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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의 순리 보여주는 마늘·양파 농사
농산물품질관리사 김대성 기자의 ‘농사만사’
인고의 시간 거쳐야 좋은 결실 맺는 우리네 삶과 닮아
2023년 12월 10일(일) 18:50
농사의 성패는 시기를 잘 맞추는 것에 달렸다. 사람에게 생로병사와 통과의례가 있듯 농작물에도 생과 사 즉, 심는 시기와 수확기가 있는데 이를 맞추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이는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 일반적인 작물보다는 ‘봄-파종기 가을-수확기’라는 원리에 반하는 특수한 농작물을 재배할 때 좀 더 와 닿는 것 같다. 세상 이치를 거슬러 실패하면서 그것이 옳다는 것을 더욱 뼈저리게 깨닫는다고나 할까.

특히 생육기에 겨울나기를 거치는 마늘과 양파는 농사의 ‘순리’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마늘과 양파는 우리나라 대표 양념 채소 작물로 매년 각각 27만 1000t과 119만t이 생산되는 주요작물이다.

한지형과 달리 남부지방에서 재배하는 난지형 마늘의 파종기는 9월 하순부터 10월 중순이고, 양파의 아주심기<사진>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상순까지이다.

마늘은 심는 시기가 적정 시기보다 빠르면 벌 마늘이나 통터짐 발생이 많고, 늦어지면 겨울철 동해피해로 중간중간 빈 포기가 발생할 수 있어 기상 상황을 고려해 적정 시기에 맞춰 심는 것이 중요하다.

씨마늘은 선별을 통해 10a당 200㎏ 정도를 준비해야 한다. 마늘에서 발생하는 잎마름병, 흑색썩음균핵병, 선충 등은 씨마늘을 통해서도 감염되므로 건전한 씨마늘이라 해도 반드시 소독하는 것이 좋다. 소독 방법은 파종 전 씨마늘을 양파 자루에 넣어 종구 소독용 적용약제에 1시간 담갔다가 그늘에 말린 후 파종하면 된다.

파종 시기가 늦었다면, 파종 이후 월동관리 기간에 비닐과 부직포를 덮어 동해피해를 예방할 필요가 있다.

양파는 육묘를 통해 묘 본잎이 2~3매가 될 때 1cm 간격으로 솎아 주는 등의 관리 후 10월 중순에서 11월 상순까지 정식을 하는데 정식 시에는 세워 심고 충분한 물을 줘 뿌리 활착을 유도해야 한다. 잘록병과 노균병 예방을 위해 파종 직후 전용 약제를 살포하는 것도 필수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것은 마늘·양파 농사가 파종은 물론 수확 적기를 두고도 애를 먹는다는 점이다. 마늘과 양파는 벼를 심은 후 6월 중에 수확하는데 마늘잎이 50~60% 정도 말랐을 때와 양파 잎과 줄기가 눈에 확 띌 정도로 드러누울 때 수확하라고 되어 있는데, 말이 그렇지 이때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 작물이 상하는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처럼 한쪽은 수확이 한창이고 한쪽에선 이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적절한 시기를 감지해 파종하고 때를 맞춰 수확해야 하는 마늘·양파 농사처럼 인생사도 때와 상황을 고려해 일을 준비하고 시행해야 성공을 일굴 수 있지 않을까. 더불어 월동이라는 시련과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야만 알차고 풍성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삶의 이치를 몸소 증명하는 것이 마늘·양파 농사가 우리에게 주는 매운 교훈이다.

/big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