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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갈등 원인은 소통 부재…마음 열고 대화하면 대부분 풀려”
광산구 우리동네 조정가들이 들려주는 명절에 더 늘어나는 이웃갈등 해소법
아파트 갈등 85%는 충간소음
역지사지 입장 이해하면 해결
2024년 02월 07일(수) 20:55
광산구 우리동네 갈등 조정가들.
“이웃 간의 갈등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닫힌 마음을 열고 대화하는 것입니다.”

이웃들 간의 분쟁을 조정하고 있는 ‘광산구 우리동네 이웃 갈등 조정가’(조정가)들이 제시하는 이웃갈등 해결방안이다.

7일 광주시 광산구에 따르면 지난해 광산구의 공동주택에서 발생한 이웃갈등의 85%는 ‘층간소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생활누수·기타 사유가 각 5%를 차지한다.

광주의 아파트 주거 비율은 65.5%로 지역민 3명 중 2명 꼴로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

수 백명이 함께 사는 공동주택 주거가 늘면서 층간 흡연, 주차, 쓰레기 배출, 애완동물 관리 등 사소한 다툼이 큰 갈등으로 번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 조정가들의 이야기다.

가족들이 많이 모이는 설 명절에는 이웃끼리 갈등이 더 심해진다.

2022년부터 조정가를 해온 박미숙 (여·59)씨는 “층간소음의 이웃 갈등은 세면대에 칫솔 터는 소리부터 바닥에 놓은 휴대전화 진동소리, 쿵쿵 걷는소리 등 일상 속에서 누군가에게 피해가 갈거라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 2022년 4월 해결된 층간소음 해결 건을 사례로 들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주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윗층 주민이 아래층 주민이 출근준비 때문에 이른 아침마다 내는 생활소음을 힘들어했다는 것이다.

아래층에 찾아가 항의하길 수차례, 주먹다짐도 불사해 경찰 신고도 반복됐지만 3년여간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다.

결국 이들의 갈등 해결의 방법은 ‘대화’였다. 처음에는 불같이 화를 냈던 윗층 주민의 이야기를 들은 아랫층 주민은 “내 집이라, 편하게만 생활하려했다. 나로 인해 이렇게 고통스러울 줄 미처 몰랐다”고 말하며 악수를 청한 뒤 문제는 해결됐다.

소통의 부재가 갈등의 원인을 못 찾게 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에서 퇴직해 조정가로 활동 중인 손성민(64)씨는 지난 2022년 1월, 신가동의 한 아파트 주민들의 층간소음을 예로 들었다. 이 아파트에서 ‘쿵’ 소리가 나면 주변 4~5가구가 동시에 “조용히 좀 하라”고 악을 쓰곤 했다.

주민들은 원인도 모른채 큰 소리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이웃들간에 서로를 의심했다는 것이 손씨의 설명이다. 하지만 모여서 이야기하고 원인을 찾은 결과 소음의 원인은 수도관에 물이 흐르면서 압력차 때문에 나는 소리였고 결국 수도관 밸브를 교체해 문제를 해결했다.

1기때부터 활동한 조정가 조보라(여·58)씨도 “층간소음 당사자들 중에는 아픈 사람, 억울한 사람, 힘든 사람은 있지만 나쁜 사람은 없었다”며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않으면 절대로 해결할 수 없는게 층간소음”이라며 “힘든 점을 털어놓고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김다인 기자 kd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