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출신 박경란 작가 “다름 인정하며 아이 믿고 기다려주는 교육이 중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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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출신 박경란 작가 “다름 인정하며 아이 믿고 기다려주는 교육이 중요 ”
독일 거주 17년 ‘독일 교육, 성숙한 시민을 기르다…’
파독간호사 역사 기록 후 미래 세대 청소년에 관심 갖고 집필
“이주 여성 등 이민자 많아진 한국서도 사회통합 등 힘써야”
2023년 04월 03일(월) 20:25
지난 2007년 가족과 함께 독일로 떠난 박경란(51) 작가는 이 때가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생각했다. 익숙했던 삶을 버리고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출발’은 도전이었다.

고흥 출신으로 한국에서 월간지 편집장 등을 지냈던 그는 현지에서 광부·간호사 등 파독 1세대의 삶을 기록해나갔고 지난 2016년에는 ‘파독 50년 호남 출신 간호사 인생 스토리’를 광주일보에 연재하기도 했다.

‘나는 파독 간호사입니다’, ‘베를린 오마주’ 등을 펴내며 1세대의 삶을 기록해온 그는 이젠 청소년 연극을 무대에 올리는 등 청소년들의 삶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1세대와 다음 세대를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은 게 그의 꿈이다.

‘독일 교육, 성숙한 시민을 기르다- 현지에서 바라본 독일 공교욱의 가치와 이상’(정한책방 간)은 이제는 대학생이 된 두 딸을 현지에서 기르며 느꼈던 소회를 담은 책이다. 고향 방문을 위해 광주를 찾은 그는 이 책이 교육에 관심이 있는 이들, 독일에 관심이 있는 이들, 또 한국 내 이민자들게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독일에 먼저 온 선배 엄마로서 15년간 경험했던 독일 제도권 교육에 대해 쓴 책입니다. 교육과 더불어 사회, 경제, 보건복지 전반적인 문제들도 다루고 있죠. 독일의 이야기지만 교육에 관심있는 한국의 부모님들에게도 팁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이들과 대화와 토론을 주저하지 않았고, 허리를 구부려 경청하는 과정을 지속했다”는 그는 독일 교육에서 가장 배울 만한 점은 ‘기다림’과 토론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가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찾아가도록 믿고 기다려 주는 게 중요합니다. 독일은 선행학습이 금지돼 있어요. 그래서 아무래도 학습과정에서 느리게 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 때 학교는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줍니다. 또 토론 과정에서 협업을 중시하고 서로 기다려주고 이끌어주는 것도 중요시합니다. 아이들은 토론을 통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수평적 사고로 또래 집단과 어울리며 하나 둘 배워나가는 과정을 거칩니다.”

그가 책에서 제시한 ‘문화 속에서 다양성을 배워라’, ‘학교 밖 정책을 탐구하라’, ‘감성에 시선을 돌려라’ ‘계절마다 다른 변화의 맛을 즐겨라’ 등의 팁은 국내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도 필요한 일이다.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 미술관에 많이 다녔어요. 아이들은 문화와 독일 사회에 빨리 흡수되더군요. 요즘에는 우리나라에도 좋은 공간과 시설이 많으니 부모가 함께하며 본보기를 보이는 게 중요하죠. 아이들마다 모두 재능이 다릅니다. 아이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어떤 꿈을 만들어갈 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믿어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만큼 ‘다름’에 대한 인식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여러 나라 친구들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인간애를 확장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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