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개막 한달 …침체성 못 벗어나
관람객 13만 여명…전시장 활기 없고 흥행 부진
전문인력 부족, 조직 관리 등 ‘리더십 미흡’ 제기
전문인력 부족, 조직 관리 등 ‘리더십 미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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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광주비엔날레가 7일로 개막 한 달을 맞았지만 초반 흥행 부진에 이어 좀처럼 분위기가 달아 오르지 않고 있다.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세계 5대 비엔날레로 평가받는 등 국제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정체성 부족 등 구태의연한 조직운영으로 예전의 명성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soft and weak like water)’라는 주제를 내걸고 개막한 이번 비엔날레는 이전의 비엔날레들과 비교해 전시장 활기가 없는 데다 관람객 수도 많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7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비엔날레에 한달간 다녀간 관람객은 13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상으로는 선방한 수치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국제미술이벤트 다운 면모를 찾아 보기 힘들다.
관람객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단체관람’으로 통하는 지역 초·중·고 학생들의 ‘동원 관람’인 데다 외국인 관람객은 개막 초기 재단의 초청으로 참석한 외국 언론인들과 큐레이터 이외에 평일에는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흥행 부진은 지난 1일 개막한 순천만정원박람회와 비교해도 뚜렷하다. 개막 후 12일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고 조만간 3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원박람회의 흥행과 대조적이라는 것. 당시 정원박람회는 하루 평균 7~8만 명이 관람하는 등 개막 12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초반 돌풍을 이어갔다.
미술계 인사는 비엔날레 개막 직전 ‘비엔나 소시지’를 활용한 홍보영상이 비엔날레를 희화했다는 여론과 김건희 여사 개막식 초청 건<광주일보 2023년 4월 10일자 2면> 등 이슈가 맞물리면서 전시에 대한 관심이 밀리면서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엔나 소시지’를 매개로 광주비엔날레를 환기하고 홍보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영상을 본 이들은 고품격 미술행사인 비엔날레를 희화화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같은 비엔날레의 흥행 부진이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조직의 문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비엔날레 구성원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적잖이 조직을 떠나면서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이 부족한 데다 이를 합리적, 효율적으로 조정할 리더십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적인 비엔날레를 치르기 위해선 인적 구성이 중요한 데 이에 대한 지역문화계의 지적을 재단이 수렴하는 데 소홀했다는 얘기다.
특히 대표이사의 역할론도 비엔날레의 침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한 지역 문화계 인사는 “대표 이사가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비엔날레의 흥행과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광주에 상근하지 않고 서울사무소와 오가며 이원 체제로 운영하다보면 조직을 총괄적으로 이끌어 가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 비엔날레의 흥행부진은 “(전시면에서)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일부 평론가들의 비판과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전, 조선백자전 등 블랙버스터전으로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도 무관치 않다.
또한 개막 초창기에 첫 수상자를 발표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광주비엔날레와 맞지 않는다는 여론이 일면서 전시에 대한 관심이 뒤로 밀린 측면도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
불과 몇년 전 까지만 해도 세계 5대 비엔날레로 평가받는 등 국제미술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정체성 부족 등 구태의연한 조직운영으로 예전의 명성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7일 광주비엔날레재단에 따르면 비엔날레에 한달간 다녀간 관람객은 13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통계상으로는 선방한 수치라고 자평하고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국제미술이벤트 다운 면모를 찾아 보기 힘들다.
관람객 가운데 상당수가 이른바 ‘단체관람’으로 통하는 지역 초·중·고 학생들의 ‘동원 관람’인 데다 외국인 관람객은 개막 초기 재단의 초청으로 참석한 외국 언론인들과 큐레이터 이외에 평일에는 거의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미술계 인사는 비엔날레 개막 직전 ‘비엔나 소시지’를 활용한 홍보영상이 비엔날레를 희화했다는 여론과 김건희 여사 개막식 초청 건<광주일보 2023년 4월 10일자 2면> 등 이슈가 맞물리면서 전시에 대한 관심이 밀리면서 드러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비엔나 소시지’를 매개로 광주비엔날레를 환기하고 홍보하려는 의도였겠지만, 영상을 본 이들은 고품격 미술행사인 비엔날레를 희화화했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이같은 비엔날레의 흥행 부진이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돼왔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조직의 문제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몇 년 사이 국제적 행사를 앞두고 비엔날레 구성원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적잖이 조직을 떠나면서 역량을 갖춘 전문인력이 부족한 데다 이를 합리적, 효율적으로 조정할 리더십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특히 국제적인 비엔날레를 치르기 위해선 인적 구성이 중요한 데 이에 대한 지역문화계의 지적을 재단이 수렴하는 데 소홀했다는 얘기다.
특히 대표이사의 역할론도 비엔날레의 침체와 뗄레야 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한 지역 문화계 인사는 “대표 이사가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비엔날레의 흥행과 발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광주에 상근하지 않고 서울사무소와 오가며 이원 체제로 운영하다보면 조직을 총괄적으로 이끌어 가는 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이번 비엔날레의 흥행부진은 “(전시면에서)신선도가 떨어진다”는 일부 평론가들의 비판과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에드워드 호퍼전, 조선백자전 등 블랙버스터전으로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도 무관치 않다.
또한 개막 초창기에 첫 수상자를 발표한 ‘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이 광주비엔날레와 맞지 않는다는 여론이 일면서 전시에 대한 관심이 뒤로 밀린 측면도 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