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은 알고 있다 - 박석무 다산학자·우석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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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출범한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이번 달 26일까지 종합보고서를 작성해 정부와 국회에 보고하고 활동을 마치게 된다. 4년이 넘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여 조사 활동을 벌였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미 나온 바 있다. 광주시의회 5·18특위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점들을 지적하며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점에서 노력의 대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실에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러나 진상을 규명해내려던 그들의 노력이야 쉽게 비판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진실을 가로막는 많은 장애요인이 아직도 엄존해 있고, 거짓으로 일관하는 가해자들의 기만술 또한 쉽게 이겨낼 방법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더 치밀한 조사와 과학적인 방법이 동원되었다면 진실에 더 근접하는 결과를 얻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 5·18에서 반드시 밝혀야 할 가장 큰 진실은 최종 발포자를 확정하는 일인데 그에 미치지 못한 점, 행불자에 대한 진실도 거의 밝히지 못했다. 계엄군들이 시민들을 폭행하고 학살하던 때에 술에 취해 술 냄새를 풍기고 있었던 점, 심지어 환각제를 먹였다는 풍문이 파다했는데 그런 데 대한 조사는 착수도 안 하고 말았으니 할 말이 없다. 민간인 차원의 조사는 역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이번 조사에서도 분명히 드러나고 말았다.
그렇다고 이대로 끝날 수는 절대로 없다. 우리들 광주시민들이야 다 알고 있으나 개별 시민이 증거능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한계가 있고, 광주의 어머니 무등산이야 모든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지만 말이 없는 무등산은 증인이 되어 주지 못한다. 명확하게 진상이 규명되어 다시는 북한군 개입설이나 시민폭동설 등이 발설될 수 없어야 하는데, 아직도 그런 주장이 계속되는 현실을 보면서 가슴 아픈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지난달 5·18 무렵 나는 몇 사람과 언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지방 출신도 아니고 광주 출신인 이 나라 최고 지성에 속하는 사람이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왜곡처벌법)’에 대하여 세상에 없는 악법이라면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법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느냐면서 악법 중의 악법이라고 비난하는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40년이 훨씬 지난 5·18. 죽음을 무릅쓰고 시민들이 들고일어나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반란군(계엄군)과 항쟁하여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민중항쟁을 당시의 반란군들이 자신들의 반란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시민폭동이 일어나 자위권을 발동했고, 더 심한 일은 북한군이 내려와 광주시민을 선동하여 일으킨 폭동이라고 왜곡 선전했는데, 그런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한 법이 40년이 넘어서야 제정되었다는 게, 아니 그런 법이 악법이라면 지만원이나 전광훈 등을 어떻게 처벌하여 그들의 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
어떤 법으로 처벌을 요구해도 처벌하지 못한 40년. 피해자들인 우리 광주시민들의 억울함을 어떻게 풀 수 있다는 말인가. 그들의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를 얼마나 많은 국민이 그대로 믿고 그대로 떠들어대고 있는데 그들을 처벌하는 법이 악법이라면 광주시민들의 명예는 어떻게 될 것인가. 목숨을 바친 그 수많은 영혼들, 그 수많은 부상자들, 그 수많은 징역쟁이들, 공산군에 의해 놀아난 사람이라는 소리를 그냥 듣고만 있으란 말인가.
광주에서야 그런 말이 나올 수 없지만 서울만 해도 왜곡된 사실과 허위사실이 아직도 지껄여지고 있다. 특히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보수주의자들은 전라도가 의롭고 정의로운 고장임을 싫어하는 이유로 유독 신나게 떠드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전라도 출신 중에서도 많이 배웠거나 많이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관여한 일이 아니어서 유독 자랑스러운 광주 의거를 폄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일을 방지하자는 법이 왜 악법인가. 왜 그런 법이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인가.
5·18항쟁과 그 의로운 의거를 체험한 수많은 시민이 그대로 살아 있다. 무등산은 알고 있지만 입을 다물고 있다. 진실은 끝내 도착하는 연착하는 기차라고 했다. 이번 조사 결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더 끝까지 밝히고 규명해서 광주의 의혼이 영원히 빛나게 해야 한다. 악법이라고 떠드는 그들의 입을 막을 날을 앞당기자.
40년이 훨씬 지난 5·18. 죽음을 무릅쓰고 시민들이 들고일어나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반란군(계엄군)과 항쟁하여 민주주의를 지켜낸 위대한 민중항쟁을 당시의 반란군들이 자신들의 반란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시민폭동이 일어나 자위권을 발동했고, 더 심한 일은 북한군이 내려와 광주시민을 선동하여 일으킨 폭동이라고 왜곡 선전했는데, 그런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를 막기 위한 법이 40년이 넘어서야 제정되었다는 게, 아니 그런 법이 악법이라면 지만원이나 전광훈 등을 어떻게 처벌하여 그들의 입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인가.
어떤 법으로 처벌을 요구해도 처벌하지 못한 40년. 피해자들인 우리 광주시민들의 억울함을 어떻게 풀 수 있다는 말인가. 그들의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를 얼마나 많은 국민이 그대로 믿고 그대로 떠들어대고 있는데 그들을 처벌하는 법이 악법이라면 광주시민들의 명예는 어떻게 될 것인가. 목숨을 바친 그 수많은 영혼들, 그 수많은 부상자들, 그 수많은 징역쟁이들, 공산군에 의해 놀아난 사람이라는 소리를 그냥 듣고만 있으란 말인가.
광주에서야 그런 말이 나올 수 없지만 서울만 해도 왜곡된 사실과 허위사실이 아직도 지껄여지고 있다. 특히 많이 배우고 많이 가진 보수주의자들은 전라도가 의롭고 정의로운 고장임을 싫어하는 이유로 유독 신나게 떠드는 사람이 바로 그들이다. 전라도 출신 중에서도 많이 배웠거나 많이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관여한 일이 아니어서 유독 자랑스러운 광주 의거를 폄하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진실을 왜곡하는 일을 방지하자는 법이 왜 악법인가. 왜 그런 법이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것인가.
5·18항쟁과 그 의로운 의거를 체험한 수많은 시민이 그대로 살아 있다. 무등산은 알고 있지만 입을 다물고 있다. 진실은 끝내 도착하는 연착하는 기차라고 했다. 이번 조사 결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우리는 더 끝까지 밝히고 규명해서 광주의 의혼이 영원히 빛나게 해야 한다. 악법이라고 떠드는 그들의 입을 막을 날을 앞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