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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시도때도 없이 나오는 철없는 딸기
겨울 대표 열매채소 등극…1년 내내 다양한 품종 생산
2024년 01월 07일(일) 19:05
/클립아트코리아
농사를 짓는 나도 누가 물어오면 멈칫하는 문제가 있다. 제철 과일에 대한 질문이다. 예전과 달리 재배환경이 달라지면서 딱히 과채류가 나는 철을 특정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작물이 딸기인데, 딸기의 제철이 언제냐고 물으면 당황스럽다. 노지(밭) 딸기가 나오는 4~5월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하우스 딸기를 맛볼 수 있는 12월이나 겨울이라고 답하기도 어색하다. 그렇다고 스마트팜 딸기가 생산되는 시기를 제철로 보기는 더욱 어렵다.

딸기는 원래 제철이 늦봄이었지만 비닐온실의 보급으로 2021년 기준, 한 해 생산액이 1조4757억 원에 달하는 겨울 대표 열매채소가 됐다. 수입 오렌지보다 항산화 활성이 2배 높고, 비타민C 함량은 1.3배, 폴리페놀 함량은 1.1배 높다. 하루 7~8알이면 성인 비타민C 권장 섭취량으로 충분하다고 한다.

요즘은 딸기가 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도 1년 365일 내내 판매되고 있다. 하우스 딸기를 시작으로 스마트팜 딸기까지 나오면서 언제든지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런데 맛이 좋고 영양소가 풍부한 딸기는 의외로 노지에서 자란 딸기다. 재배종 하우스 딸기가 주를 이루면서 보기 힘들어졌지만, 봄의 따듯한 햇볕과 자연의 양분, 적합한 기후에서 자란 노지 딸기는 하우스나 스마트팜 딸기에 비해 당도도 뒤지지 않고 특히 영양 성분이 뛰어나다.

딸기의 소비량이 증가하면서 하우스 딸기가 등장했는데, 설향과 죽향, 금실 등이 대표적인 품종이다. 1~5월이 제철이며 품종에 따라 12월부터 2월인 것도 있다. 하우스는 인위적으로 온도 및 조절이 가능하고, 습도 유지에 도움을 주어 딸기가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또 노지 재배에 대비해 강풍 등 천재지변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맛과 향이 좋은 편이다.

이에 반해 스마트팜 딸기는 스마트팜이란 공장에서 1년 내내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생산 초기에는 가을이나 겨울 비싸도 꼭 필요한 곳에 공급되는 정도였고, 당도 또한 노지 딸기와 비교하면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인공 햇볕 등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 품질이 좋아졌으며 당도 또한 놀라울 정도로 높아졌다. 노지나 하우스 딸기와 비교해 당도가 유사하거나 그 이상까지 나오게 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재배환경 변화는 우리나라 과일 판매 순위도 바꾸게 했다. 최근 이마트에서 발표된 1년간 가장 많이 팔린 과일은 딸기와 포도였다. 과거에는 사과와 귤이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딸기와 포도 등이 사시사철 출하되고 소비자의 트렌드가 편리함을 추구하게 되면서 껍질을 깎거나 벗겨야 하는 과일의 인기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며칠째 강추위에 눈도 많이 내렸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보리 풍년이 든다’라는 속담이 있으니 올해도 풍년을 기대해본다. 농사 환경이 변화해 과채류의 제철 따지기가 어려워졌지만, 농부들은 사시사철 순리대로 열심히 키워내는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