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변혁] 전남, 변방에서 대한민국 신산업 심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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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변혁] 전남, 변방에서 대한민국 신산업 심장으로
해남 평야, 데이터센터 거점 부상
고흥·화순, 우주·바이오 허브 구축
2026년 01월 01일(목) 19:10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석유화학 생산설비.
재생에너지 통한 국가 AI 인프라 거점 도약

전남이 ‘산업의 변방’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결정적 계기 중 하나는 ‘에너지의 주권’을 쥐었기 때문이다. 전남은 전국 최대 수준의 재생에너지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력 소모가 막대한 AI·데이터 산업을 불러들이는 강력한 유인책이 됐다.

 지난해 10월 전남을 놀래킨 뉴스가 전해졌다. 글로벌 AI 선도기업인 오픈AI(OpenAI)와 SK그룹이 전남에 ‘오픈AI 전용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AI 산업의 무게 중심이 수도권에서 전남으로 이동하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전남도는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분산에너지 특구’ 지정에 이어 ‘RE100 산업단지’를 지정을 앞두는 등 이들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여기서 더 나아가 삼성SDS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유치한 ‘국가 AI 컴퓨팅센터’는 전남의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였다. 2030년까지 2조 5000억원이 투입되는 이 프로젝트는 초고성능 GPU 1.5만 장을 확보해 대한민국 디지털 주권을 수호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게 된다.

 전남의 AI 전략은 단순히 데이터센터를 짓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도내 핵심 제조기업인 GS칼텍스(석유화학), 성원(철강), HD현대삼호(조선) 등은 이미 산업부의 ‘AI 팩토리’ 사업을 통해 AX 전환을 마쳤다. 중소기업들 역시 맞춤형 AI 솔루션을 도입하며 체질을 개선했다.

광양제철소 전경.
전남은 이제 ‘AI 삼각축 전략’을 통해 지역 균형 발전을 꾀하고 있다. 서남권은 AI 데이터센터 파크, 광주 근교권은 모빌리티·에너지 특화 AI, 동부권은 제조업 기반의 AI 대전환을 추진하며 전남 전역을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유니버스’로 연결하고 있다.

우주로 가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문’ 

우주산업은 차세대 신산업 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머나먼 꿈같은 아니라, 우리 앞의 놓인 거대한 시장인 셈이다. 고흥은 대한민국 우주 영토 확장의 전초기지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누리호 4차 발사의 성공은 고흥 나로우주센터가 가진 발사 인프라의 위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전남도는 이 성과를 바탕으로 우주산업의 무게중심을 국가 주도 연구에서 민간 중심 산업 생태계로 빠르게 옮기고 있다.

고흥 봉래면 일대에 조성 중인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에는 이미 38개 이상의 관련 기업이 입주 의향을 밝히며 성황을 이루고 있다. 발사체 제작, 조립, 시험, 그리고 발사까지 한 지역 내에서 이루어지는 ‘원스톱 우주산업 밸류체인’은 전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경쟁력이다.

전남은 단순히 발사대만을 제공하는 곳에 머물지 않는다. ‘제2우주센터’ 유치와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설립을 통해 정책과 실증이 공존하는 우주 거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함께 추진 중인 우주발사체 사이언스 콤플렉스는 청소년들에게 우주에 대한 꿈을 심어주는 교육의 장이자, 연구자들에게는 쾌적한 연구 환경을 제공하는 복합 공간이다. 이제 청년 우주 과학자들은 고흥의 우주센터를 몰려들 수밖에 없다. 고흥은 이제 우주로 향하는 대한민국의 유일한 관문이 됐다.

화순 거점 생명의 빛 밝힐 바이오헬스

이제 백신을 넘어 면역치료와 항암제 등 첨단 바이오헬스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난 2024년 6월 화순 백신산업특구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된 것은 전남 바이오산업의 위상이 국가적 수준임을 공인받은 결과였다. 이곳에는 국가면역치료혁신센터와 국가미생물실증지원센터 등 15개 핵심 지원기관이 집적되어 있으며, GC녹십자와 박셀바이오 등 유수의 기업들이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전남 바이오의 강점은 ‘전주기 지원 체계’에 있다. 기초 연구부터 임상시험, 시생산, 그리고 사업화까지 모든 과정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인프라는 기업들에 ‘시간’이라는 가장 소중한 자원을 제공한다. 2025년 확보된 350억 원 규모의 천연물소재 표준화 허브 조성 사업 등은 전남의 바이오 영토를 더욱 넓히고 있다.

 남은 화순을 넘어 광주와 연계한 ‘첨단 디지털 바이오헬스 복합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화순의 백신·면역 기반과 광주의 의료 인프라를 결합해 수도권에 대응하는 강력한 ‘서남권 바이오 벨트’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국가 균형 발전의 표본이자, 미래 보건 안보를 책임지는 국가적 자산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양만권, K-배터리의 ‘완결적’ 공급망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인 이차전지 분야에서 전남은 ‘원료와 소재’라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있다. 광양만권은 니켈, 리튬 등 핵심 광물의 정제 공정부터 양극재 생산 기업이 밀집해 있는 국내 유일의 지역이다. 전남도는 이를 바탕으로 ‘이차전지 기회발전특구’를 지정받아 대규모 민간 투자를 이끌어냈다.

특히 글로벌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배터리 순환경제’ 분야에서도 전남은 앞서가고 있다. 나주 혁신산단에 들어서는 ‘전기차 전주기 탄소중립 통합환경정보센터’는 사용 후 배터리의 회수와 재자원화 데이터를 관리하며 친환경 배터리 산업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

전남도의 올해 목표는 분명하다. 광양만권을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최종 지정받는 것이다. 제조 단계를 넘어 원료 수급과 재활용이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완결형 공급망은 국가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다. 전남이 이 퍼즐을 완성함으로써 대한민국은 비로소 글로벌 배터리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산업의 지도가 바뀌자 사람의 흐름도 바뀌기 시작했다. 과거 전남은 젊은이들이 ‘탈출’해야 할 곳이었지만, 2026년 현재 전남은 청년들이 ‘도전’하는 곳이 됐다. 당장 지난 2020년 전남을 떠난 청년(18~45세)는 2만명에 달했지만, 올해는 1만 1000여명 수준으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때문에 전남의 신산업 육성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청년들을 불러모을 것으로 보인다. AI 데이터센터, 우주 항공 단지, 바이오 연구소 등에는 석·박사급 인재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남은 이제 더 이상 낙후된 농어촌이 아니다. 첨단 산업이 숨 쉬는 스마트 도시와 다도해의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대한민국에서 가장 매력적인 지역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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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대변혁] 데이터센터·에너지·미래형 산단 ‘AI 삼각축’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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