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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의대 공모 - 윤현석 정치부 부국장
2024년 04월 11일(목) 00:00
흉측한 생김 때문에 영양만점인데도 이 생선은 아귀(餓鬼)라는 이름을 얻었다. 불교에서 아귀는 탐욕한 귀신으로, 음식을 구하지만 그것을 먹으려 하면 불이 되어 먹을 수 없는 형벌을 받는다.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음식을 탐하는데 서로 만나기만 하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싸우기만 한다고 전해진다. 여기서 비롯된 속담이 ‘아귀다툼하다 산통(算筒) 깬다’인데 서로 이익만 탐하다가 큰 곤경에 처한다는 의미다.

구공휴일(九功虧一)이라는 말도 있다. 공휴일궤라고도 하는데 중국 서경 여오편에 나오는 말이다. 주나라가 은나라를 무너뜨리고 새 왕조를 열었는데 그 때 주 무왕이 이민족이 보내온 진기한 개를 귀하게 여기는 것을 보고 왕의 동생이 그 잘못을 깨우쳐주기 위해 했던 말에서 비롯됐다. 동생은 “조금만 더 쌓으면 아홉 길 높이에 이르게 되는데, 이제는 다 되었다 하고 한 삼태기의 흙을 쌓는 데 게을리하면 지금까지 해온 일이 모두 허사가 된다”고 지적했다.

30년 숙원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전남에 새로운 모멘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국립 의과대학이 처절한 노력 끝에 드디어 전남에 들어선다. 대통령이 약속하고 정부가 추진 의지를 밝힌 만큼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만 정해 신청하는 과정만 남았다. 하지만 의대 설립 필요성이 언급되면서부터 다소 과한 유치전을 벌여왔던 목포대와 순천대가 양보 없는 다툼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걱정이다.

김영록 전남지사가 통합 의대 방안을 적극 추진한 것도 이러한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여러 여건상 어쩔 수 없이 공모 방식으로 변경하면서 이제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는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양측은 네크워크를 총동원한 전방위 로비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공모는 당연히 전남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귀결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지도자, 엘리트 등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싸움을 부추기고, 논란을 키우며, 자기 지역만 감싸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막판 이 고비를 슬기롭게 잘 넘겨 모두의 축하를 받으며 국립 전남 의대가 개교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