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열사 -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 캐릭터의 모티브가 됐던 황기환 애국 지사의 유해가 임시정부 수립 기념일(4월 11일) 직전, 100년만에 조국에 도착했다. 황 지사는 어린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군인의 일원으로 참전했으며, 이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시점에 파리와 런던, 뉴욕 등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다.
국가보훈처에서는 국내외에서 활동한 독립(애국) 지사 한 분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독립 지사와 관련한 많은 보도를 접하지만 비슷한 의미로 쓰이는 의사(義士)·열사(烈士)·지사(志士) 등에 대해 정확한 의미를 아는 이는 드물다. 지인 열 명에게 직접 세 호칭의 뜻을 물었다. 의사와 열사를 구별할 줄 아는 사람은 그 가운데 세 명이었으며, 의사·열사·지사 세 호칭의 의미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국어대사전을 보면 ‘의사’는 ‘의로운 지사’, ‘열사’는 ‘나라를 위해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하여 싸운 사람’이라고 풀이돼 있다. ‘지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제 몸을 바쳐 일하는 뜻을 가진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그 말이 그 말인 수준이다.
세 호칭 모두 독립운동을 한 분들에게 붙는데 안중근·윤봉길·이봉창 의사, 유관순·이준·민영환 열사에서 보듯 그 호칭의 쓰임새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보훈처가 밝힌 의사·열사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면 ‘의사’는 무력(武力)으로써 항거해 의롭게 죽은 사람을, 열사는 맨몸으로써 저항해 자신의 지조를 나타낸 사람을 뜻한다. 의사의 호칭은 의거의 성패와는 상관없으며, 열사에는 민영환 선생처럼 자결을 선택한 사람도 포함된다. 의사와 열사는 모두 순국한 이후에 사용되는 명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몸 바쳐 일한 사람, 즉 지식과 사상·항거 등을 통해 독립투쟁 현장에서 활동한 사람으로 의사·열사까지 망라한 개념이다. 다만 지사는 의사·열사와 달리 생존시에도 쓸 수 있는 용어다.
‘안중근 열사’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듯 의사와 열사의 의미는 확연히 다르다. 영원히 써야 할 호칭들인 만큼 정확한 의미를 알 필요가 있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
국어대사전을 보면 ‘의사’는 ‘의로운 지사’, ‘열사’는 ‘나라를 위해 절의를 굳게 지키며 충성을 다하여 싸운 사람’이라고 풀이돼 있다. ‘지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제 몸을 바쳐 일하는 뜻을 가진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어, 사실상 그 말이 그 말인 수준이다.
지사는 나라와 민족을 위해 몸 바쳐 일한 사람, 즉 지식과 사상·항거 등을 통해 독립투쟁 현장에서 활동한 사람으로 의사·열사까지 망라한 개념이다. 다만 지사는 의사·열사와 달리 생존시에도 쓸 수 있는 용어다.
‘안중근 열사’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듯 의사와 열사의 의미는 확연히 다르다. 영원히 써야 할 호칭들인 만큼 정확한 의미를 알 필요가 있다.
/채희종 정치담당 편집국장 chae@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