 아직까지도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완공된 공공건축물도 부실시공으로 감사를 받는 등 말썽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광주시는 새 건물인 평동·무등·빛그린 체육관과 수영장 건물에서 비만 오면 누수가 발생함에 따라 지난 3월 감사에 착수했다. 정부 공모사업으로 160억원을 들여 지난해 11월 개장한 ‘새 건물’인데도, 비만 오면 건물 곳곳에서 물이 새고 있다.

이처럼 공공건축물 관련 각종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광주시의회에서도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수정(민주·북구3) 광주시의원도 최근 시정질문을 통해 광주비엔날레 전시관 등 광주시 공공건축물 설계 공모와 관련한 공정성 문제, 행정 심판, 위원 선정 방법 등을 강하게 질타했다.

신 의원은 “광주시가 조성하는 공공건축물들이 설계 공모에 대한 공정성 논란과 소송 등으로 사회적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는 만큼 설계 공모에 대한 인식 전환과 개선 방안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최근 공공건축물 기획부터 설계·공사, 유지·관리까지 개선 대책을 수립하고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내부 대책으로만 편중돼 있는 점 등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송창영 광주대 건축학부 교수는 “공공건축물은 절대다수의 시민을 위해 만드는 시설이기 때문에 근시안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면서 “한 건물로 인해 교통체증을 유발하는지, 일조권을 막는지, 침수가 되는지, 스카이 라인에 문제가 있는지 등 광주 전체의 틀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또 광주시가 부서 간 협의 등 공공건축물 대책을 수립하는 것과 관련해선 “그동안의 문제를 인식한 것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면서도 “다만 내부 대책 개선에만 너무 매몰돼 있으며, 새로운 공공건축물과 관련한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입지 부지부터 건물의 설계, 유지·관리 등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거치는 등 외부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김해나 기자 kh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